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가속기와 그 응용(3)
가속기와 레이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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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기와 레이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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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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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 펄스 레이저로 탁상형 가속기 출현 기대
암치료용 양성자 가속기, 암치료 획기적 전기
▲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의료용으로 개발중인 단색X선 발생용 소형 전자가속기(길이 1.5m)

탁상형 레이저 가속기


전자가속기가 기초과학과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그 응용분야가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보다 보편화되는 데는 큰 걸림돌이 있다.

그것은 전가가속기의 규모가 크고 복잡하며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 가속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X선 자유전자레이저용 15 GeV 선형가속기는 길이가 2 km에 이른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추진되었던 초전도 초대형 입자가속기(SSC, Superconducting Super Collider)는 길이가 약 87 km에 이르는 거대한 시설인데, 천문학적인 건설비로 인해 건설이 중단되었다. 산업용 가속기는 그 동안의 소형화 노력 덕분에 많이 작아졌지만, 아직 더 소형화, 저렴화할 필요가 있다.

가속기가 이렇게 거대해지는 이유는 고주파를 이용하는 현재의 방법으로는 단위 길이 당 얻을 수 있는 에너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법으로 1 미터당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는 1억 전자볼트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중의 하나가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레이저를 금속에 쪼이면 플라즈마가 만들어지고, 레이저 펄스가 플라즈마와 상호작용할 때 강력한 전자기파동이 생성된다. 이 파동은 마치 배가 지나간 뒤에 생기는 물결처럼 퍼져나가게 되는데, 어떤 적절한 값의 속도를 가진 입자가 여기에 주입되면 이 파동을 타고 가속되어 매우 높은 속도에 이르게 된다. 해변에서 파도타기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종래의 가속기로는 달성할 수 없었던 고에너지를 생성한다든지, 기존의 가속기가 1/10에서 1/100로 소형화되어 탁상형 가속기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요즘 세계 각국에서 암치료용 양성자 가속기가 속속 건설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국립암센터에 양성자 치료기를 2005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이 가속기를 사용하면 정상세포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종양만을 골라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암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성자 치료기가 보편화되려면 장치를 소형화하고 값은 싸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레이저를 이용한 소형 양성자 가속장치가 실현되면 전국 각지의 대형병원에 설치되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기초연구 단계에 있으며, 10년 이상 지나야 실현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저 가속기 기술은 미국 로렌스리버모아국립연구소와 알곤국립연구소, 캘리포니아대학, 프랑스의 원자력연구소, 영국의 러더포트애플톤연구소, 일본의 원자력연구소와 오사카대학교 등, 수많은 연구기관에서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기연구원의 첨단가속기 창의적 연구개발사업단(단장 석희용)에서 레이저 플라즈마를 이용한 전자가속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외부 주입 없이 자체적으로 발생한 전자빔을 가속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이저 가속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레이저가 필요하다. 이 레이저의 시간폭은 빛이 머리카락 하나를 지나가는 정도로 극히 짧은 시간이며, 출력은 전세계 모든 발전소 순간출력의 수 십배에 달하는 초고출력이다.

국내에서는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소장 이종민)에서 국내 산·학·연 연구자들이 펨토과학,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재료, 기초물리 및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극초단 광양자빔 이용자시설을 건조 중인데, 레이저 가속 분야에서도 소중한 연구개발 시설’이 될 것이다.

단색 X선을 이용한 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술


가속기 기술과 레이저 기술을 결합하면 새로운 특성을 가진 X선을 발생시켜 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 전자빔과 레이저빔을 수 마이크로미터의 공간에 집속시켜 충돌시키면 단일 에너지를 가진 X선이 발생되는데, 이를 톰슨산란 X선이라 부른다. 기존의 X선관에서는 낮은 에너지의 X선과 높은 에너지의 X선이 섞여서 나오는데 비해 톰슨산란 X선은 단일 에너지를 가진 단색 X선이 나오며, 그 에너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최근에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팀이 영국, 미국, 일본 등 세계 15개국을 상대로 실시한 방사선 검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X선 촬영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방사선 진단으로 인해 1만8500명이 추가로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 1년 동안 방사선 진단으로 인해 연간 585명이 추가로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바 있다 (1999.8.27 중앙일보). 그렇다고 방사선 진단을 안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사선 진단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방사선 진단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는 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다만, 환자의 위험이 보다 적은 방사선 진단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기본 방사선 진단의 부정적인 영향은 기존 X선 촬영이나 CT에서 나오는 X선의 에너지 스펙트럼 특성 때문이다.

낮은 에너지의 X선은 인체 피하조직에 흡수되어 영상에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인체에 해를 끼치고, 높은 에너지의 X선은 인체 조직에 따라 투과력에 차이가 별로 없어서 선명한 영상을 얻는데 장애가 된다.

톰슨산란 단색 X선은 인체에 해만 끼치는 낮은 에너지의 X선 성분이 아예 없고, 조영제에 가장 잘 흡수되는 X선만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피폭량을 1/10 이하로 줄이고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나노바이오 기술과 단색 X선을 결합하면 새로운 암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나노 약물 전달체에 백금이나 가돌리늄 등 X선을 잘 흡수하는 물질을 실어 암세포에 투입하고 단색 X선을 쬐어주면 이들 원소에서 2차 전자가 나와 종양을 사멸시킨다. 이 2차전자의 이동거리가 수십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변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종양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레이저와 전자가속기를 결합하여 단색 X선을 발생시키고 이를 의료, 원자력 등의 분야에 이용하는 기술은 미국, 일본 등에서 최근 많이 연구되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국립암센터의 지원으로 단색 X선을 이용한 진단 및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일본 동경대학에서는 단색 X선을 이용한 관상동맥 촬영용 소형 전자가속기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이론적 연구와 함께 타당성 검토를 해 왔으며, 그동안에 축적된 전자가속기 기술과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단색 X선 발생 및 이용기술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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