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올해 유례없는 에너지투자 감소 경험한다
[분석] 올해 유례없는 에너지투자 감소 경험한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0.07.2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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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투자 전년비 19.6% 감소한 1조5195억 달러 ‘역대 최고’ 감소
연료공급부문 투자 30.3% 줄어… 셰일산업 상류부문 투자 급감 전망
화석연료 발전 대한 투자 급감… 재생에너지발전 투자는 ‘안정적’
에너지시장 불균형 확대·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 불확실성 커질 전망
저탄소 전환 투자 부진 예상… 공공부문 주도 투자·에너지기술 투자 중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등으로 올해 세계 에너지투자 규모는 1조51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6%(3714억 달러) 감소해 역대 최고의 연간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너지부문 투자 부진 심화로 에너지시장 불균형 확대가 우려되고 있고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서 분석한 ‘IEA의 2020년 세계 에너지투자 전망과 시사점’ 자료를 정리해본다. <변국영 기자>

 

▲에너지투자 전망

2020년 세계 에너지투자 규모는 1조51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6%(3714억 달러) 감소해 역대 최고의 연간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총 에너지투자 중 연료공급부문에서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0.3% 줄어든 5949억 달러, 발전부문은 6780억 달러(-10.5%), 에너지효율・최종사용부문은 2466억 달러(-11.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간 각국의 탄소배출 감축 노력으로 인해 연료공급부문(특히, 석유·가스)에 대한 투자는 변동 폭이 커진 반면 전력수요의 꾸준한 증가로 발전부문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이었다. 2020년 발전부문 투자는 5년 연속으로 석유・가스 공급부문을 넘어서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는 모든 에너지원에 대해 투자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규모는 급감하는 반면 대규모 재생에너지발전에 대한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투자 감소 주원인으로는 ▲에너지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의 국경봉쇄 및 이동제한 조치 등이 지목되고 있다.

 

▲연료공급부문

2020년 연료공급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0.3%(2,590억 달러) 감소해 5949억 달러에 머무를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겨 2020년 석유・가스 공급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2.3%(2441억 달러) 감소한 5114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석유・가스 상류부문 투자는 전년 대비 33.3% 줄어든 3220억 달러로 예상되는데 특히 북미지역 셰일 관련 투자 감소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이후의 투자규모 감소세는 주로 비용 하락에 기인한 것이었다. 실제로 2014∼2019년 기간 동안 명목 비용이 40%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투자는 비용 하락폭보다 적은 12% 감소에 그쳤다. 그러나 비용절감이 상당 수준 이뤄진 최근 시점에서의 투자 감소는 그대로 프로젝트 활동 축소를 의미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송부문에서의 연료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석유・가스 기업들이 상류부문에서의 자본지출을 삭감하고 있다. 이미 석유 메이저들이나 국영 석유기업들은 올해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30% 정도 삭감했다. 특히, 유가 하락으로 인해 현금흐름 창출이 어렵게 된 북미지역 중소 규모 셰일기업들로 인해 2020년 셰일 관련 상류부문 투자가 전년 대비 50%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스는 석유보다는 수요 감소폭이나 가격 하락폭이 적지만 공급과잉으로 가스 저장시설이 급속도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에 2020년 후반에는 가스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의 국경 봉쇄와 이동제한 조치 시행으로 기존의 석유・가스 프로젝트 활동도 지연되고 있다.

중・하류부문에서는 최근까지 정유, 석유화학, LNG 관련 투자가 급증해 설비과잉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에 대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하류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30.5% 줄어들 전망이다.

2020년 석탄 공급부문 투자는 코로나19 영향 외에도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세계적인 소비감소 노력 및 가격 하락 등에 의해 전년 대비 15.4% 감소한 76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부문

2020년 발전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10.5%(794억 달러 규모) 감소해 678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화석연료 발전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5.2% 감소한 1107억 달러, 재생에너지 발전은 2810억 달러(-9.5%), 원자력은 352억 달러(-10.0%), 전력망・배터리는 2511억 달러(-9.4%)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었던 신흥국에서 국영기업 주도의 투자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는 유틸리티급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투자가 견고할 것으로 보이나 에너지수요 감소와 가격 변동 등의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축소될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에너지수요 감소와 전력가격 하락으로 신규 발전설비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화석연료 발전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설비에 대한 투자는 최근 몇 년간 이미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2020년에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투자 감소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11.5% 낮아질 것으로 전망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2020년 초 신규 석탄화력 발전 프로젝트가 승인됨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보다 석탄발전 투자 감소폭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발전 투자는 20% 정도를 차지하는 중동과 북미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동과 북미에서는 가스발전에 대한 투자가 1/3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9.5% 감소해 2,810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나 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지원으로 인해 연료공급부문에 대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운영비용이 적고 급전 우선권을 가지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유지되어 왔으나 코로나19 관련 각국의 봉쇄조치로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투자는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2020년 1분기의 신규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 규모는 2017년 수준에 그쳤으며 분산형 태양광의 경우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해상풍력에 대한 투자는 2020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원자력설비 건설 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쳐 올해 원자력에 대한 투자는 감소할 것이나 리드타임이 긴 특성으로 인해 투자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전년보다 7% 감소했던 전력망에 대한 투자는 2020년에도 감소세를 유지해 전년 대비 9.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력, 원자력 등 대규모 신규 저탄소 발전설비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 건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가스발전 투자 감소, 배터리 저장장치 투자 둔화 등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전망

중국은 1분기 국경봉쇄 조치 조기 해제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투자 감소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수십 년 만의 불황으로 인해 발전부문에 대한 투자가 2020년에는 하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4월부터 국경봉쇄가 완화됨에 따라 산업 생산이 재됐지만 투자 활동 위축과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에너지투자가 축소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의 발전부문 투자는 다른 지역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는 2020년 전력망 투자계획을 상향 조정했으며 대형 발전회사들을 중심으로 1분기 투자가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3월 8GW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 프로젝트가 승인돼 다른 지역에서보다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감소폭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석유・가스에 대한 투자 급감으로 에너지투자가 전년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분산형 태양광 및 석유・가스 관련 투자 급감으로 에너지투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양국의 주요 대규모 발전업체들은 2020년에도 기존의 자본지출 계획을 유지할 계획이다.

신흥국 중 화석연료의 비중이 큰 국가들의 올해 에너지투자는 급감할 것이며 특히 공공자금에 크게 의존하는 인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 발전부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멕시코와 브라질의 경우에는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멕시코는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의 송・배전망 연결이 지연되고, 브라질은 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입찰이 미뤄지고 있다.

 

▲영향 및 대응방안

에너지부문 투자 부진 심화로 에너지시장 불균형 확대가 우려되며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공공부문 주도의 투자와 에너지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에너지수요 증가에 비해 투자가 부진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에너지부문 투자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에너지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투자 감소가 지속될 경우 향후 에너지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수급・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석유・가스 공급부문에 대한 투자가 2020년 수준에서 머무를 경우 2025년에는 석유 공급이 900만b/d, 가스 공급이 연간 240Bcm 감소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나 2015년 이래로 이들에 대한 투자 규모가 연간 6000억 달러 수준에 그쳐 전 세계 탄소배출 감축과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이 불확실해진다.

경기회복과 탄소배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부문 에너지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가에서 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악화 등으로 인해 석탄 사용이 확대돼 탄소배출이 증가하는 반면 자본집약적인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지속성은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

발전부문 투자의 95% 이상이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고 있으므로 발전부문에 대한 투자 감소폭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공공부문의 에너지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 목적을 위해 수송·건물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부문의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저탄소 전력 확대 및 수송, 열, 효율 등과 관련한 에너지기술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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