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전기연구원 -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익중심의 새로운 핵심가치 실현
[초점] 한국전기연구원 -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익중심의 새로운 핵심가치 실현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21.05.24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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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기술 개발 박차… 그린뉴딜 적극 지원
환경오염 주범 SF6 대체… 관련 전세계 시장 33조원 이상 추정
하늘을 나는 발전소… 에너지원 잠재력 크고 장소 제한도 적어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직무대행 유동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 첫 출발한 이후 2020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과 1개의 지역본부(광주)가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800여명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KERI는 최근 뛰어난 탄소중립 성과를 거두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KERI가 올해 거둔 핵심 탄소중립 성과를 소개한다.

친환경 가스를 이용하는 72.5kV 31.5kA급 개폐장치
친환경 가스를 이용하는 72.5kV 31.5kA급 개폐장치

SF6 대체가스 및 개폐장치 개발

KERI 신전력기기연구센터(송기동·오연호 박사팀)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SF6(육불화황)를 대체하는 친환경 가스 및 72.5kV 31.5kA급 개폐장치(Switch) 설계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SF6 가스는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는 절연성능과 계통에 고장이 발생할 경우 고장전류를 차단하는 아크소호 성능이 다른 어떤 가스와 비교해 월등하게 뛰어나 전력기기 분야에서 50년 넘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SF6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CO2(이산화탄소)의 2만3500배(CO2의 온실효과를 1이라고 하면 SF6는 2만3500)에 이르고, 한번 대기에 누출될 경우 무려 3200년을 존재하면서 지구 대기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SF6를 대체한 개폐장치의 개발 노력이 있었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KERI가 오랜 연구 끝에 완벽한 친환경 대체가스를 적용한 개폐장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KERI의 성과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SF6를 대체할 수 있는 ‘저탄소 가스’와 이를 적용한 ‘72.5kV 31.5kA급 개폐장치’ 설계기술 개발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이 아닌 지구상 자연에 존재하는 CO2(이산화탄소)와 O2(산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한 가스를 적용한 개폐장치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가스 비용도 기존 SF6 가스 대비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저렴하다. 연구팀은 또한 절연성능과 차단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설계기술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지구온난화 지수가 2만3500인 SF6 가스를 적용한 개폐장치와 비교했을 때 KERI의 개폐장치 활용은 지수가 '1 미만'일 정도로 매우 친환경적이며,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를 우리나라 전체 72.5kV 개폐장치에 적용할 경우 연간 온실가스 600만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하고 있다.

KERI는 개발한 개폐장치를 소규모 분산전원 간 계통 연계를 위한 송전선망에 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종 전기기반 각종 제품·기기들이 등장하며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그린뉴딜 및 분산전력 확대 정책을 적극 지원한다는 목표다.

연구 개발자인 KERI 오연호 박사는 “SF6 대체가스와 이를 적용한 전력기기는 그동안 해외 선진업체가 주도해 온 고난도의 기술 영역이었지만, 이보다 더욱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무해한 가스 및 개폐장치 개발에 따라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개발 기술은 72.5kV급 이하 배전급 개폐장치 뿐만 아니라 145kV급 이상의 초고전압 기기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어,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한 KERI는 이번 성과가 전력기기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핵심설계 기술을 145kV급 개폐장치에 확대 적용, 세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KERI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초고전압 개폐장치 시장규모는 33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탄소중립 선언 및 신기후체제 출범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에 따라 그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팀
한국전기연구원 공중 풍력발전 연구개발팀

‘공중 풍력발전’ 국산화 개발 도전

KERI가 한국전력공사, 경남 창원시와 함께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공중 풍력발전’의 국산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하늘을 나는 발전소’다. 공중 풍력발전은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 방식, 그리고 연 혹은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KERI 등 기관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분야는 지상발전 방식의 공중 풍력발전이다. 한전이 예산을 지원해 KERI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고,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의 장점은 에너지원의 잠재력이 크고 장소의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이 지구상에서 바람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400TW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확보가 가능한 바람 자원의 한계, 해상풍력의 경우 발전소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한계 등 각종 지형적·경제적·자연환경적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총 잠재력(400TW)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에 불과하다.

하지만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공중 풍력발전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1800TW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에 이르며, 전 세계 에너지 수요(약 20TW)의 90배에 달한다. 높은 고도의 바람 에너지는 강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하게 분포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공중 풍력발전 방식을 통해서는 높은 고도의 강한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해상에 구축할 때에도 기초 비용을 좌우하는 수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사실상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매우 뛰어나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각종 구성품(기초, 타워, 블레이드 등)이 1/10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절반 이상 감축할 수 있다. 환경 훼손, 소음, 진동, 경관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같은 장점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공중 풍력발전에 관심을 두고 타당성 검증연구를 수행했으며, 상용화 및 대용량화를 위한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기술의 확보를 위한 연구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국내유일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KERI가 창원시와 한국전력공사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시험 부지는 대단히 중요했다. 바람 조건이 좋고 넓은 평지가 필요했으며, 무엇보다 국내 최초의 연구인만큼 시험 과정에서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창원시가 마산만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 이를 발판으로 KERI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KERI 이주훈 에너지시스템 제어기술팀장은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이동식부터 대규모 발전까지 다양한 용량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응용성이 매우 높다”며 “향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동 운전기술을 실현하고, 창원 지역 내 300여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의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ERI는 향후에도 창원시 및 한전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중 풍력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 실현 및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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