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 소재·부품 연구개발 지원 필요
일본 수출규제 대응, 핵심 소재·부품 연구개발 지원 필요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9.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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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재·부품 국산화 어려워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병행해야
국회 예산정책처, ‘日수출규제 대응방안-시스템 반도체 산업중심’

[국회=조남준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적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및 지원방안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제시됐다.

다만, 기술개발에 시일이 소요되고 모든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산업고용분석과 신동진·최세중 분석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후 8월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제외 했다.

이 같은 수출규제 조치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수출은 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수출허가 대상으로 전환됐다.

개별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 수출하고 싶은 기업이 신청서에 제품명이나 판매처, 수량 등을 기입해 계약서 등 필요서류를 첨부, 경제산업성에 제출해야 한다. 심사에는 통상 90일 정도 소요된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2019년 1~7월 기준으로 포토레지스트 92.4%,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62.9%, 에칭가스 41.5%로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품목에 대한 일본의 對韓 수출비중도 높아서 일본수출기업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1~6월 기준으로 일본의 對韓 수출의존도는 포토레지스트 11.6%,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8.4%, 에칭가스 85.3%이다.

보고서는 또 한국은 對日 전체 수입 중 소재·부품·장비 비중이 68%를 차지하고, 소재·부품·장비 무역수지는 2010년 (–308억불)~2018년(-224억불)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경우, 세계시장점유율이 2018년 3%에 불과하며,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국과 주요국 간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중국을 제외한 미국, 일본, 독일에 대해 모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많아 수출경쟁력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특히 고부가가치의 핵심 소재·부품·장비에 있어서 일본, 미국, 독일 등 주요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본산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해 가공한 후 중국 등에 수출하는 글로벌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하에 있어 국내 대체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시스템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의 생산 및 대외 수출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3개 품목 중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2개 품목은 수입대체가 가능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또한 최근 벤처기업협회 조사에서는 3개 품목 관련 중소·벤처기업의 78.6%가 4년 내에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35개사 중 3개 품목과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14개 회사 중 6개사(42.9%)가 3~4년 내에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국산화가 1~2년 내에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5개사(35.7%), 5~10년 내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2개사, 기타는 1개사로 조사됐다.

따라서 국내 수출강소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R&D 예산 지원 확대 등 핵심적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및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시스템반도체 예산 606억원, 차세대디스플레이어 92억원, 첨단신소재 471억원 등으로 예산 총액(예산안 기준)은 전체 R&D예산 2.1조원 대비 비중이 5.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2019년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추가경정예산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성능평가지원 R&D에 350억원을 편성했고,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자립화 및 경쟁력 제고 예산을 대폭 확대해 2020년 예산안에 2.1조원을 반영했다.

신동진 분석관은 “일본 수출규제의 완화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대기업과의 전속계약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중소·중견기업이 국내외 기업들과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세계시장점유율을 제고시켜 독일 수출 강소기업처럼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세중 분석관은 “다만 기술개발에 시일이 소요되고 모든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는 없는 만큼 對日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독일과 같은 제3국으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이 한국 등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해 우회 생산 또는 수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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