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영국의 임금분포공시제 관련 법령 및 시사점’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우리나라도 남녀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영국의 임금분포공시제 등 해외 입법례를 참고해 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외국입법동향과 분석 제 35호 ‘영국의 임금분포공시제 관련 법령 및 시사점’을 통해 영국은 남녀임금격차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7년 규칙’을 제정・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영국은 남녀임금격차로 인해 2011년 9월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남녀임금격차정보를 공개하도록 시행계획을 마련했으나, 정보공개가 의도한 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영국은 남녀임금격차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0년 평등법 2016년 령’과 ‘2010년 평등법’의 위임에 따라 두 개의 규칙(민간과 공공부문)인 ‘2010년 평등법(남녀임금 격차정보) 2017년 규칙’과 ‘2010년 평등법(특별의무와 공공기관) 2017년 규칙’을 제정했다.
‘2017년 규칙’의 주요내용은 상시 250인 이상을 고용하는 기관·기업은 매년 6가지 항목을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대상은 민간이든 공공부문이든 상시 250인 이상을 고용하는 기관·기업으로 규정하고, 공시시점은 매년 특정시점으로 공공부문은 3월 30일, 민간부문은 4월 4일까지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방법은 기관·기업 자사의 홈페이지와 국무장관이 지정한 홈페이지에 모두 일반인과 모든 근로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공시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6가지 공시항목은 남녀 평균 또는 중위 시간급의 차이, 남녀 평균 또는 중위 상여금의 차이, 상여금을 지급받은 남녀근로자의 비율, 4분위 임금별 남녀 근로자의 비율을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공시된 정보는 영국정부가 운영하는 남녀임금격차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며, 기관·기업 간 비교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며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 비율은 34.1%로 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017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성평등 임금공시제 등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는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2018년까지 시행한다고 밝혔으나, 2019년 임금분포공시제(가칭)로 전환해 검토 중에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의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제안이다.
입법조사처 신동윤 입법조사관은 “이 경우 임금분포의 적용대상, 공개방식, 공시시점 및 방법, 구성항목 등은 이해당사자의 양 보호법익 사이에서 합리적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윤 입법조사관은 “그 이유는 노동계와 여성계 등은 남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이 필요하 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기업의 경영자율성 침해, 노사갈등 및 사회적 위화감 증대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