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 5월10일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한빛 1호기 원자로 열출력 증가에 따른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의 원인은 인적오류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특히 원자력안전법 위반자에 대한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결과 특정된 피의자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는 9일 제106회 원안위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향후 조치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 6월24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 이후 계속된 제어봉 구동설비 육안점검 등을 통해 설비의 건전성은 확인됐다. 또한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 주제어실 내부 영상기록장치(CCTV) 설치 등 4개 분야 총 26개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한빛 1호기에 대해서는 이번에 CCTV를 먼저 설치한 후 재가동하기로 했다.

원안위는 이번 사건은 관련 법령과 절차서 위반, 운전자의 조작 미숙 등 인적오류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당시 열출력 급증으로 점검이 필요했던 핵연료는 모두 건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제어봉이 순간 고착됐던 이유는 유동성 부유물질(크러드)에 의한 것으로, 설비 결함에 의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적오류를 유발시킨 한수원 본사를 비롯한 발전소의 안전문화 결여에 대해 조사한 결과, 다수의 안전관련 절차 위반과 안전보다는 공정준수가 중시되는 한수원의 조직문화, 발전소 운영개선프로그램(CAP)의 부실한 운영 등의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다.

원안위가 도출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주요 근본 원인은 ▲원전 주제어실의 폐쇄성 ▲발전소 운전원에 대한 교육 부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문화 결여 ▲원안위 현장대응능력 부족 등 4가지가 꼽혔다.

원전 주제어실(MCR)은 소수 관련자들만 근무하는 폐쇄된 공간으로, 인적오류 관련 사건 발생시 한수원 본사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감시시스템에서 관리하는 주요 운전변수와 달리, 운전원들의 행위는 사건조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부족해 운전원들의 책임성이 결여될 수 있는 여건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운영기술지침서 또는 절차서 내용 숙지와 이행 중요성 등에 대한 교육이 부실했고, 근무자들이 장시간 격무에 노출돼 있어 중요 판단에 착오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전보다는 공정을 준수하는 조직 문화와 원전의 설계 안전성에 대한 과도한 신뢰로 인해 안전요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등 안전 불감증 현상도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기동단계에 별도 규제가 없는 등 한수원의 운영기술능력에 대한 규제기관 검사체계가 미흡, 운전원들이 안이하게 임하는 경향이 있고, 원안위의 현장대응능력도 부족해 사건 발생시 초기 상황파악이 다소 지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이번과 같은 인적 오류에 의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을 저해하는 제도 및 시스템 개선 ▲안전이 우선되는 환경 조성 ▲사업자의 운영기술능력 혁신 유도 ▲규제기관의 대응체계 강화 등 4개 분야 26개 과제를 도출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향후 원안위와 한수원은 8월말까지 이번 재발방지대책 이행을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이와 별도로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에 대한 행정조치를 원안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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