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 칼럼] 해외자원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E·D 칼럼] 해외자원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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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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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였을 것이다. 당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제1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해 해외자원개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바 있으며 이후 자원개발 공기업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탐사에서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자원개발 생산 구조를 구성함으로써 해외자원개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나 이후 탐사사업보다는 생산사업을 통한 자원개발 비율을 높이고자 일부 정책을 수정했다가 2014년쯤 세계적인 자원 가격 급락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에 맞닥뜨리면서 해외자원개발업계가 총체적인 재무 불안정성에 직면하게 된 것이 현재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국민적 신뢰감 상실 및 해외자원개발산업의 고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사실은 에너지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실 자원 가격의 하락이 해외자원개발 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더 이상 새로운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가 발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곧 해외자원개발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자원개발 전문가를 충원할 수 있는 원동력이 완전히 고갈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부와 자원공기업의 지원으로 수행되다 2019년에 종료된 자원개발특성화대학사업의 경우 우수 학생의 유치, 세계적 수준의 학술 활동, 현장중심형 교육인프라 확립 등 많은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원공기업 등 자원개발 관련기업으로의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더라도 해외자원개발 기업이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하는 대학의 자체 평가가 서로 상충되는 것은 대표적인 한 예일 것이다.

막대한 초기 투자금이 요구되나 성공 가능성이 낮은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야 말로 정부나 자원공기업이 민간기업을 도와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1960년대부터 자원공기업으로서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오다가 2000년대 들어 민영화된 일본의 INPEX Corp.(국제석유개발제석주식회사)의 경우 여전히 정부가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좋은 예일 것이다.

중국의 경우 해외자원개발 대상국에 대한 무상원조 및 무이자 차관 등의 외교정책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해외자원개발 현장을 전문가 양성용 테스트베드로 활용함으로써 배출 이후 자연스럽게 해당 현장에 취업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는 등 범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 자원가격에 따라 요동치는 해외자원개발 기업의 경제성만으로 자원정책을 펼쳐 나가서는 안되며 가격보다는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자원안보의 측면에서 자원정책을 꾸려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공기업이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하에 앞장서야 한다.

물론 한국가스공사가 2007년부터 참여한 뒤 현재 약 100억 달러 이상의 천연가스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모잠비크 제4광구 사업의 경우 해외자원개발에 있어서 정부 및 자원공기업이 자원안보 차원에서 꾸준히 수행해 오다 얻어진 결실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공사의 경우 신규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전혀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광물자원공사 역시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면서 해외광물자원개발에 대한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느낌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미-중간 무역전쟁에서의 희토류 쟁점화 등은 자원무기화가 현실화된 대표적인 사례이며 해외자원개발과 전문가 양성에 정부정책이 집중돼야 하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2019년 9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개최된 ‘자원개발 기술경진대회’에서는 국내 광업계 관계자 1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물자원공사 볼레오운영팀의 코발트·아연 추출공정 최적화기술이 기업부분에서,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대학원팀의 3차원 광체모델링기술이 학생부분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석유공사와 해외자원개발협회가 공동 주최한 ‘석유가스 개발 실무교육, 현장견학, 진로탐색’을 통해 국내 16개 대학에서 선발된 20명의 자원개발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석유산업의 이해, 석유와 세계, 석유개발의 이해, 비축사업의 이해 등의 전문가 강의와 울산 석유비축기지 지하공동 건설현장 및 가스전 운영사무소 현장견학, 그리고 선배와의 만남 간담회를 통한 진로 탐색 및 취업 역량 강화 멘토링 등이 수행된 바 있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동력이 상당 부분 상실된 가운데에서도 자원개발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충만한 학생들을 보면서 관련 분야의 교육자로서 그들에게 충분한 학습의 장을 제공하지 못하는 점에 가슴이 아련해진다. 자원개발 분야의 우수한 전공자들이 꾸준히 배출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자원안보의 측면에서 에너지·광물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와 자원공기업이 주도하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가 활성화돼야 한다. 자원개발 기술경진대회 및 석유가스 실무교육 현장에서의 학생들의 열띤 토론을 보면서 새로운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음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