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코로나 19와 에너지안보
[ED칼럼] 코로나 19와 에너지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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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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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박사 /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의 위기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 종식되지 않은 문제지만 더 큰 문제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 아쉬운 점과 앞으로 전화위복을 통해 기대되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질병관리와 에너지정책은 결이 다를 뿐 위기가 왔을 때 국민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코로나사태를 통해 우리의 에너지안보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파급효과 관점에서 볼 때 국민보건과 우리의 에너지안보는 비슷한 점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방향에 대해 몇 자 적어본다.

첫째는 정보와 벤치마킹의 중요성이다. 우리는 선진기술, 선진정책, 선진문화를 도입하는 데 거침이 없다. 반도적 특성 때문인지, 조선 말 쇄국정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해외문물을 들여오는데 무분별할 정도로 성급하다. 이번 코로나 관련 정보도 WHO의 입만 쳐다본 격이 되었다.

WHO는 우리국민의 건강을 책임지지 못한다. 가이드라인만 제공한다. 중국에서 코로나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심각성에 대한 WHO 의결이 5 대 5로 부결된 것을 아는 국민은 얼마 안된다.

필자는 당시 파리에 있었던 터라 프랑스 관용TV가 WHO 의결과정을 심각하게 다루는 것을 목격했다. 프랑스 언론은 전문가를 초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토록 하고 이를 경청하게 했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와 벤치마킹은 현명한 정책판단에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이다.

누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전문가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은 전문가를 얼마나 우대하는가? 흉내내기식 벤치마킹은 과도한 행정비용과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No Regret Policy“를 강조한다. 저탄소경제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아주 중요한 정책사안이다.

그러나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다양한 국제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 설 필요가 있다. 안에서 지지고 볶지 말고.

둘째, 문제해결의 우선순위이다. 머리가 복잡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해결의 열쇠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보다 내일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황산벌’ 영화에서 ‘거시기’에 대해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언어학자들을 불러서 물어보니 ‘거시기’의 사전적 의미와 통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다. 전문가는 전문가인데 전시에 필요한 전문가는 아닌 것이다. 이런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것은 바로 문제해결을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해결하는지에 대해 판단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사태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 19면 어떻고 신종코로나면 어떻겠는가? 대구 코로나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에너지안보도 마찬가지다. 공급과잉이라는 전문가 의견에만 경청하고 에너지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사라지면, 유가하락이 가져오는 비즈니스 싸이클과 유관산업의 생태계를 경시하게 된다. 위기가 기회이고, 동시에 기회와 함께 오는 위기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누군가는 경고했어야 한다. 에너지안보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안보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 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즉,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추진되는 정책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곧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다. 에너지강국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전략이 필요하다. 이럴 때 일수록 에너지안보가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한다.

셋째, 리더쉽이 곧 관리능력이다. 리더는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경계심이 커야 한다. 사자가 새끼를 낭떠러지에 떨어뜨리는 것은 그런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사태에도 영업을 계속하는 업소들은 이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허브와 같은 시스템 구축이 우리의 에너지안보를 제고하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다. 허브가 공급위기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마스크공급업자를 세무조사를 통해 압박할 것이 아니라 마스크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예방책으로 장갑을 끼라고 한다. 대안은 하나 보다 두 개가 낫고, 두 개 보다 세 개가 더 낫다.

더 많은 대안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에너지안보는 유가하락이 금융시장의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필요하다. 에너지안보에 대한 위기를 유가가 급등하는 것으로만 평가하던 시절은 지났다.

위기는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나은 숙주를 찾으면서 인간에 정착하게 된 배경이 생태계 균형이 깨진 데서 촉발된 것처럼.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민생에 대한 불안은 우후죽순처럼 번질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 몰랐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력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한 아이의 엄마로써 걱정이 많다. 서로를 공격하기 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