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한전 안전기준·탈원전 정책 영향 있다"
"강원 산불, 한전 안전기준·탈원전 정책 영향 있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10.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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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의원 "풍속 탁상행정", 윤한홍 의원 "수익감소 따른 안전예산 축소" 지적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올해 4월 발생한 강원지역 산불과 관련, 자유한국당의원들이 한국전력의 기준 및 안전예산 축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대구동구을 당협위원장)은 한전이 돌풍으로 인한 산불이 심한 곳에 허술한 안전기준을 설정, 고성산불이 발생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강원도 고성산불은 2019년 4월4일 양양과 간성 사이의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했다. 고성은 양간지풍이 불어오는 곳으로 국지적 돌풍을 조심해야 하는 장소다.

당일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34m였는데, 한전이 전기 시설을 설치할 때 쓰는 풍속 기준을 분석한 결과 고성 지역의 기준은 32m였으며, 그마저도 순간풍속이 아닌 10분을 평균으로 측정한 기준이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고성산불 사고당시의 순간 풍속은 34m/s였는데 미시령에서는 35.6m/s까지 불기도 했다. 한전에서 기준으로 삼는 구분을 보면, 풍속 기준에 따라 1·2·3 지역으로 구분해 놓았고, 이번에 불이 난 고성은 가장 약한 기준을 적용한 3지역으로 돼 있었다. 일반 지역 기준이 32m, 해안 지역이 37m/s인데, 실제로는 기준치인 32m보다 더 센 바람이 분 상황, 즉 풍속 기준이 너무 낮았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전봇대 저항이 바람에 의해 굽혀지는 힘보다 크면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전의 점검시기와 횟수, 진단방법 등도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규환 의원은 “강원도 고성산불로 주택 500여채가 타고 피해를 입은 주민이 1000명이 넘는다”며 “정부의 전형적인 탁상행정 안전기준 때문에 수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한 만큼 하루 빨리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마산회원구, 자유한국당)은 산불과 관련, 탈원전에 따른 한전의 수익감소, 그리고 이에 따른 안전예산 축소 문제를 거론했다.

윤 의원은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된 개폐기를 관리하는 한전 속초지사가 정밀진단 결과 이상이 발생한 개폐기 등의 절반 가량을 그대로 방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한전 속초지사는 2017년~2018년 개폐기 등의 정밀진단 결과 총 487건의 이상을 발견하고도, 이 중 246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특히 개폐기 외관의 안전성을 진단하는 광학카메라 진단의 경우 총 355건의 이상을 발견하고도 조치 건수는 142건에 불과했다.

2017년 정밀진단 결과 이상이 발견된 개폐기를 그대로 방치해 2018년에도 동일한 문제로 이상이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특히 백도간 구간에 설치된 배전기자재(COS)는 2017년 3월과 2018년 4월 두 차례나 이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2년이 넘도록 방치되다가 2019년 4월에서야 교체됐다고 지적했다.

개폐기 등의 이상 여부가 정밀진단 예산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전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2017년 이후, 정밀진단 예산을 2017년 149억원에서 2018년 129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러자 같은 시기에 속초지사의 정밀진단 결과 이상이 발견된 건수도 436건에서 51건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전은 화재의 원인이 된 개폐기의 안전점검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한전의 정밀진단 및 조치결과 등에서 부실이 드러난 만큼,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개폐기를 포함하여 한전 설비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믿을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윤 의원은 말했다.

윤한홍 의원은 “탈원전으로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한전은 안전예산도 줄였고, 이에 따라 안전점검 역시 부실해졌음이 입증됐다”며 “한전의 개폐기 등 관리 실태도 믿을 수 없고, 이번 고성 화재 역시 한전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