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조정제도 활성화, 조정대상 확대 및 성립건 인센티브 필요’
‘공정거래조정제도 활성화, 조정대상 확대 및 성립건 인센티브 필요’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9.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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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이슈와 논점, 갑을관계 개선 공정거래조정 활성화 방안’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갑을관계 개선을 위한 공정거래조정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조정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절차 참여의 의무화와 함께 조정 성립 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이를 통한 공정거래조정제도가 향후 갑을관계 분쟁 해결에 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강지원 입법조사관은 13일 ‘이슈와 논점, 갑을관계 개선을 위한 공정거래조정 제도 활성화 방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도입된 공정거래조정제도는 거래당사자 간 사적(私的)분쟁의 성격이 강한 분야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피해구제 도모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왔다.

공정거래조정제도는 피해자들이 장기간의 소송 대신 공정위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장 90일의 기간 내에 신속하게 자신의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거래의존도가 높은 갑을관계에 놓여있는 피해 사업자 입장에서는 계속적인 거래관계의 파탄을 각오하고 공정위 신고나 소 제기를 하는 것보다는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한 분쟁해결을 더욱 선호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어 조정제도 활용 확대는 피해 사업자(신청인)뿐 아니라 가해 사업 자(피신청인)와 공정위, 더 나아가 시장 전반에 순기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피신청인 입장에서는 강제수사에 준하는 부담이 있는 공정위 조사를 피하고 법적 불안정성에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제도의 확대를 통한 실익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가진 공정위의 법집행 부담을 더욱 경감시켜 줌으로써 공정위가 경쟁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영역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궁극적으로 시장 전반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이러한 조정제도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안으로 우선 조정대상의 범위 확대를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공정거래법은 법 제23조제1항 각호의 ‘불공정거래행위’ 중에서도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 등 사적분쟁의 성격이 강한 유형 일부에 대해서만 조정신청이 가능하도록 그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즉, 부당지원행위(일감몰아주기 등), 공동의 거래거절, 부당염매 등 경쟁제한성 판단을 요하는 행위유형은 공정위의 전문적인 심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조정신청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제한성 위주로 심사하는 유형이라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서는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으면서 피해 사업자가 거래관계의 단절까지 가는 것을 막고 신속하게 자신의 피해에 대해 구제받기를 선호하는 등 조정제도를 활용할 실익이 있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신고사건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정 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조정에 적합한 사안을 판별하기 위한 공정위의 실무적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불명확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행법은 조정신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위유형을 시행령을 통해 명시적으로 열거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제한성 판단을 요하는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는 여전히 조정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해당 법령을 개정해 세부 행위유형에 대한 구분을 폐지하되 조정신청 사실을 협의회로부터 통보받은 공정위가 “법 위반혐의가 있는 행위의 내용 .성격.정도 등을 고려해 직접 처리하는 것이 적합” 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정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보고서는 절차 참여의 의무화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조정(mediation)은 기본적으로 당사자들 간 자율적인 합의와 타협에 기초해 분쟁을 신속히 종결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절차 참여 여부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자율적인 의사가 존중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특정 분야의 갑을관계 문제를 규율하는 일부 법률에서 조정절차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거래조정제도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분쟁 사안에 대해 조정 절차 참여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 소관 법률인 .건설산업기본법은 분쟁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으로부터 조정 신청이 있는 경우 상대방이 그 조정에 응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특히 건설하도급 분야에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거래 관계를 규율하고 있는 건산법에서 이러한 조정 참여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건산법 제72조는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분쟁 조정위원회에 신청된 조정 절차에 불응하는 사업자에 대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조정 성립 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할 것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조정신청 대상이 확대되고 조정 절차 참여율이 증가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피해구제가 이루어지지 못할 뿐 아니라 불성립 이후 공정위의 사건처리기간만 지연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조정이 성립된 건에 대해서는 피신청인(가해 사업자)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조정 성립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인센티브 부여 방안으로는 현재 하도급 .가맹.유통.대리점 등 각 분야별로 도입돼 있는 공정거래협약의 평가기준에 조정 성립 건수를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공정위는 각 분야별로 협약이 얼마나 충실히 이행됐는지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제정해 산정된 점수에 따라 직권조사의 한시적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평가기준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법 위반 예방 및 법 준수 노력’ 중 신청된 조정의 참여 및 성립 건수를 세부항목으로 신설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강지원 입법조사관은 “갑을관계가 만연한 우리 경제현실에서 경제적 지위의 격차로 인해 발생되는 방대한 양의 분쟁을 공정위나 법원만을 통해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분쟁당사자들의 상호 이해와 타협을 통해 거래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원만하게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공정거래조정제도의 참여를 확대하고 조정 성립률을 제고하는 방안은 유용한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입법조사관은 이어 “조정신청이 가능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의 확대, 일정 규모 이상 분쟁에 대한 조정 절차 참여의 의무화, 성립된 조정 건에 대해 공정거래 협약을 통한 인센티브 부여 등의 방안으로 공정 거래조정제도가 향후 갑을관계 분쟁 해결에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