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본격화 - 북한을 알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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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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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관습의 차이
▲ 전 미영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만나는 경우 그 관습의 차이로 인해 큰 오해를 빚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문화권에서 일상적인 일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금기인 경우도 있으며 한 문화권에서의 호의가 다른 문화권에서는 모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리고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생기는 오해가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북한사람들의 태도 중 하나가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며 그것이 지나쳐 지도자의 사진마저도 신성시 하는 태도이다.

1997년 대북경수로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북한 신포에서 작업하고 있던 한국 근로자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실린 로동신문을 찢었던 일에 대해 북한당국이 작업을 중단하는 등 남북간의 갈등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 사회에서는 그 사건을 남북간의 문화적 충돌이냐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북한 측의 트집 잡기냐 하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부산아시안 게임 때 보인 북한 응원단들의 태도는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극진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당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던 북한 응원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플랜카드가 비에 젖은 채 도로변 가로수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장군님 사진을 이런 곳이 둘 수 있느냐”며 울면서 플랜카드를 걷어 가는 소동을 벌여 남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도자의 사진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북한 사회에서는 하나의 관습화된 행위일 뿐이다.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은 국보 이상으로 신성시 된다.

이들의 사진이 실린 출판물들은 노동당에서 마련된 별도의 지침에 따라 관리하도록 되어 있으며 관공서는 물론 각 가정마다 비치된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도 매일 청소를 하고 귀중히 다루어야 한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청소하는 작업을 ‘정성작업’으로 그리고 청소도구함을 ‘정성함’으로 명명하고 있을 정도이며 이에 소홀히 하였다는 사실이 적발되면 심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북한사회의 독특한 문화적 관습으로만 보아 넘길 수 없는 북한체제의 전제성과 비민주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징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이러한 독특한 체제 이 외의 다른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주민들에게는 이러한 행위들이 규범화된 관습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또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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