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본격화 - 북한을 알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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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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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표준말, ‘문화어’
▲ 전 미영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남한에서의 표준말 하면 우리는 너무도 당연히 서울 지역의 말을 떠올린다.
그러면 북한에서의 표준말은 무엇일까.

북한에서의 표준말은 ‘문화어’라고 불리 운다.

우리가 가끔 북한의 방송에서 듣게 되는 북한 아나운서들의 말투가 바로 ‘문화어’를 사용한 것이다. 북한에서 ‘문화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된 것은 1966년 김일성의 교시를 통해서였다.

당시 김일성은 ‘혁명의 수도’인 평양을 중심으로 하고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언어를 발전시켜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때 평양말을 북한의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 서울말을 표준으로 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하여 이미 서울말로 상징되는 표준어라는 용어 대신에 ‘문화어’라는 명칭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북한당국에서는 ‘문화어 운동’을 벌여 평양말을 중심으로 하여 북한의 언어 규범들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남한의 한글규칙들이 ‘표준어’를 중심으로 정리된 것이라면 현재 쓰여 지는 북한의 언어규칙들은 ‘문화어’를 중심으로 정리된 것이다.

표준어는 자연발생적으로 성립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인공적으로 제정되며 이런 경우, 수도나 문화중심지의 언어가 표준어의 기반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해방 후 남북에 각기 다른 정권이 들어설 당시에도 한반도의 유일한 수도는 서울이었다. 6.25 직후 북한군이 서울에 진주했을 당시 로동신문은 “우리조국의 수도 서울”, “우리조국의 민족적 및 국가적 문화의 중심지 서울”의 입성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등 서울을 한반도의 유일한 수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의도했던 적화통일이 실패로 돌아가고 휴전협정이 체결되는 시점을 기해 북한당국은 “우리조국의 민주수도 평양”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66년 북한당국이 평양말을 중심으로 북한의 표준어, ‘문화어’를 공식화했다는 것은 북한의 수도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언어규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자 남북한 언어의 분화가 공고화되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북한당국은 ‘문화어’라는 말 대신에 ‘평양 문화어’ 또는 ‘평양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즉 평양말은 ‘민족어의 전형이고 본보기’라고 언급하는 등 ‘문화어’의 근거지인 평양을 직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최근 북한당국이 평양이 고구려와 고조선의 수도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대동강유역을 문명의 발상지라고 선전하는 등 평양을 중심으로 북한정권의 정통성을 재창출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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