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숙철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인터뷰] 김숙철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9.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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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기술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세계 정상의 연구원' 구현하겠다"
재생에너지 확대, '태양광·풍력 설치 후 전송' 개념 넘어서는 것
'재생에너지 확산·디지털 기술 주도' 핵심 성과주도 전략 추진 중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1961년 한전 전기시험소로 출범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한전의 기업부설연구소인 전력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전기품질임을 자부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국내·외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숙철 전력연구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환 속에서 전력과 에너지 산업 역시 변화의 격랑 한가운데에 있다"면서 "기존 전력망의 모든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또 "곧 환갑을 맞는 전력연구원은 과거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역할과 위치를 찾아 전진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위한 전력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연구원의 비전 구현을 위해 노력해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숙철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으로 부임하신 후 9개월여가 지났다. 전력연구원장으로서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신다면.

▲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로 시작된 변화의 시기다. 전력과 에너지 산업 역시 변화의 격랑 한가운데에 있다. 석탄과 원자력이 주축이 된 중앙집권적 전력망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프로슈머나 전기차의 확산 등 소비자 중심의 분산망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전력 기술 개발의 선두인 전력연구원 역시 이런 사회 변화에 맞추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의 확산과 사용, 프로슈머와 양방향 전력흐름을 위한 미래의 전력망 구축에 노력해 왔다.

전력연구원은 이런 사회의 흐름과 기술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연구개발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 기간 중 제가 전력연구원장으로 보낸 지난 시간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미래 기술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지식의 교류와 확산을 통한 기술의 융합을 본격화하는 시기였다.

또한 스스로에게는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나간 시간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전력과 에너지 사회를 생각하고 기술 개발을 더욱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전력연구원의 연구원과 같이 보낸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 시간이었음을 확신한다.

- 전력연구원이 한국전력 내에서 담당하는 역할 등이 궁금하다. 연구원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 한국전력의 기업부설연구원이자 국내 전력산업계의 중심 연구원인 전력연구원은 전력과 에너지는 물론 에너지 가치체인 전반에 걸친 약 600여명의 연구원이 모여 전력산업계의 현안 해결은 물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1993년 765kV 실규모 시험선로 준공, 2006년 전력산업용 위성통신 응용시스템 개발, 2007년 신송전 실증시험 선로 및 지능형변전소 준공 등의 성과를 이뤄왔으며, 최근에는 신재생 확대에 발맞춰 2018년 세계 최초로 8.5kW 염전 태양광을 준공하고, 10kW 규모의 도로 태양광을 한전 본사에 설치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1MW 이산화탄소 분리막 설비의 실증도 돌입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전력 소프트웨어 공용플랫폼을 개발, 전사에 확대 적용하는 등 에너지신산업 확산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사외공모 기초연구와 에너지 거점대학 클러스터 연구협력 등 대학 대상 사업을 통해 전력산업이 요구하는 고급 전문인력의 교육과 기초 지식과 기술의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와 국외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회로의 이행과 전력 에너지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통한 제4차 산업혁명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 전력연구원의 올해 주요 계획, 그리고 현재 계획대비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 전력연구원은 2019년 재생에너지 확산과 디지털 기술 주도를 핵심 성과주도 전략으로 삼아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의 핵심사업을 지원하고 현장의 기술 현안을 적기 해결할 수 있는 종합기술 제공자로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위한 연구개발 기획 강화, 기술의 사업성과 적시성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개발 가속화 및 다양한 전력산업 이해관계자와의 융복합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또 다른 계획의 한 축은 전력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와 ‘연구소기업’이다. 연구소기업은 기술의 상용화와 사업화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중소기업, 기술의 개발·검증·실험할 수 있는 연구원을 결합했기 때문에 잠재력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여 크다고 할 수 있다. 작년 연말 3개를 설립, 현재 법인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구소기업의 설립은 국가현안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2019년 현재 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연구과제는 200여개에 이른다. 앞으로 지속적인 사업기술 발굴을 통해 연구소기업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 최근 여러 측면에서 전력연구원이 주축이 된 성과물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요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 전력연구원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핵심 전략기술을 개발, 산업화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2019년도에만 국내 최초로 미생물을 이용한 CO2 메탄전환설비를 실증 및 전기차 충전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국내 최대 고압직류 케이블시험장을 고창전력시험센터에 착공했다. 또한 전력망 지능화를 위한 무선통신칩 개발했으며, 필수 인프라인 154kV 디지털변전소 실증시험장을 국내에서 최초로 이번 달에 고창전력시험센터에 준공했다. 지난 8월에는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에 있는 직류배전 관련 핵심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직류배전망 구축 및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전라남도 서거차도에서 완료했다. 그리고 이같은 전력연구원의 활발한 연구 성과물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전력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안정성 확보,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전지 등 초기투자비 절감 및 입지제약 해소를 위한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인공지능을 이용한 에너지 통합관리 등 차세대 전력망 등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디지털 발전제어, 도시 에너지 통합운영 기술, 디지털화를 통한 전력설비 자원 관리 등 기존 전력설비와 전력망을 지능화시키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은 향후 전기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가치체계에서 전력망의 모습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들어 미세먼지와 안전, 직류(DC), 신재생 비중 증가 등 과거와는 다른 내용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전력연구원의 대응 방안이 궁금하다.

▲ 전력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품질의 저하 문제와 전력계통 수용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재생발전은 기후에 의존하는 간헐적 발전 특성으로 변동이 매우 큰 에너지다. 발전출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전력계통에는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다.

전력연구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전력계통운영시스템과 유연성 제공 자원(가스터빈, ESS)에 집중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형 전원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전력 시스템 및 운영 플랫폼 상품화를 완료해 현장에서 활용 중이며, 인공지능 활용 배전설비 영상진단 사업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ICT와 센서로 축적된 데이터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를 바탕으로 전력계통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는 제어시스템을 통해 전기 품질저하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단순히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고 생산된 전기를 기존 전력망으로 소비자에게 전송하는 것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전기 소비자가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며, 생산된 전기는 한국전력은 물론 인근 주민이나 건물이 참여하는 전력거래 시장을 통해 거래된다. 또한 전기의 사용 역시 기존의 소비 방식을 넘어 전기차를 이용한 에너지저장 및 거래까지, 에너지신사업과 결합하여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기존 전력망과 전력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재편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 생산 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거래하고 배분할 수 있는 지능화된 전력망과 거래 시스템, 시장의 운용을 위한 재생에너지의 예측, 생산자와 소비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서비스 방법과 인프라 등 기존 전력망의 모든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 2년 후면 전력연구원 설립 60주년을 맞이한다. 전력연구원의 미래상을 제시해 주신다면.

▲ 한국전력의 기업부설연구원이자 국내 전력산업계의 중심 연구원인 전력연구원은 지난 1961년 서울 답십리에서 전기시험소로 출범한 이래, 1984년 대전의 인동에 기술연구원이란 이름으로 대전 시대를 열었다.

전력연구원이 대전에 온 이래 대전캠퍼스 입구에는 항상 서 있는 조형물이 있다. 그 조형물에는 전력연구원이 항상 추구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 할 우리의 미래 모습이자 숙제가 주어져 있다. 바로 '전력기술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세계 정상의 연구원'이다. 평이한 내용이고 어찌보면 너무 웅변적인, 일면 진부하기도 한 표현이지만, 이 비전은 전력연구원의 정체성과 임무, 목표를 모두 담고 있다.

이제 환갑을 맞는 전력연구원은 과거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역할과 위치를 찾아 전진해 나가고자 한다. 전력과 에너지 산업의 미래 비전를 구현하고 한국전력의 역할 및 경영방침을 기술과 연구를 통해 실현하고, 전력 에너지 사용자의 잠재적 요구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전력 에너지 산업의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변환’을 위한 전력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 봐 주시고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