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세계 석유시장 전망 - ②공급
[초점] 세계 석유시장 전망 - ②공급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1.05.24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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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유 생산 능력 확대 둔화된다”

코로나19 수요 충격·청정에너지 전환으로 세계 원유 생산능력 확대 느려져
2026년 정제설비서 생산되는 휘발유 등 총 수요는 2019년 수준 보다 낮아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세계 석유시장은 유례없는 수요 감소를 경험했다. 각국 정부의 이동제한 등으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으로 석유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제 관심은 과연 석유 시장이 언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지에 모아지고 있다. 과연 석유 수요는 언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수요 회복에 맞춰 공급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 모두가 코로나 대유행을 겪은 석유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IEA가 내놓은 석유 시장 전망을 분석했다. 그 내용을 정리한다. <변국영 기자>

 

▲2026년까지 공급 여력 서서히 축소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요 충격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때문에 중기적으로 세계 원유생산 능력 확대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역대 최대 폭의 수요 감소로 주로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900만b/d의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고 이 덕분에 향후 몇 년간은 공급 부족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여유 생산능력과 더불어 수요 증가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으로 정부와 기업들은 딜레마를 안게 됐다.

지난해에는 낮은 유가로 인해 자본 지출이 급감하고 프로젝트 추진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거의 모든 산유국의 생산량 증가가 이미 제한되고 있다. 그럼에도 2026년 세계 석유생산능력은 2020년 대비 500만b/d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까지 OPEC의 원유 생산능력은 주로 UAE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100만b/d 증가할 것이며 OPEC의 액상천연가스(NGLs)와 콘덴세이트 생산은 25만b/d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OPEC 산유국 중 감산에 참여하는 OPEC+ 국가에서는 신규 생산능력의 순 확대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의 원유 생산능력이 400만b/d 증가할 것이다. 이중 75%는 미국과 브라질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셰일산업은 재정 위기로 인해 다수의 기업이 파산하고 생산을 중단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특히 크게 받았다. 주요 석유기업 역시 에너지전환을 전략에 포함함으로써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는 전통적인 석유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안이 환경 친화적인 투자에 집중되고 있어 저탄소 사업 환경으로의 기업의 중심 이동이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과 자본지출 삭감의 영향이 2026년경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으며 2020년 대 후반에는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 아람코와 UAE ADNOC 등과 같은 중동지역의 국영석유기업은 원유 생산능력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전략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나 지난해 석유 수출 수익의 급격한 감소로 다수의 중동지역 국영석유기업이 투자에 제약을 받아왔으며 프로젝트도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원유 생산능력 증가가 둔화되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석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2026년까지 세계 석유 공급 여력은 서서히 축소될 것이다. 2026년 세계 석유 생산은 2020년의 9400만b/d에서 1억200만b/d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동 지역의 산유국들이 이 같은 증가분의 50%를 차지할 것이고 이들 국가는 주로 현재 생산을 중단한 설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이 세계 석유 공급 증가를 주도하던 환경에서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에는 OPEC+가 감산쿼터를 완화하고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증가할 것으로 이들은 여유 생산능력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원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면 석유 수요는 증가할 것이며 이란이 계속해서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면 2026년경에는 실제적인 여유 생산능력이 240만b/d로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경우 여유 공급능력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낮은 매장량을 보유한 사우디, 이라크, UAE, 쿠웨이트 등이 세계 석유시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산유량을 거의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여야 할 수 있다. 사우디 중심의 걸프 지역 4개 국가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공급 증가분의 4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산에 참여하는 23개 OPEC+ 산유국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데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이들 국가의 원유 생산량은 총 600만b/d 증가해 5400만b/d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나머지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같은 기간 400만b/d 증가해 총 5000만b/d에 달할 것이다.

OPEC+를 제외한 나머지 산유국들의 생산량 증가 전망은 암울하다. 지난해 유가 급락과 석유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추진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류부문 투자는 2019년 대비 30% 감소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2020년 개시된 프로젝트 재원의 70%는 브라질, 가이아나, 러시아에서 제공했고 2026년까지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100만b/d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산유량은 2026년까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셰일지역의 생산비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과거와 같은 저리의 자본 조달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셰일기업들의 인수・합병이 계속되고 있으며 소규모 독립계 미국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하던 과거보다 더욱 보수적입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은 기업의 환경・사회・거버넌스(ESG)를 인지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산유량 확대가 둔화되면서 OPEC+가 공급을 증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이로 인해 사우디와 다른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투자를 늘리고 생산 확대 계획을 가속화할 수 있다. OPEC+는 감산활동으로 인해 줄어든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나 단기적으로는 원유 공급을 계속해서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정제설비 과잉, 설비 폐쇄 통해서만 해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제3차 정제설비 폐쇄가 시작됐으며 2020년 한 해 동안 정제설비 가동은 약 10% 감소한 7440만b/d에 그쳐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연평균 정제 마진은 최소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020년에는 수송용 연료 수요가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나 석유화학부문의 수요는 탄력적으로 유지됐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석유산업의 미래를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미래에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수송용 연료 수요에 급격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석유화학은 유일하게 성장하거나 안정을 유지하는 부분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제활동 감소는 수송용 연료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2019년에서 2026년까지 석유 수요 증가의 1/3은 정제를 거치지 않는 NGLs와 바이오연료와 같은 석유제품에 의해 충족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기업들은 수송용 연료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석유화학부분과의 통합이나 정제설비 내 이용 또는 판매를 위한 재생에너지 경유 및 수소 생산 프로젝트 등에 점점 더 관심을 돌리고 있다.

2026년 정제설비에서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총 수요는 2019년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연료 중심의 정유사들은 선박용 초저유황 벙커유 덕분에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락, 계속된 정제 용량 증가, 장기적・구조적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정제설비 용량 과잉 상황은 대규모 설비 폐쇄를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이미 폐쇄 계획이 발표된 정제설비는 360만b/d에 달하며 현재 세계적으로 제3차 정제설비 적정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설비 이용률이 80% 이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최소 600만b/d가 추가 폐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과 중동, 인도가 신규 정제설비용량 확대를 계속해서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현재 기본 석유화학 재료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 석유화학기업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00만b/d의 정제설비용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까지 수에즈 운하를 기준으로 동부의 정제 설비가 2019년 수준 대비 가동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과 대서양 분지의 원유 생산 모두 기록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 OPEC+ 원유 수출은 2019년 대비 감소할 것이며 이는 생산량 감소 또는 자국 내 정제설비 투입량 증가 등에서 기인한다. 브라질, 가이아나, 노르웨이, 캐나다 등이 원유 수출 증가를 주도할 것이며 미국은 원유와 정제제품, NGLs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서 석유 순 수출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게 될 것이다. 또한 정제 제품 교역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증가해 2026년까지 동 지역 석유 수입 의존도가 8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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