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전기산업분야 국감 결산
2003 전기산업분야 국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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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1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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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물센터에 여야가 나서는 ‘이슈 집중화’이뤄
증인 채택의 적극성 불구 현장감 살리지 못한 아쉬움

2003년도 전기산업분야 국감이 지난 10일 산자부국감을 마지막으로 20여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느 해처럼 방대한 자료가 요구되고 또한 국회의원의 질문 수는 많았으나 상당수는 예상된 질문이었다. 답변 역시 준비된 것이었다.

이번 국감이 이전과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여야가 특정 이슈에 관해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통합신당 이외의 모든 정당이 야당이라는 정치 상황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의원들이 이슈와 관련해 소신에 입각해서 국감을 벌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원전수거물관리센터와 관련 여야가 이 문제에 집중적인 국감을 벌여 ‘특정 사안에 전문성을 발휘하는 국회’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일부 구축해 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움이라면 지방 아닌 서울에서(국회에서) 거의 대부분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국회가 국회에서 국감을 실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국회 측의 설명이지만 지방 국감이 지니는 현장감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고 하겠다.

특히 부안사태와 관련해 국회가 부안 인근의 영광원전에서 한수원 국감을 벌였다면 부안주민들의 시위에 맞닥뜨리고 이런 와중에 현장의 분위기를 접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국회가 현장 국감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시위대에게 길이 막히는 상황과 마주하기 않으려는 의도겠지만, 사실 이런 부딪힘을 통해 무엇이 이슈인지를 체험하는 시간도 갖는 것이다. ‘서면 질의에 서면 답변’이 일상화된 국감을 되새겨볼 때 현장 국감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현장 국감은 없었으나 증인 채택이라는 차선은 있었다. 특히 원전수거물관리센터와 관련해 부안 주민 3명, 기타 관계자 2명을 불러서 심문을 벌인 것은 여야 모두가 집중한 이슈에 어울리는 일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아쉬움이라면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본질에서 어긋나는 경우가 여전했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의 경우,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산자부와 한수원을 상대로 해서 원전수거물센터 관련 사항을 질의했다. 질의는 반복되거나 이미 답변이 나와 있는 것도 여럿이었다.

한수원의 원전수거물센터 건립 추진과 관련해 의원들은 절차상의 문제를 따졌다. 절차상의 문제를 법률적으로 진지하게 따져보는 경우는 없었다. 현재 한수원이 원전수거물 관리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산자부의 절차에 의한 것이다. 이런 절차가 과연 법률적인 면에서 문제는 없는지 따져보아야 했다.

부안사태 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한전의 민영화 문제도 발언의 초점이 흐린 경우가 많았다. 한전 민영화는 국회의 법률에 근거하여 추진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영화는 추진되지 않고 있는데, 의원들은 자신들이 제정한 법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도 이를 체계적으로 따지지 않았다. 민영화의 전망을 묻거나 민영화의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따지는 정도였다.

어떤 의원은 한전 사장이 배전분할을 반대했다며 사장의 소신이 과연 무엇이냐고 물었다. 법률까지 통과된 사안을 놓고 ‘법률에 따라야 하는’ 공공기관의 사장에게 견해를 물었던 것이다.

또한 민영화라는 것이 한전의 뜻에 따라 좌우되는 사안이라는 내적 전제를 하고 나서 질문에 나선 의원들도 있어서 한전 사장을 민영화의 최고 결정자로 평가절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2003년도 국감은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통합신당 출현과 같은 정계의 파동으로 인해 맥빠진 국감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진지한 모습을 도처에서 보여주었다.

중요한 사실은 진지함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2003년도 전기산업계 국감은 ‘전기산업은 경제다’라는 기본 사항은 뒷전에다 밀어두고 정치적인 제스처가 앞선 때도 있었다.

위도에 대통령 별장이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누구 것이냐고 따지는 정치적인 발언 대신에 위도 지원 사항에 과연 ‘연구용역이 있었는지, 거기에 왜곡은 없었는지’ 물어 보아야 했다.



정법종 기자 power@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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