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 칼럼(3)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교육
성문화 칼럼(3)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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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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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주체의 자주성 확보
사회유지·자유측면 고려

연재를 시작하고 뒤늦게 이 칼럼 코너의 주제와 앞으로 쓸 거리에 대해서 소개한다. 지금 연재하는 칼럼은 원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교육’이라는 큰 주제로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바를 부담없이 풀어쓴다는 의도로 시작했다.

그런데 연재를 시작할 즈음에 ‘이승연씨의 위안부 누드 파문’이 일어나 칼럼의 주제와도 조금 관련이 있는 시의적절한 글을 내보낼 수 있었지만 그런 화제가 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면 더 바람직하지만 바람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남성, 여성, 제 3의 성의 각 주체들 사이의 갈등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이 칼럼이 그다지 시의적이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썼던 칼럼 “네 마누라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냐” 역시 반년 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루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성적 주체의 자주성과 자기결정권의 확보라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 사건은 성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원론적인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우선적으로 쓴 글이다.

‘원론적’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리 갖다 붙이고 저리 갖다 붙여서 문제해결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실은 원론적인 것은 모든 문제해결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원리론을 내용으로 한다.

필자는 법학을 전공했는데 각 전공과목을 배울 때 원론을 1년 동안 배웠다. 원론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원론이 중요해진다.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원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성문제 보기 위해 조금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자면, 성문제는 남성, 여성, 제 3의 성을 통틀어 어느 성적 주체·집단의 억압과 피억압의 문제다.

그 억압이 사회유지 측면과 개인의 자유측면을 모두 고려해서 볼 때 정당하냐 부당하냐, 부당하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가 성문제를 다루는 논의의 핵심이 된다.

남성과 그에 대응하는 여성, 또 여성과 남성에 대응하는 제 3의 성 각각의 성적 주체들의 커뮤니케이션, 정치행위가 성적 행위이다.

성행위도 물론 성적 행위다.

결국에는 모든 개인, 성적 주체들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드높이는 것이 성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글을 풀어나갈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이 칼럼은 매우 정치적인 칼럼이다.

그에 따라 성평등과 관련된 정치사회적 의제를 주로 다룰 것이다. 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성교육이 다루는 그런 부분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성과 관계되는 한 약간이나마 다룰 예정이다.

예전에 성인 대상으로 성상담을 1년 정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상담자 가운데는 자신의 월경주기 조차 잘 모르는 성인 여성도 있었다. 그런 여성들은 당연히 오기노식 피임법도 모른다.

자신의 몸, 성기능 조차 모르면서 성적 주체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말하는 것은 넌센스다.

독자들에게 월경주기와 관련된 기초적인 질문을 하나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월경주기가 20일에서 60일까지로 불규칙적인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에게 월경주기 피임법을 적용할 때 가임기간과 피임기간은 월경전 며칠부터 며칠까지일까?”

아주 기초적인 문제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자신의 몸을 잘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면 이 문제는 풀 수 있어야 한다.

이승훈 / 인터넷 저널리스트
인터넷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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