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러-중 파이프라인 가스 협력에서 배울 점
[ED칼럼] 러-중 파이프라인 가스 협력에서 배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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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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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박사 /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 12월 2일자 가즈프롬 홈페이지에 중국으로 가는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 가스 파이프라인 공급개시가 간판기사로 등장했다. 중국으로 가는 파이프라인 가스를 자축함이다. 거기엔 푸틴 얼굴이 커다랗게 등장한다.

시진핑을 컨퍼런스 콜로 불러들인 사진이 뒤따른다. 야쿠치아에서부터 중국접경까지 2천2백킬로에 달한다고 자랑한다. 게다가 아무르 강 바닥 밑으로 두 가닥의 배관을 깔아 공급하는 해양기술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는다.

가즈프롬과 CNPC 간의 가스계약은 30년 짜리이다. 야쿠치아에서 가장 큰 가스정인 차얀딘스코(매장량: 1.2TCM)를 확보했기 때문에 매장량 리스크 또한 최소화했다.

사과도 큰 게 맛있다. 가스전 개발사업 또한 매장량이 큰 가스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성공의 열쇠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북극 LNG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PNG를 도입하여 가스안보를 강화했다. 가장 큰 사과를 중국이 챙겨가면 남겨진 사과들은 아무래도 그 사과만 못하다. 그래서 선점이 중요한 것이다.

이처럼 PNG를 도입할 때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가 있다.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바로 물량이다. 보통 30년 파이프라인 운송계약을 하게 되므로 LNG나 PNG나 도입물량에 대한 충분한 백업, 즉 최소 매장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PNG는 파이프로 연결하는 것이니 주변 파이프와 연계하므로 물량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겠지만, 추가적인 물량을 확보하지 않게되면 Take-or-Pay 계약성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물량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바로 이점에서 러-중 파이프라인 개시 소식은 우리에게 두 가지 부담을 한꺼번에 준다. 하나는 우리도 PNG를 도입해야 할텐데 하는 시기적 부담과 중국이 먼저 선점한 물량 때문에 우리의 매장량 리스크를 커졌다는 불안감이다.

둘째는 루트다. 어디를 경유하느냐는 문제다. 사실상 LNG 도입은 이 문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입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해운사를 결정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돌아서 오건 어디를 경유해서 오건 간에 제때 수요처에 배달이 되면 된다.

그러나 PNG는 사업초기에 고민해야 할 가장 복잡한 부분이 바로 경유에 대한 시나리오인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공급처에서 직접 받는 것이다. 국경을 하나 통과할 때마다 국경통과료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배달 사고를 칠 위험한 이웃과는 애초에 파이프 건설과 관련한 제반사항을 논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우리는 중국과 형편이 다르다. 주변국인 몽골과 북한에 대한 외교적 부담이 우리와 차원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몽골 국경을 우회해서 러시아로부터 직접 가스를 받는 경로를 선택했다. 그것은 군사외교적인 측면에서도 현명하지만 사할린 가스를 추가공급받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에 ‘신의 한 수’ 라 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의 고민은 깊어진다. 20년 전 이르쿠츠크 사업 때처럼 몽골-중국-북한을 모두 경유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우리도 러시아에서 직접 받는 경로를 해저배관이더라도 선택할 것인지. 지금와서 생각하면 20년 이르쿠츠크 사업은 순수 그 자체다.

열정만 있었지 매장량리스크와 국경통과 리스크 모두를 떠 안았다. 일본이 포기한 이유도 바로 이 두 가지 때문이다. 말단에 있는 국가의 리스크는 그 앞에 있는 국가들보다 고민의 보따리가 더 크다. 때문에 북한을 경유하는 루트에 대해서 우리의 고민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스배관이 북한을 경유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에너지안보 주도권을 북한에게 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전략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을 이웃으로 볼 것인지 남북한을 하나로 볼 것인지에 따라 루트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셋째는 파트너쉽이다. 요즘 부동산 매수에서 절세는 필수다. 대출을 껴서 자녀에게 증여할 것인지 부부 공동명의를 할 것인지 등등. 바로 우리의 PNG도 평화공존을 위해 일부러 주변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PNG 또한 안보시설로 간주하고 독자적으로 재원조달을 할 것인지.

우리의 PNG 도입은 북방국가들과의 에너지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 다행히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PNG협력에 대한 연구용역이 시작되었다. 이 문제만은 꼭 전문가의 손길에서 다뤄지고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