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열병합발전 설치 장려금, 10년째 제자리 걸음
자가열병합발전 설치 장려금, 10년째 제자리 걸음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9.10.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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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형 전원 확대 강조하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 뒷밤침 없어
설치장려금 상향・운영비지원 시급…열병합 시장 활성화 해야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정부가 에너지 전환 이행을 위해 분산형 전원에 대한 여러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분산형 전원 중 대표격인 자가열병합발전 보급확대에 필요한 지원정책에는 방관자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관련업계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을 비롯한 학계에서는 분산형 전원인 자가열병합발전은 △에너지이용효율 제고 및 화석에너지 소비 절감 효과 △전력수급안정을 포함 전력계통 편익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환경 개선(온실가스 포함) △대형발전소 추가 건설 회피 및 송·배전 회피 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안보 편익, 사회적 갈등 감소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국가적 이익이 높은 전원으로 분석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년동안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실적을 살펴보면 실적이라 언급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2003년 이후 자가열병합발전 보급현황을 보면 2003년 15대・설치용량 8728kW, 2004년 32대・설치용량 1만 1585kW, 2005~2009년 147대・ 설치용량 4만8512kW, 2010~2015년 121대・ 설치용량1만5830kW, 2016~2017년 0대, 2018년 3대・ 설치용량 6886kW등 총 318대 보급에 설치용량은 9만1541kW에 그치고 있다.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원금액도 29억200만원에 그쳤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국내 자가열병합발전 시장은 존폐의 기로에 놓일 것이 자명하다는 지적이다.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 보급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는 우선, 현실과 괴리 있는 전기요금에 있다는 분석이다. 분산형 전원인 자가열병합발전 기기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전기와 열을 발생시켜 사용하는 만큼 전기 요금과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유가의 영향을 받는 도시가스 요금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최저점 대비 최고점의 요금 차이가 약 1.8배에(경기도 산업용 요금 기준 513.6~929.3원/N㎥)이를 정도로 편차가 나고 있는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요금 변동 없이 동일하게 유지해오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동기간 요금 동결은 물론이고 6단계로 나뉘어있던 누진세 요금구간이 3단계로 완화됐다. 경쟁연료인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가열병합발전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가열병합발전은 수년 째 전무한 것과 다름 없는 지원 정책에 가로막혀 국내 에너지시장 내에서 자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가열병합발전의 유일한 지원 제도로 볼 수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설치 및 설계 장려금의 경우,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그 수준이 미미한 것은 물론 최근 10년째 인상된 바 없이 제자리 걸음 중이다.

장려금은 2010년에 책정된 5만원/kW에 멈춰서 있으며, 이는 초기투자비의 약 5% 수준을 하회한다. 이에 자가열병합발전기기를 설치를 희망하는 산업체나 업무시설, 공동주택 운영자들은 높은 투자비에 막혀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업계에서는 장려금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상향하기 위해 수 차례 건의했으나, 진행된 바 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투자비 회수기간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설치 및 설계 장려금에서 최소 4배 수준으로 인상돼야 비로소 수요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의 열병합 설치장려금 지원현황을 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설치장려금 지원단가는 kW당 5만원씩 1억원 지급한도, 설계장려금 지원단가는 kW당 1만원, 2000만원 한도에서 각각 지원되고 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자가열병합발전의 운전지원금(15원/kWh) 지원방안도 관련 학계의 연구용역을 통해 제시됐지만 수년째 검토조차 되고 있지 않다.

반면 EU의 경우 열병합발전 로드맵에 따르면 EU전력 내 열병합발전 비율을 2020년 15.8%, 2030년까지 30% 등 중장기적인 목표로 세우고 실효성 있는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등 국가에서는 열병합발전의 보급 확산을 위해 투자비 보조, 소비세 혹은 에너지세 면제, 전력망 우선접속, 연료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열병합발전의 보급 확대를 이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년대계인 국가 에너지 정책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추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전환에 대한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세밀한 지원정책 역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를 잇는 교두보로서 제격인 자가열병합발전의 가치를 다시 한번 조명하고, 조속히 설치장려금 상향과 운영비 지원을 검토해 국내에서 홀대 받고 있는 열병합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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