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신정부 에너지-기후안보에 대한 고민: 무엇이 고래를 춤추게 할 것인가?
[ED칼럼] 신정부 에너지-기후안보에 대한 고민: 무엇이 고래를 춤추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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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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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박사/ 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 신정부를 향해 전문가들의 고견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를 받는 것이 원전인 것 같다. 물론 원전의 중요성은 에너지안보, 경제안보, 기후안보 차원에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에너지안보는 에너지믹스에 대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는 여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느 특정 에너지원만이 부각되는 것은 냉탕과 온탕이 반복될 것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

어제 미국증시가 연준의 ‘빅스텝’으로 휘청거렸다. 글로벌 증시의 여파는 원자재發 인플레로 국내에 더 큰 파장으로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대내외 환경이 온통 지뢰밭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출범하는 신정부가 딱해 보이는 것은 괜한 오지랖일까? “헌법수호와 시장경제”를 내세운 신정부는 과연 무엇으로 고래를 춤추게 할 수 있을까?

내각이 어느 정도 구성되었으니 어련히 잘 하겠냐만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반평생을 산 책임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기후정책에 국한하여 고래를 춤추게 할 방안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탄소중립의 중심이다. 즉 에너지안보는 곧 기후안보의 밑거름이 되어야 하고 기후안보를 위한 에너지전환이 곧 에너지안보를 담보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주요 에너지원별로 공기업형태로 있다 보니 신정부가 강조하는 원칙, “헌법수호와 시장경제”의 하나는 지켜낼 수 있겠지만 나머지 하나는 이해관계자들간 충돌이 불가피하여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기에는 꽤 난이도가 높다.

그래서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이 꼭 지켜지킬 바란다.

첫째, 균형있는 에너지믹스. 고호의 해바라기 정물도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인다. 좀더 생동감있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시체를 보는듯한 섬뜻함이 있다. 에너지산업 또한 그렇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가격이 급등한 천연가스를 보자. 브릿지 연료로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치부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연료가 되었다.

원유는 어떠한가? 팬데믹이 종식될거라는 기대도 잠시, 중국의 강력한 통제로 원유 120달러시대를 지연시키고 있다. 공급망 문제 또한 운송비 가중으로 인한 문제, 즉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공포에 가깝다.

석탄은 또 어떠한가? 이런 상황에 에너지산업의 시장경제는 과연 성과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정부의 고민이 클 것이다. 화석연료의 역할과 원전-신재생의 역할은 다르다. 화석연료 또한 CCUS의 저장을 주도적으로 책임질 에너지원이다. 소외되는 에너지원이 없어야 한다.

둘째,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에너지공기업이 원별로 따로 존재하다 보니 공기업을 상대로 운송을 책임지고 선박을 제조하는 업계의 경쟁력은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다. 때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때도 있고, 민간투자가 허용된 분야에만 투자과 과열되는 상황도 연출된다.

자연히 리스크가 큰 자원개발은 다시 고스란히 공기업의 몫으로 떨어지게 된다. 최근 오일메이져들이 CCUS 밸류체인에 뛰어든 것은 바로 탄소중립을 향한 에너지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한데서 출발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셋째, 리질리언스(회복력)가 담보될 수 있는 경영평가.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다시한번 제고할 필요가 있다. 경영평가니, 국정감사니 단기성과로 공기업을 평가하는 체제는 Life-cycle이 긴 에너지산업에 적합하지 않다.

불과 몇 년 전에 마이너스 유가를 찍었을 때 미국 셰일오일 회사를 인수했다면 어땠을까? 그 해 국정감사에서 난도질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옥시덴탈을 보라. 워런버핏이 투자비중을 늘려가고 있지 않나?

우리나라 에너지 공기업은 하나의 에너지원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에너지서비스가 다양하게 연출되기 어렵다. 마치 고래와 같다. 고래가 육지로 나와 돌아다닐 수 있는가? 물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공기업은 고래같다. 크지만 주변환경에 취약한.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에너지 고래들을 춤추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위의 세 가지에 대한 명확하고 선명한 비젼, 그리고 춤출만한 인센티브가 제시되어야 한다.

인수위가 앞으로 어떤 형태로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분명히 역할을 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를 고민한다면 신정부의 성과는 다음 정부의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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