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전기연구원 - GLOCAL(GLOBA+LOCAL) KERI
[초점] 한국전기연구원 - GLOCAL(GLOBA+LOCAL) KERI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09.3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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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 3분기에도 지속적인 성과 창출했다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신개념 엔트로피 측정기술 등 관심 집중
MRI 편의성·ESS 안전성 제고 전망… 의료기기 분야 표준화도 인정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은 지난 3분기에도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성과를 창출했다.
전기연구원은 국민과 함께하는 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미래 핵심가치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전문연구기관이 되겠다는 ‘Glocal(Global+Local) KERI’ 비전과 함께 전기 분야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40년 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에 따른 대응 환경을 구축하고, 신기후체제와 4차산업 등 관련 유망 융합 분야 포함해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연구원이 자신있게 내놓은 3분기 주요 성과를 지면에 담았다.

개발자인 KERI 김석환(왼쪽), 조영식(오른쪽) 박사가 '스마트 인슐레이션' 연구실에서 크기와 무게가 줄어든 초전도 전자석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개발자인 KERI 김석환(왼쪽), 조영식(오른쪽) 박사가 '스마트 인슐레이션' 연구실에서 크기와 무게가 줄어든 초전도 전자석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

KERI 초전도연구센터 김석환·조영식 박사팀이 의료 진단기기인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의 크기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전도 절연기술을 개발했다.

자기공명영상이라고 불리는 MRI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해상도가 가장 중요한데, 자기장이 클수록 화질이 좋아진다. 기존 대부분의 MRI는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초전도 전자석’을 활용한다. 그러나 초전도 전자석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일정 전기량 이상에서 초전도선의 어느 한 부분이 갑자기 초전도 상태를 벗어나 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보통의 금속보다 저항이 더 커지고 결국 발열하면서 타게 된다. 이 현상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보니 아직까지 과학계에서도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하나의 초전도선을 타지 않게 하기 위해서 10배 정도 많은 구리를 초전도선에 둘러싸는 방법을 활용한다. 구리는 일종의 보험 역할로, 초전도선에 발열이 생기면 전원 차단회로가 동작할 때까지 초전도선 대신 전류를 흘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방법도 구리의 많은 양 때문에 전체 부피와 무게가 커져서, 정작 자기장의 핵심인 초전도선을 많이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리의 많은 양은 MRI 장비를 크고 무겁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에 KERI 연구팀은 초전도선의 발열 문제를 보완하면서, 구리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인슐레이션(Smart Insulation)’ 기술을 개발했다. 이 특수한 기술은 정상 동작 시에는 일반 절연체와 같이 전기가 새지 않도록 ‘절연’ 기능을 수행하다가, 초전도선의 발열이 시작되면 자동으로 전기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로 변신해서 전류가 선과 선 사이를 건너갈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는 1개의 선마다 전류를 감당할 수 있는 많은 양의 구리를 넣어야 했지만,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발열 발생 시 인근의 선들과 전류를 나누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초전도선을 둘러싸는 보험 성격의 구리 양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위험성은 줄이면서도 전류밀도가 높은 ‘콤팩트(compact)’한 초전도 전자석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
 
개발자인 KERI 김석환·조영식 박사는 “MRI에 스마트 인슐레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구리의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데, 이는 곧 MRI 크기 역시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면서 "병원에서 MRI를 설치할 때 장치의 크기와 무게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개발 기술은 MRI의 소형화 및 경량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MRI를 보유한 병원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포함 5개국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향후 지속적인 국내·외 학회 및 전시회를 통해 기술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ERI 도칠훈 박사가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ERI 도칠훈 박사가 배터리 엔트로피 측정기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개념 엔트로피 측정기술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도칠훈 박사팀은 배터리의 열화학 반응을 결정하는 ‘엔트로피(Entropy)’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엔트로피란 온도와 배터리 전압과의 변화 관계를 축약해 나타내는 지표다. 배터리의 개발 단계에서 정확한 엔트로피를 기반으로, 적정한 열-전기-화학적 설계를 적용하면 보다 안전하고 수명이 향상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엔트로피를 측정하는 기존의 방법 중 하나는 여러 개의 온도 구간에서 각각 배터리를 충·방전해 배터리의 전압과 온도와의 관계를 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배터리의 표면과 내부 사이에 온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측정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바깥의 온도가 30도라고 할지라도 배터리 내부의 온도 역시 30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자체를 가열해 내·외부 온도를 동일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은 배터리 내·외부의 열이 동일한 평형 상태에 이르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여러 구간의 온도에서 전압을 측정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열평형 상태에 이르기까지 기다려야 하며, 특히 중대형 배터리의 경우 부피가 크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무엇보다 이들 방법 모두 특정 온도의 구간마다 구분해서 각각 전압을 측정하기 때문에, 온도의 실시간 변화에 따른 시간의 연속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배터리 내·외부의 열평형’과 ‘시간의 연속성’에 주목했다. 우선 배터리를 적정 온도 수준으로 가열한 뒤, 열이 거의 빠져나가지 않도록 준단열 상태(quasi-adiabatic condition)로 만들었다. 준단열은 흔히 일상생활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티로폼을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느리지만 자연스럽게 배터리의 냉각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마다 실시간으로 전압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준단열 상태에서의 배터리는 내·외부 열평형 상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온도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전압을 계속 측정하고 기록하게 되니 시간의 연속성도 보장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도칠훈 박사는 “KERI가 개발한 방법을 활용하면 배터리 내·외부 열평형을 최대한 유지한 채, 측정하고 싶은 온도의 전 구간에서 보다 정확한 엔트로피를 측정할 수 있다”면서 “배터리 개발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열화학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 올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중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ESS, 전기자동차의 고성능화 및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ESS의 경우 안전한 배터리 관리를 위해 많은 유지비가 소요되지만, KERI의 정확한 열화학 해석법을 통해 발열 등 배터리와 관련한 다양한 위험성을 예견, ESS의 관리를 용이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KERI 연구팀은 정확한 열화학 해석법을 적용, 효과적인 배터리 개발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2019 국가표준 업무 유공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 사진(왼쪽부터 KERI 최규하 원장, 신기영 선임연구원, 이경희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장)
‘2019 국가표준 업무 유공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 사진(왼쪽부터 KERI 최규하 원장, 신기영 선임연구원, 이경희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장)

국가표준 업무 유공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

KERI는 전기 의료기기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개발 및 표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 국가표준 업무 유공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기관 포상 대상으로는 KERI가 유일하다.

KERI는 2009년 국가기술표준원이 임명한 ‘의료기기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선정된 이래, 2016년에는 식약처의 ‘의료기기 표준개발협력기관 및 간사기관’으로 지정됐고, 2018년에는 식약처의 ‘의료용전기제품분야 대표협력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전기 의료기기 분야의 국제 표준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이 밖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 표준화 활동을 수행할 국내 전문가를 육성 및 발굴하기 위해 ‘의료용 전기기기 전문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등 의료기기 표준 분야 전반에서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KERI 최규하 원장은 “표준 업무는 아주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민간 기업에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ERI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밝히며 “표준 개발을 통한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표준에 대한 관심도 및 이해도 제고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국제 표준화 활동에도 더욱 앞장서겠다”라고 강조했다.

KERI는 향후에도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한 토종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등록시켜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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