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의 팔담댐 어도(魚道) 건설
한수원의 팔담댐 어도(魚道)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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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1.0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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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복원 향한 발걸음으로 이미지 개선효과 기대



환경단체를 ‘딴지걸기 세력’으로 경원하는 시각도 벗어야



한수원은 환경론자들에게 생태 파괴를 일삼는 기관으로 지목돼 왔다. 댐 공사장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에는 한수원을 비판하는 환경론자들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핵폐기장 문제가 떠오르면서 환경론자들은 한수원을 비판하는 정도에서 나아가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부안의 핵폐기장이 전국민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부안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환경론자들은 한수원을 생태 파괴의 주범으로 여겼을 정도이다.

이런 가운데 한수원이 한강 팔당댐에 어도(고깃길)를 만드는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에 따르면 댐 옆에 터널을 뚫어서 계단식과 자연유하식 어도를 만든다는 것이다. 계단식은 연어나 피라미처럼 작은 폭포를 솟구쳐 올라가는, 일정한 도약력을 가진 물고기를 위한 것이다. 자연유하식은 물흐름을 유지함으로써 물 속의 바닥을 타고 다니는, 다시 말해 도약력을 갖지 않은 웅어나 황복 같은 물고기가 이동하는데 이용되는 길이다.

한강의 물고기는 조사된 것만 56종으로서 잠실 수중보 위쪽에는 참마자, 피라미, 밀어, 버들치, 쏘가리, 모래무지, 은어, 꺽정이 등이 살고 잠실 아래쪽에서는 3급수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붕어, 잉어, 누치, 살치, 대농갱이, 납자루, 메기 등이 서식하고 있다.

2006년에 완성될 예정인 팔당댐의 어도는 서울시의 ‘한강 생태전략 21’에 호응하고 있다.
재작년에 서울시에 의해 추진되기 시작한 ‘한강 생태 전략 21'은 잠실 수중보에 의해 단절된 한강 물고기의 이동통로를 뚫어서 한강 하류의 물고기가 팔당댐 하류와 한강으로 유입되는 냇물로 오르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한 시책이다.

환경론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잠실 수중보와 팔당댐에 의해 웅어, 줄꽁치와 같은 회유성 어류가 팔당댐 상류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잠실 수중보 하류의 잉어와 붕어는 상류로 가는 길이 막히자 중랑천으로 올라가 집단 폐사했다. 이런 상황에 의해 환경론자들의 어도 설치가 꾸준히 제기되자 서울시는 '한강 생태 전략 21'을 마련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어도 개선이다. 서울시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잠실 수중보에 어도를 설치하기는 했다. 어도는 계단이 40㎝로 높고 또한 그렇게 높은 계단이 7단이나 연이어져 있어서 도약력이 약한 물고기는 이동이 거의 불가능했다. 따라서 수중보 남측에 물고기의 이동이 쉬운 어도를 따로 설치해서 상하류간 물고기 이동 통로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물고기가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친수성이 좋은 인공하도식 어도를 조성한 뒤 단계적으로 갑문식 어도를 설치, 유영력이 떨어지는 웅어, 황복 등 모든 어종의 이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나아가 한강의 물고기만이 아니라 강변의 동식물에게도 서식공간을 조성하는 ‘서식지 보전 및 관리전략’을 추진했던 것이다. 여기에 발맞춰 한수원에서도 팔당댐의 위아래를 어도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한수원의 어도 설치 계획은 처음이 아니다. 한수원은 양양 양수발전소 하부댐에 어도를 설치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완성 예정인 어도는 상하의 차가 47미터에 이른다.
팔당댐의 경우는 위아래의 높이가 20여 미터이다. 이를 연결하는 어도는 너비 3미터, 길이 320여 미터에 이른다. 현재 추산으로는 1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팔당댐의 어도가 완성되면 한강의 물고기 회유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환경론자들이 원하는대로 황어와 참게가 예전처럼 회유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일정부분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효과가 어느 정도이든지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한수원이 생태복원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수원은 환경론자들에게, 그리고 환경에 관심이 많은 국민에게 환경을 파괴하는 기관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시선이 팔당댐의 어도 하나만으로 씻어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한수원은 그저 환경을 이용하기만 하는 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생태복원작업에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

또한 한수원은 환경단체들이 댐과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할 경우 그들은 딴지 걸기에만 열성인 집단이라며 외면해 버릴 것이 아니라 환경단체들과 함께 ‘개발 속의 생태보전’ 또는 ‘생태보전 속의 개발’을 모색해야 한다.

어차피 21세기에는 환경보전의 최대의 화두이다. 이것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한수원 스스로가 환경친화적이 돼야 한다.
팔당댐의 어도는 단순히 물고기만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다. 거기에는 한수원의 새로운 이미지가 있다. 또한 이 나라 생태보전의 좋은 실례이기도 하다.



정법종 기자 power@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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