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세계는 지금 전기차 배터리 전쟁 중이다”
[초점] “세계는 지금 전기차 배터리 전쟁 중이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1.06.1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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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10위 안에 중국 4개사·한국 3개사·일본 3개사… 한·중·일 독과점 체제
중국 시장,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제외하면 10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이 장악
중국, 보조금 점진적 철폐… 외자 배터리 기업 중국 시장서 규모 확대 계기
중국 기업, 자국 시장 넘어 해외시장 진출 가속화… 한국·일본 기업과 치열한 경쟁
EU, 2025년까지 세계 2위 배터리 생산기지 목표… 미국, 기업 차원 신기술 연구 활발
전문가들 “유럽·미국, 단기적으로 한·중·일 3국에 실질적 도전 되기 어려울 것”
글로벌 자동차 기업, 배터리 중요성 커지면서 전략 변화… 자체 개발·생산 나서

전기자동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배터리 전쟁의 중심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들이 있다.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EU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서서히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은 ‘한·중·일 배터리 시장 관련 동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변국영 기자>

 

세계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 기업이 독과점을 이루고 있다. 지난 1분기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는 중국의 CATL(15.1%)이며 LG에너지솔루션(9.8%)과 파나소닉(8.0%)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시장점유율 10위 안에 중국 기업이 4개사(CATL, BYD, CALB, Gotion High Tech, 용량 20.5GWh), 한국 기업 3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용량 14.7GWh), 일본 기업 3개사(파나소닉, 인비젼, PEVE, 용량 9.6GWh)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10.4%)이 3위에 진입한 것을 제외하면 CATL(50.1%), BYD(14.3%)를 비롯해 10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은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한국 배터리 기업과도 경쟁하게 됐다. 중국 화학·물리전원업계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약 20개 배터리 기업이 이미 해외에 진출했거나 현재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브랜드 전기자동차가 유럽 시장에 대규모로 수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기업보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더욱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신에너지 자동차 시대에 중국 기업이 유럽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시장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는 주로 일본 파나소닉,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미 관계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중국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중국 기업 CATL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ATL은 중국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력전지 차량 장착 규모 면에서 4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국내 동력전지 발전 초기 신에너지자동차 산업체인에 속해 있던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보호 조치로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 중 CATL은 회사 설립 6년 만에 차량 장착 배터리 규모에서 세계 1위에 올라셨다.

중국이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철폐하고 외자 배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규모를 확대하면서 CATL의 패권적 입지도 위협을 받게 됐다. 2020년 이전에는 중국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10위권 기업 중 외자 배터리 기업은 없었으나 2020년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의 탑재량이 3위에 올라섰고 지난 1/4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8.2%에 달했다.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 EU와 미국도 뛰어들고 있다. EU는 지난 2017년 유럽 배터리동맹을 결성, 독일,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10∼20곳에 대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현지 자동차 생산 수요를 충당할 정도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유럽을 세계 2위 배터리 생산기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유럽 배터리동맹은 현재까지 약 70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유럽공동이익’ 프로젝트 2개가 2019∼2020년 EU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EU 회원국 12곳과 59개 기업이 관여돼 있으며 투자총액은 200억 유로에 달한다.

미국은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그다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고체 배터리 신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체 배터리 업체인 Quantumscape는 이미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Solidpower도 독일 BMW와 미국 포드사로부터 1억3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과 미국이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한·중·일 3국에 실질적 도전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 개발·생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 자동차 대기업들은 모두 전기차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들 대기업의 배터리 전략에도 변화가 생겨 자체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포드자동차 CEO는 “지금은 전기차 시장 형성 초기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업체의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드자동차는 이미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핵심인 고체전지의 개발에 착수했다.

BMW그룹은 지난 4월 독일 정부와 공동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고체전지를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테슬라와 폭스바겐그룹도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 기업들이 배터리의 개발·생산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이 차량 설계 단계부터 최적의 구조로 차량의 무게를 경감시켜야 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차 산업체인을 장악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폭스바겐그룹이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지난 2017년 중국 CATL을 포함한 다수의 배터리 업체가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경쟁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최종적으로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그리고 중국의 CATL 등 4개 사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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