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7) - 건강의 신화와 건강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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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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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진화론이 옳다면, 인간이 생각을 하게 됨으로 얻은 병의 대표는 정신병일 것이다.
물론 정신병은 동물에게도 있다. 쥐나 개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정상 행동을 하는 등 정신병 증상을 보인다.

인간의 정신병 중 하나가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이다. 건강염려증이란 신체에는 치료받아야할 특정 질병이 없음에도 자신이 심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치료가 아주 어렵다.

병이 없는 것이 병인 셈이다. 병이 없는 것이 병이라니 인간이 건강하게 살기는 정말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면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자기 몸을 망치는, 만성 자살이라고 하는 술과 마약 중독 등이 아니라면, 보통 상황에서 한 개인이 통제 가능한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사고다. 불행스럽게도 암이나 성인병은 유전이나 환경이 영향을 미치고, 개인이 통제하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즉 운이 많이 작용한다.

비록 담배가 기호 식품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금연을 하면 흡연자보다 건강하게 5~10년 이상 더 살 수 있다고 하지만, 담배의 해독으로 죽기 전에 다른 원인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건강과 장수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운이고, 그 다음은 사고를 막는 것이며, 다음은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덧붙일 것은 마음의 건강이다. 처음 말한 건강염려병에서 보듯이 마음의 건강 또한 신체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마음의 건강은 본인이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마음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조심스럽게 이 질문에 답한다면, 그 답은 희망과 포기의 적절한 타협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수많은 처세술 책을 보면 한결같이 희망을 버리지 말고 열심히 살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성공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성공이나 처세술 관련 책을 아무리 읽어도 서민으로 머물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가혹한 경쟁 속에서 마음의 병만 깊어가고, 가족과 가정이 해체되고, 이혼율은 무려 30%를 넘어서고 있지 않은가?

쉽게 말해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체념할 것은 체념하는 마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염려증은 대부분 건강에 과도하게 집착하기 때문에 생긴다.

물론 더 근본적으로는 극단적인 자기애나 자신에의 집착도 문제가 되겠지만, 건강하지 못할 지라고 건강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고 어느 정도 체념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오히려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는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되, 포기할 것은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사회다. 이러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현대 사회는 물질에 있어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수명과 신체 건강도 연장됐지만, 마음의 건강은 예전과 같거나 오히려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자본주의의 경쟁의 부정적인 면이다.

일전에 입사 동기 10명일 때 몇 명이 진급할 경우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에 관한 연구가 있었다고 한다. 결과는 많은 사람이 진급이 가능할수록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즉 1명이 진급할 수 있을 때보다 9명이 진급할 수 있을 때 훨씬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다. 이 역시 포기가 어려울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게 됨을 말해주는 예라고 보여진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독자분들께서는 설령 몸은 약간 덜 건강하더라도 마음의 건강만큼은 최선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김승열 / 강릉 동인병원 응급의학과장,
영동 응급의료 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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