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만5천볼트 시대 개막의 의미
765kV, 안정성·경제성 등 효과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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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kV, 안정성·경제성 등 효과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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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3.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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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전력에너지 유통체계 확보
“21세기 선진경제 도약 밑거름 될 것”

지난해 12월 29일 한전 대강당에서 개최된 765kV 송전망 준공식은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기존의 154kV와 345kV와는 격이 다른,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서곡이었기 때문이다.

765kV 송전망은 동양 최초임과 동시에 현재 미국, 캐나다 등 10여개국에서만 운전되고 있는 전력설비이며, 2002년 5월 최초 상업운전 개시일을 기준으로 지난 1976년 345kV 운전개시 이후 26년여만에 이룬 개가이다.

765kV 송전망은 대규모 전력수송면에서 345kV보다 5배가량 용이할 뿐만 아니라 전력손실도 345kV에 비해 20% 수준에 머물러 뛰어난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변전소 역시 345kV의 경우 4개가 담당하던 것을 765kV는 하나만 있으면 되고, 송전철탑이 차지하는 부지 면적도 33%에 불과해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한 건설원가도 절감돼 kW당 원가가 345kV에 비해 74% 수준이다.




▲ 안정적 전력공급 ‘대동맥’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전력설비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연 10%대의 급격한 전력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1인당 전력소비량 또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전원단의 대부분이 해안에 위치해 있고 전력설비 건설에 필요한 입지확보에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전력수요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으로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커다란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간별로 기존의 345kV 송전선로를 수개씩 추가로 건설해야 하지만 이는 낭비일 뿐만 아니라 부지확보 어려움, 계통운용 조건의 악화, 미래 계통구성의 합리성 요구 등 현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류’가 아닌 ‘대동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1965년 Hydro-Quebec 전력회사가 북쪽 Church Fall 수력발전소에서 발전한 약 500만kW의 전력을 700km 떨어진 몬트리올까지 수송하기 위해 공칭전압 735kV, 최고전압 765kV로 송전하기 시작한 캐나다가 700kV급으로는 세계 처음이다.

이후 미국 AEP 전력회사가 1969년부터 공칭전압 765kV, 최고전압 800kV로 송전을 개시했으며, 이후 미국의 New-York 전력, 브라질, 베네수엘라, 남아공화국에서도 공칭전압 765kV 송전선로를 도입 운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80년대에 1150kV로 운전하고 있으며, 일본도 2000년대 초에 1000kV로 격상시켰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대말부터 765kV 격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보류와 재검토를 거듭한 끝에 지난 91년 7월부터 공식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2002년 4월 26일, 연구·기자재 개발, 설계 및 시공 등 전 분야가 순수 국내기술진에 의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 첨단 신기술·신공법 적용


765kV 송전전압은 미국, 캐나다 등 외국의 운전경험으로 확인된 전력계통의 신뢰도, 기자재 조달, 기술적 특성 및 우리나라의 지형적인 특성을 감안한 경과지 확보 측면을 고려해 선정됐다.

방식도 수평배열 1회선보다 2배의 전력수송 능력을 가진 수직배열 2회선 방식이 세계 최초로 시도됐다.

1루트(2회선)당 840만kW의 전력수송이 가능한 765kV 송전선로는 동해안계와 서해안계의 2계통으로 구분돼 있다.

 



765kv GIS




울진원전 발전전력의 계통 연결을 위한 동해안계는 765kV신태백변전소로부터 765kV신가평변전소에 이르는 155km이며, 당진, 태안화력 발전소의 발전전력 수송을 위한 서해안계는 당진화력발전소로부터 765kV신서산변전소를 거쳐 765kV신안성변전소에 이르는 178km 구간이다.

이 가운데 서해안계는 지난 2002년 5월 상업운전에 돌입했으며, 동해안계는 올 9월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765kV 송전선로는 설비신뢰성과 시공성 향상 등을 위해 국내 상용 송전선로로서는 처음으로 강관 철탑과 6도체 방식이 사용됐다. 또한 원통형 심형기초, 원형강관철탑, 크레인 조립공법 등 각종 신기술과 신공법이 적용됐다.

환경친화적인 건설을 위해 실규모 시험선로를 통한 장기 시험을 거쳐 코로나로 인한 소음, 라디오 잡음, 전계, 자계, 풍소음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765kv 변압기




최대 1000만kW(5Bank 기준)의 공급이 가능한 765kV 변전소 역시 안정성과 환경조화 및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옥외 Full GIS(가스절연개폐장치) 형식을 택했다.

또한 컴퓨터와 광LAN을 이용한 감시제어시스템과 완전 2계열화된 디지털 보호계전 시스템, 과도전위 저감대책 및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접지설계 등 각종 첨단기술이 도입됐으며, 구조물의 강도 및 환경조화 등을 고려해 강관형 인출철구를 채택했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도 주의를 기울여 변전소 지표면 처리에 컬러 투수콘을 채택하고 외곽에는 수림대를 설치했다.

▲ 산업전반에 유무형 파급효과


765kV의 송전망 구축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단순한 송전용량 증가에만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선 대전력 수송체계 구축으로 지역간 전력수급의 불균형 해소와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게 됐고, 향후 통일시대를 대비한 동북아 전력에너지 유통체계를 미리 확보하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765kv 인입용 GANTRY




고전압 대전력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765kV로의 격상 자체만으로도 기술수준을 증명하는 것이지만, 나아가 외국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전 분야를 순수 국내기술진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것은 3000억원 이상의 외화절감 효과는 물론 무형의 의미도 적지 않다.

또한 하위전압급에도 기술이 전파돼 전반적인 수준 향상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한전 뿐만 아니라 국내 전력관련 산업 전반에 상승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한전은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미얀마 전력망 진단 및 개발조사사업에 들어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활선 공법 연구, 환경 친화형 신개념 철탑 설계연구, 가공 송전선 허용용량 산정시스템 개발 연구, 가공 HVDC 송전연구 등도 진행중이다.

특히 가공 HVDC 송전연구의 경우 직류 송전선로 개발 뿐만 아니라 육지 교류계통에서의 직류송전기술 도입 방안 검토를 포함해, 장기적으로는 동북아시아 전력계통 연계사업 추진에 필요한 선로환경기술, 송전 기자재 및 일부 계통분야의 대전력 수송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경제적 및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

반면 송변전 설비에 대한 지역주민의 기피현상 심화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의 집단민원 증가는 뛰어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전은 “765kV로의 격상은 우리나라의 안정적 전력공급은 물론 21세기 선진경제 도약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765kV 사업의 수행으로 얻어진 기술력과 시공경험은 중전기 사업분야의 국제경쟁력 향상은 물론 향후 후속사업 추진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병훈 기자 yaho@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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