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유사 “정제마진 약화 석유화학산업으로 돌파”
[이슈] 정유사 “정제마진 약화 석유화학산업으로 돌파”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0.01.01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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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 둔화로 정제마진 점차 약화 전망
석유화학 공급경쟁 심화… 제품 경쟁력·수출 시장 다변화 절실
한국수출입은행 ‘정유사 정제마진 동향과 중장기 전략 방향’ 보고서

정유사들은 IMO 2020 규제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 둔화로 정제마진이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정유사들은 중장기적인 석유 수요피크 도달 및 정제마진 약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석유화학산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산업 진입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정유사 정제마진 동향과 중장기 전략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산업 전망과 국내 정유사들의 전략 방향을 알아보기로 한다. <변국영 기자>

 

▲석유제품 수요·정제마진 전망

현재 석유수요의 약 70%를 휘발유, 경유 등 도로 운송용 연료 부문이 차지하고 있어 운송용 연료 시장 전망이 석유제품 장기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도로 운송부문 중에서도 승용차 및 소형차 연료 부문이 2000년 이후 전체 석유수요 증가분의 38%를 차지해 미래 자동차 시장 전망에 따라 세계 석유수요 증가 양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승용차 및 소형차 연료 수요가 감소하나 석유화학 부문과 대형 화물 운송용 연료 부문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40년까지 석유수요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나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승용차 및 소형차 연료 수요는 연비 개선, 전기차 및 대체 연료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2020년대 후반 경 수요피크에 도달할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의 신흥국 자동차용 연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으나 미국 휘발유 수요가 2017년에 이미 정점에 도달하는 등 OECD 국가를 중심으로 승용차 및 소형차 연료수요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2020년대 후반 승용차용 연료 수요피크 도달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석유수요는 석유화학, 대형화물운송 부문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승용차 연료수요 감소로 총 석유수요 증가율은 둔화돼 2040년까지 연평균 석유수요 증가분이 현재의 절반 수준인 약 50만 b/d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장기적으로 둔화됨에 따라 정제마진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 투자

정유사들은 중장기적인 석유 수요피크 도달 및 정제마진 약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석유화학산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전체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둔화되는 반면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시장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따른 자동차 연비 개선과 전기자동차 확대 등으로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 수요 증가가 정체되며 전체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둔화될 것이다. 반면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지속 증가할 전망으로 원료로 사용되는 납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석유메이저와 중국 대형 정유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중장기 석유수요 감소 대비 차원에서 정유·석유화학 통합설비인 COTC(Crude Oil to Chemicals)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COTC 설비는 궁극적으로 정유·석유화학 플랜트를 하나로 통합해 석유제품 생산 비중은 최소화하는 한편 석유화학 제품 생산 규모를 최대화한 설비다.

정유 설비는 석유화학설비와 통합이 될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며 현재 개발 진행 중인 정유·석유화학 통합설비 프로젝트는 석유화학제품 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유설비는 석유화학설비와 수직통합이 될수록 더 높은 마진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세계 정유설비의 납사 생산 비중은 평균 8% 수준이며 운영 중인 정유설비에서도 방향족 화합물을 비롯한 일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이들 설비의 석유화학제품 전환 비중은 약 10%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반해 현재 연구개발 중에 있는 COTC 설비의 방향족(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벤젠 고리를 가진 유기화합물) 제품 전환비율은 20∼30%에 달하며 올레핀 생산까지 고려하면 석유화학제품 수율이 40∼60%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엑손모빌이 개발하고 있는 통합설비 기술은 초경질원유를 스팀 크래커 원료로 직접 투입하고 석유화학제품 전환율이 76%에 달하나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생산 가능한 에틸렌 규모가 100만∼150만톤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리, 저장, 성홍 등 중국기업들과 사우디 아람코·사빅 등은 PX와 올레핀 생산에 초점을 맞춘 COTC 설비를 개발 중에 있는데 이들 설비의 석유화학제품 전환율은 40∼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은 800만∼2000만톤에 이르는 원유를 정제하는 COTC 설비를 통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돼 일반 석유화학설비 대비 5∼10배 많은 대규모 석유화학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가동이 개시되면 세계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에 큰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

작년 2분기 싱가폴 정제마진 최근 수년간 ‘최저’

IMO 규제로 고도화 비율 높은 정유사 정제마진 개선

2018년 말 정제마진 급락 이후 지난해 6월 중순 회복세를 보였으나 IMO 2020 규제 시행으로 B-C 제품 마진의 급감이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는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했다. 지난해 2분기 싱가폴 정제마진은 최근 수년간 최저치인 배럴당 1.0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여름철 성수기 수요 증가와 더불어 미국 PES(필라델피아 에너지솔루션) 정제설비(33.5만 b/d)사고 및 영구 폐쇄 결정(6월) 등이 역내 정제마진 개선에 일조했다.

2020년 IMO 규제 강화 영향으로 경유 수요가 201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해 2020년 중 급증할 전망이다.

IMO 2020 규제 시행에 대응해 해운업계는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 장착, MGO(선박용 경유), LSFO(저유황 벙커유), LNG 등 대체연료 채택 등의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스크러버 장착 선박이 10% 초반 대, LNG 연료추진 선박은 약 3%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HSFO(고유황 벙커유) 선박용 연료 350만b/d 수요 중 약 200만∼300만b/d가 감소하고 단기적으로 HSFO에서 경유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IMO 2020 시행 초기에는 연료 적합성 및 호환성 등의 측면에서 선박용 경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혼합유(Blends, HSFO와 선박용 경유 혼합) 사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SFO 전용 생산설비 확대 등으로 LSFO 비중도 점차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선박용 경유 수요 증가로 인해 경유 생산비중이 높은 고도화 설비들의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유를 단순 정제·생산되는 잔사유를 분해해 휘발유, 등경유 등 고부가 경질유로 전환하는 고도화설비는 FCC(중질유 유동층 촉매 분해공정), HCK(수첨분해공정), Coking 설비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고도화 비율이 높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IMO 2020 규제로 인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 비율도 23% 수준으로 비교적 높으며 B-C 생산 수율이 2009년 14.8%에서 지난해 2분기에는 4.8%로 낮아지고 대신 휘발유, 경유 생산 비중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도화 설비 중 등·경유 등 경질유분 생산 비중이 높은 HCK 설비와 Coking 설비의 정제마진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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