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PR1400' 美 규제위 설계인증, 의미 크다
[기자수첩] 'APR1400' 美 규제위 설계인증, 의미 크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9.0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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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미국시간으로 지난달 26일, 현지에서 반가운 전갈이 들어왔다. 한국형 신형경수로인 APR1400(Advenced Power Reactor 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설계인증을 획득했다는 소식이었다. 2014년 12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공동신청 한 이후 만 5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다.

APR1400은 UAE에 수출한 바로 그 원전 노형이다. 국내에서는 신고리 3·4·5·6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운영 및 건설중이다. 그리고 이번 NRC로부터의 설계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건설 및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NRC로부터의 설계인증은 여러 면에서 특이점이 보인다. 원자력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원전종주국인 미국에서 미국 외 노형으로는 최초의 설계인증이라는 점, 그리고 2017년 10월 EUR(European Utility Requirements, 유럽사업자요건) 인증과 함께 세계 양대 인증을 모두 취득했다는 점, 그리고 역대 최단기간으로 심사가 완료됐다는 점 등이다.

이는 이번 사안의 총괄기관인 한수원은 물론 한전,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 등 참여기관들이 '팀 코리아'를 이뤄 힘을 모았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설계인증 과정에서 한전기술은 원자로계통설계, 종합설계, 인허가 문서 작성 등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전원자력연료는 APR1400 원전의 설계인증 과정에서 ▲PLUS7 핵연료 설계 ▲대형냉각재상실사고 최적해석방법론 ▲KCE-1 임계열속 (CHF) 상관식 등 3종의 특정기술주제보고서(TR, Topical Report)에 대한 별도의 승인을 취득하는 성과도 거뒀다.

사실 '팀 코리아'는 원자력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부문에서 구현돼야 하는 메커니즘이다. 특히 일본의 도발로부터 촉발된 현재의 마찰 국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만, 에너지 분야 전문신문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에너지, 특히 원자력 분야에 대해 관심이 더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에너지전환(탈원전)이라는 에너지 정책 기조에서도 원자력 수출에 대한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리고 이번 설계인증을 통해 원전 수출의 대상 지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다른 부문, 특히 인프라 관련 분야도 그러하지만 원전 수출은 이제 그 나라의 국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러하기에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 원자력 정책에 대한 원자력계의 반발은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대화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정부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설계인증이 대화의 장을 이끌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기자의 가장 큰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