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유럽투자은행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 안한다”
[이슈] 유럽투자은행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투자 안한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9.11.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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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250g/kWh 이상 CO₂ 배출 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 중단
“온실가스 감축 기술 적용 가스화력발전소는 투자 받을 수 있다” 예외조항
유럽투자은행 “에너지전환에 기여”… 기후변화 대응 3대 핵심과제·5대 원칙 발표

유럽투자은행은 최근 일정기준 이상의 CO₂를 배출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석탄발전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아예 폐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자금 지원 제외 대상 기준이 대부분 유럽국가들의 화력발전소 CO₂ 배출량을 보다 훨씬 아래로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이다. 이러한 결정은 에너지전환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사들의 국내외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투자은행의 이번 결정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변국영 기자>

유럽투자은행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22년부터 250g/kWh 이상의 CO₂를 배출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이번 유럽투자은행 결정은 EU 재무장관들이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중지에 대해 만장일치로 채택한 성명서를 발표한 후 이뤄진 것으로 당초 10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가스 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이견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EU 재무장관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은 고체화석연료(석탄)를 이용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은행들의 자금 지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준은 기존 기준이었던 550gCO₂/kWh에서 강화된 것으로 2022년부터 신규로 지원하는 에너지 프로젝트 중 1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서 250g 이하의 CO₂를 배출하는 프로젝트만 유럽투자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영국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때 870g/kWh의 CO₂가 배출되고 있다.

이번 결정 이전까지 유럽 내 많은 국가에서 화석연료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가 이뤄졌다. 영국의 경우 2018년 한 해 동안 2억 파운드를 석유・가스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화석연료 프로젝트 투자중지안에는 EU 회원국 중 에너지전환 관련 투자가 시급한 국가들의 프로젝트 지원 한도를 기존 50%에서 75%로 상향조정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우선과제인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 EU 회원국이 아닌 동맹국의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허용한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가스분야 자금 지원에 대한 예외조항도 포함됐다. 원칙적으로 가스화력발전소는 투・융자를 받지 못하나 유럽투자은행에서 ‘신기술’이라고 정의한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포함된다면 투・융자를 받을 수 있다. 가스 프로젝트는 EU 회원국 내에서 석탄이나 석유보다 청정한 대체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고 에너지전환을 위한 브릿지 연료로 간주되고 있다.

유럽투자은행에서 신기술이라고 정의한 기술에는 탄소포집・저장(CCS), 열병합발전, 혹은 천연가스와 재생가스 혼소발전 등이 있다. 예외조항은 석탄에서 가스로 발전원을 전환 중인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일부 동유럽 국가와 탈석탄・탈원전 정책으로 가스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이 가스 프로젝트 지원 중단에 반대했기 때문에 추가된 것으로 알져졌다.

이들 국가들의 반대로 이번 계획의 실행 시점은 유럽투자은행이 목표했던 2021년보다 1년 늦은 2022년으로 연기됐다. 신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경우 2021년 말 이전까지 승인 완료되는 신규 프로젝트에 한해 2022년 이후 진행되더라도 유럽투자은행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유럽투자은행은 이번 결정이 에너지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평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3대 핵심과제와 5대 원칙을 발표했다. 3대 핵심과제로 ▲환경프로젝트 투자 확대 ▲기후변화 대응 투자 비중 확대 ▲파리협정과의 정합성 확보가 제시됐다.

환경프로젝트 투자 확대를 위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환경 프로젝트에 향후 10년간 1조 유로 이상의 자금을 투자키로 했다.

기후변화 대응 투자 비중을 늘려 2025년 전체 지원금액의 50%를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환경 프로젝트에 사용키로 했다. 유럽투자은행은 현재 총 지원금액의 25% 이상(2018년 기준 30%)을 기후부문에 지원하고 있다.

파리협정과의 정합성 확보와 관련해서는 2020년 말까지 유럽투자은행에서 진행하는 모든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파리협정의 1.5℃ 시나리오와의 정합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부문 투자에 적용될 5대 원칙은 청정에너지 부문의 투자 확대를 통해 에너지효율 지침 및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늘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5대 원칙은 ▲EU 에너지효율 지침 준수 ▲2030년 EU 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2% 달성 ▲ESS, 전기차 등 분산형 시스템에 대한 투자 증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을 위한 전력망 투자 증대 ▲EU 외부로의 영향력 전파다.

이번 유럽투자은행 결정에 대해 대부분의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라고 환영의 입장을 보였지만 당초 예상했던 2021년 이후 시행에서 1년 늦춰진 2022년 시행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가스발전에 대한 예외조건이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방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