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리에게 ‘그린뉴딜’은 무엇인가
[데스크칼럼] 우리에게 ‘그린뉴딜’은 무엇인가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0.05.0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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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국영 에너지국장] ‘그린뉴딜’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경제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린뉴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도 불을 지피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공약으로 ‘2050 그린뉴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요약하면 친환경 산업 혁신과 녹색일자리 창출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 3주년을 맞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한국판 뉴딜’ 구상에 그린뉴딜이 결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적극 나서는 만큼 21대 국회에서는 그린뉴딜이 에너지분야의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그린딜’ 전략을 발표하고 유럽연합 전체 GDP의 1.5%해 해당하는 330조원을 기후위기 대응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린딜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회복을 위한 모든 투자는 ‘그린딜’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린뉴딜의 정확한 개념과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친환경 산업 혁신과 녹색일자리 창출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이런 개념은 지금까지도 수없이 얘기돼왔다. 재생에너지 확대, 탈탄소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지만 이런 것은 특별히 새롭다고 할 것도 없다. 그린뉴딜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정확한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6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이제부터 한국 사회의 그린뉴딜 정의를 내리고 범주를 잡아야가야 한다. 한국에서 그린뉴딜의 정의와 목표가 무엇인지, 누가 참여할지 얘기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전담특위를 구성해 큰 기획을 어떻게 그릴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우리 정부 조직, 산업 조직체계 개편을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발언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린뉴딜의 정확한 개념은 나중에 계속 논의한다는 전제 아래 지금까지의 개념에서 본다면 그린뉴딜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에너지전환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효율 향상이 핵심이다. 이런 에너지전환을 통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것 같다. 지난 6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에너지전환은 엄청난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있다”며 “전 세계 자동차산업 일자리가 5000만개인데 이미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1000만개로 재생에너지 100%로 가면 자동차산업 고용 규모 이상인 50만개의 일자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현실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에너지전환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그린뉴딜의 핵심이라는 데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도 “지금까지는 탈성장만이 기후위기를 막는다고 했지만 우리가 어디에 투자하고 법‧제도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성장산업이 지구를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전환 산업 투자‧육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후위기를 막으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린뉴딜의 길이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그 것은 우리보다 먼저 그린딜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례로 EU가 과감한 에너지소비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의 에너지소비 추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EU 회원국 및 영국을 포함한 기타 유럽국가의 각종 통계를 발간하는 기관인 Eurostat가 공개한 에너지소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차 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소비는 ‘20-20-20의 에너지효율 목표’ 달성에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다. ‘20-20-20 기후・에너지 목표’는 지난 2007년 EU가 설정한 것으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20% 감축(1990년 대비), 재생에너지 비중 20% 달성, 에너지효율 20%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의 현 에너지 소비 추세는 유럽 그린딜에서 설정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보다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쓰고 있는 유럽 국가에게도 그린딜이라는 혁신적 목표 달성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제 그린뉴딜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화두를 던진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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