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
변화하는 기후 따라 국가차원 적응방안 수립해야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
변화하는 기후 따라 국가차원 적응방안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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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3.0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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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연구 및 자료관리 등 체계적 대응으로 예방 가능
▲ 아주대 장재연 교수, (사)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최근 100년 동안 한반도의 평균 기온 상승폭은 1.5℃로 전 세계적인 평균 기온 상승폭인 0.6℃보다 더 큰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기온변화는 단순히 기온의 상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지구환경의 변화를 통해 이상기후와 기상재해를 일으키고, 육지 상에 생식하는 동·식물의 개체 수 및 분포를 포함한 생태계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한 변화는 나아가 건강, 경제, 산업 등을 망라한 인간생활에 포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도시 지역에서 기온과 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 기온상승에 따라 사망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2003년도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혹서로 인하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같이 국내에서도 1994년 유례없는 더위로 7, 8월의 두 달 동안 서울에서만 전년도의 같은 기간에 비하여 사망자가 988명이 늘어났다.

같은 해 서울시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가 802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혹서 발생에 따른 인명피해가 예상외로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고온현상을 보이는 날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일 최고기온이 30℃ 이상인 날의 발생빈도가 1991년 33회에서 2000년 53회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35℃ 이상인 매우 높은 고온이 발생하는 경우도 1994년의 15회를 포함하여 1996년 이후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7, 8월 평균 일최고기온이 일평균 사망자수와 높은 상관관계(r=0.9)를 나타내고 있음을 고려할 때 고온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저감하기 위한 대책수립과 이를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기상재해와 관련 국내에서 피해규모가 가장 컸던 20대 중요 자연재해의 발생추이를 보면 90년대 이후가 4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80년대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징적인 현상으로 국내의 경우 최근 10년간 재해 발생시 호우 또는 태풍의 지속기간이 1990년대 초반(1991년부터 1995년)은 평균 2.5일 이었으나, 1996년 이후는 평균 4.2일로 장기화됨에 따라 피해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195건의 기상재해로 인해 총 1,541명의 사망자(실종자포함)가 발생하였다.

폭풍이 72건으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기상재해로 나타났고, 다음은 호우로 64건을 기록했다.

발생 재해별 사망자수의 경우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발생건당 21.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호우로 인한 사망자로 평균 12.6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 강우 및 강설, 구름, 습도, 풍속, 풍향 등 전체 날씨 패턴은 대기오염의 발생, 확산, 이동 등에 영향을 미치며 대기 중의 화학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기 중 오존농도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최고기온이 25℃ 이하인 날들의 평균 최고오존농도는 30.0ppb로 나타났고, 35℃ 이상인 날들의 경우에는 평균 최고오존농도가 57.1ppb로 대략 2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4년 여름철과 같이 장기간의 혹서발생 기간 동안 서울지역의 최고 오존 농도의 평균은 63.8ppb로 과거 3년간 같은 기간동안의 평균 농도인 34.1ppb와 비교하여 2배정도 높았다.

해마다 오존 오염도의 증가추세에도 오염물질 발생의 증가뿐 아니라 기온상승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오존농도 상승으로 인한 건강피해의 증가도 기후변화의 간접적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수목류, 목초류, 잡초류의 화분과 곰팡이 농도는 서울시의 경우 1998년부터 2002년 기간동안 모두 년도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후온난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일부 전염성질병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관리되고 있는 법정 전염병 중 기후변화와 관련성이 낮은 법정전염병들은 유행성 이하 선염을 제외하고 대부분 감소추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IPCC 보고서 등 국제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와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질병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산증후군출혈열, 랩토스피라증, 발진열, 비브리오 패혈증 등은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10년 동안 기후변화와 관련성이 논의되고 있는 전염병 중 말라리아 환자가 총 1만391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세균성 이질, 쯔쯔가무시증의 순이었다.

2001년의 경우는 쯔쯔가무시증이 1년 동안 2638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자수를 기록했고, 다음이 말라리아, 세균성이질의 순이었다.

기후변화문제에 대처하기 위하여 온실가스배출을 저감하거나 제거하는 완화방안은 중요한 실천방안이다.

국제적 공동노력에 동참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산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기후시스템은 단기적으로 회복이나 조절이 불가능한 만큼 변화하고 있는 기후에 환경이 적응할 수 있는 적응전략의 수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미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피해에 대하여 국가차원에서 적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동일한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사회적 대응능력에 따라 피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역별 또는 인구집단별 조사를 통해 민감 집단 및 취약집단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집중적 관리방안을 수립하거나 예측모델을 개발하여 사전예보, 사후대비책을 미리 교육하는 것 등은 막대한 투자비용 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기후변화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적응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수많은 국책연구사업이 실시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의 평가, 미래의 영향에 대한 예측, 완화 및 적응방안 등에 대한 대규모 연구들을 서두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상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나고 있고 그러한 영향의 크기 역시 예상보다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매미와 같은 한번의 태풍으로 인해 막대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자연재해는 대비책에 따라 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분야의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 역시 체계적으로 대응하면 많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직·간접 영향의 인과관계를 확실하게 규명하고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국가적인 적응방안을 수립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한 관련 연구의 수행과 자료의 관리 등은 정책적으로 매우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를 국제적인 환경규제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이해하고 적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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