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세제, 전기세·탄소세 신설 적극 검토해야"
"에너지세제, 전기세·탄소세 신설 적극 검토해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9.12.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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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정치적·정책적 목적 아닌 비용과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원전 등 세금 신설 신중 바람직… 경유세는 유가보조금 개선 선행돼야"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및 전력부문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김승래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및 전력부문 세제개편 방향'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및 전력부문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김승래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및 전력부문 세제개편 방향'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 관련 세제는 단기적으로는 유연탄과세와 경유과세의 강화 및 자동차세제의 환경등급 도입이 시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기과세와 탄소과세의 신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환경오염 등에 따른 외부비용 현실화 및 전기요금이 비용과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재정학회와 에너지전환포럼이 2일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주최한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및 전력부문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승래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각 이같이 밝혔다.

먼저 김승래 한림대 교수는 '에너지 전환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세제개편 방향 및 과제' 발표에서 "대표적인 에너지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특별회계간 전입비율을 조정하고 점증하는 환경 관련 재정소요를 감안, 환특 비중의 점진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송부분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효과적인 저감을 위해 경유세율 인상과 함께, 지방주행세의 활용 용도를 유가보조금 지원보다는 노후 경유차나 건설기계 교체 등 민간의 오염저감장치 재정지원으로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에너지 전환시대의 발전부문 전원믹스 시장기능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발전용 유연탄세율의 지속 강화, 유연탄 수입·판매부과금 신설, 원전 관련 전력부문 개별소비세 과세 또는 부담금 부과를 통해 석탄발전이나 원전 관련 세금은 상대적으로 높이고, LNG나 분산형전원 등의 발전연료 세금은 상대적으로 경감하는 세제개편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두번째 발표자인 박광수 에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요금체계 합리화 방향 및 과제' 발표를 통해 "전력은 생산과정에서 손실이 많은 비효율적인 에너지이고, 따라서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의 전력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국내 전기요금은 외부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낮은 원가를 기반으로 결정되고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요금이 경제적 요인 보다 정책적 목적 또는 정치적인 영향을 크게 받아 결정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료비 연동제 또는 구입비 연동제와 같이 비용의 변화를 요금에 모두 반영하는 요금체계를 도입해야 하며, 특히 분리가격제 도입을 통해 모든 항목별 비용을 고지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원간 상대가격 구조 개선을 통해 소비구조 합리화를 도모하는 한편, 발전용 세제 조정만으로 상대가격 구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전력에 직접 과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규제기관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전기요금의 경우 과제는 요금조정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 문제"라면서 "낮은 수용성의 원인 파악과 제고방안 마련과 함께 요금 결정 과정에서의 정치적, 정책적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전기요금체계 합리화 방향 및 과제' 발표 모습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전기요금체계 합리화 방향 및 과제' 발표 모습

이어진 토론에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에너지세제의 공평성 제고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경유세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유세 인상의 근거가 경유 자동차가 휘발유 및 LPG 자동차에 비해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인데, 경유 화물차에는 맞지만, 경유 승용차에는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원전에 대한 과세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신설이건, 아니면 원자력으로 생산된 전기에 대한 과세이건, 사회적 논의를 통한 합리적 세제 신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또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도 고려하는 종합적인 안목에서 세율을 결정해야 하며, 지역에 특화된 미세먼지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휘발유, 경유, LPG 자동차 이외의 다른 수송수단(전기차, 수소차, 가스차 등)에 대해서도 과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교정적 기능의 관점에서 현재의 유류세(연료에 대한 종량세) 체계를 유지한다면 경유나 CNG 등에 대한 과세는 강화돼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현 체계하에서 단지 경유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효과적인 정책이 아니며, 유가보조금 등의 제도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연료별 과세에서 차종별 과세로 과세체계 자체를 전환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정적 기능과 운전자들의 납세순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전기차는 수소전지차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을 통한 급진적인 전환 보다 하이브리드, LPG 차량과 같은 친환경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차종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도록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배출저감에는 과세강화 보다 배출규제가 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배출규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부문의 과세 논의시 외부비용의 내부화라는 사회적으로 호소력이 큰 '담론'에 의지하되, 매몰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전력부문 발전믹스를 외부에서(환경성-안전성-경제성을 고려하는 자연과학적-정치적-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하고, 이 발전믹스를 달성하기 위한 세율을 trial-and-error 방식으로 찾으려는 접근방법도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고려대상으로는 현행 개별소비세는 대기오염, 배출권거래제는 기후변화문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배출권거래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전력부문에 탄소세를 추가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오히려 유상할당을 상향해 탄소가격화를 강화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전기에 대한 새로운 세제신설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오히려 발전원이 아닌 에너지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재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유세 인상 논의를 진행하는데 있어, 현행 유가보조금 제도의 개선이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하다"면서 "유가보조금 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유세를 강화할 때 납세자들의 순응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환경에너지세제는 대부분 석유류에 국한돼 다양한 형태이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반면 전기요금에는 정부가 산업용 에너지 보호라는 정책적 목표 하에 세금을 거의 부과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발전용 에너지에 대한 세제는 외부비용을 제대로 가격에 내재화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 배출과 같은 환경오염에 역진적인 구조로 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