[초점]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어떻게 발전할 수 있나
[초점]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어떻게 발전할 수 있나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08.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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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신규 부가가치 창출 방법 제한적… 전력중개 시장 확대 유인 부족
에너지 컨설팅 모델·전력공급 안정화 모델·전력수요 감축 모델 통해 성장 가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산업·글로벌센터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향후 발전방향’ 보고서

 

지난 2월부터 소규모 전력자원을 모아서 발전사업자를 대신해 전력을 판매하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이 허용됐다. 아직은 중개수수료를 받는데 그치는 단순한 구조로 사업 규모도 작지만 향후에는 여러 가지 모델을 통해 사업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산업·글로벌센터는 최근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의 향후 발전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 내용을 정리한다. <변국영 기자>

 

▲현재 전력판매·설비 보수 수수료만 허용

태양광 등 소규모 신재생 발전 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생산된 전기가 버려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의 영향으로 전기 생산이 간헐적이고 공급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발전량이 늘어날수록 국가 전력수급의 안정성이 저하된다.

또한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함에 따라 한전과 장기고정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발전설비들이 늘어나면서 생산된 전력이 폐기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발전사업자는 전력을 판매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 받아 설치된 설비가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2018년 하반기에는 태양광 설비의 약 20%인 1.55GW가 장기고정계약에 실패했다.

장기고정계약 이외에도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직접 참여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으나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건수는 적다.

개인 태양광사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전력판매 계약 등 행정 절차와 관련된 사회적인 비용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전체 태양광 사업자의 95%가 100kW 미만의 개인 사업자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개의 소규모 발전자원을 모아 발전사업자를 대신해 전력을 판매하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도입했다.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1MW 이하의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같은 소규모 발전자원을 물리적 결합 없이 네트워크상에 모아서 전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전력중개시장의 조기 정착을 위해 기존의 다른 전기사업에 비해 중개사업 등록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자본금이나 시스템에 대한 최소 요구 기준이 없고 전기분야 기사 1명을 포함해 전문 인력 2명을 확보하면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

현재 전력중개사업은 전력판매와 설비 유지·보수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것만이 허용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작고 성장성에도 한계가 있다. 수익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력중개사업자는 꾸준히 발전설비를 모집해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매출을 확대하는 것 이외에 신규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므로 전력중개 시장이 확대될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에너지 컨설팅 모델

에너지 컨설팅 모델은 기상 관측과 발전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고객의 발전설비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는 사업모델이다.

주로 기상 변화에 따른 신재생 자원의 발전량을 예측하고 발전소별로 설비 효율성을 높여 판매 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자문한다. 특히 입찰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국내 전력시장의 경우 응찰 시에 제출한 발전량을 이행하지 못하면 정산 단계에서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전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최근 ESS(전력저장장치)에서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자연 재해나 재난사고에 대비한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 전력중개사업자들은 고객의 발전설비에 대해 발전량을 예측하고 발전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도입된 분산자원공급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쉘 에너지 등 7개 전력중개사업자들은 전력판매 중개뿐 아니라 발전량 계량, 정산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모델은 현재 중개사업자가 확보한 전력 자원의 규모가 작아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으나 다수의 고객을 모집해 가상발전소(VPP)가 구축되면 수익성이 확보돼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컨설팅은 기상관측 장비 등 설비투자 부담은 높은 반면 자문수수료의 수익률은 낮기 때문에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공급 안정화 모델

전력공급 안정화 모델은 변동성이 큰 개별 발전자원을 출력이 안정적인 발전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한 가치를 인정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중개사업자가 개별 발전설비의 발전 패턴을 파악한 후 상호 보완성이 높아지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전력을 공급하게 되면 국가 전력망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대용량 발전설비를 확보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력중개사업자는 현재 화력발전 등 전력공급이 안정적인 설비에 지급되는 용량정산금과 같은 정산금을 전력거래소로 부터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그리드 안정화에 기여하는 가치를 인정받은 전력중개사업자들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모아 6GW에 달하는 대규모 가상발전소(VPP)를 구성한 독일의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사는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에 성공함으로써 독일 전력시장 내에서 기저부하로 인정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전력공급 안정화 모델의 경우 현재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어 소규모 전력자원의 안정성을 인정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면 주요 사업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 전망된다.

 

▲전력수요 감축 모델

전력거래소에서 전력 수요를 줄이라는 지시가 발령될 때 이를 이행한 대가로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국내에도 전기수요 절감분을 판매할 수 있는 수요자원거래 시장이 개설됐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전력거래소에서 전력 감축 지시가 발령되면 충전을 중단함으로써 발령을 이행하고 정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전기차는 2020년부터 수요자원에 포함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민관 합동으로 가상발전소를 구축해 수요자원을 거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41억엔을 투자해 지난 2016년 7월부터 수요자원을 거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는 소프트뱅크에너지와 한화큐셀재팬이 가정용 태양광 및 ESS 등 소규모 발전자원을 모아서 50MW 이상 규모의 가상발전소를 구축했다.

전력수요 감축 모델은 현재는 전기차와 ESS가 수요자원에 포함돼 있지 않고 전기차의 보급률이 낮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지만 향후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 사업모델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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