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석유소비 어떻게 줄여야 하나 - ①
[기획] 석유소비 어떻게 줄여야 하나 - ①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5.23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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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소비 감축, 임시방편에 머물러선 안 돼”


수급 불균형 가중·유가 큰 폭 상승 등 현실 위험 도사리고 있어
2030년 선진국 석유 수요, 반드시 2021년 대비 1500만b/d 낮아야
IEA ‘세계 석유소비 감축 방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의 영향이 큰 석유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정리한 ‘IEA의 세계 석유소비 감축 방안’을 들여다보자. <변국영 기자>

 

▲소비 왜 줄여야 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원자재 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며 그 중에 러시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석유시장의 타격이 가장 큰 상황이다. 러시아는 세계 3대 석유 생산국이자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세계 석유시장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지는 가운데 천연가스 시장과 함께 세계 에너지 안보에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는 크게 출렁였으며 국제 기준유가는 한 때 배럴당 150 달러에 육박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으며 영국은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점차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IEA는 앞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이 더욱 확대되거나 러시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 그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석유시장에서 변동성이 장기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절반 이상이 유럽으로 보내지고 다른 20%는 중국으로 공급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과 가격 변화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까지 국제유가가 2008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지는 않았지만 환율 때문에 일부 국가의 휘발유 가격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선진국에서 수송과 난방용 석유 제품에 대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가구당 평균 40 달러 증가해 약 35%의 상승률을 보였고 신흥국과 개도국에서는 가구당 평균 20 달러 증가해 55% 이상 상승했다.

앞으로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7∼8월까지 수요가 피크에 달하면 수급 불균형이 더욱 가중되고 유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러시아가 주요 공급자인 경유 시장을 비롯해 일부 유종의 경우 이 같은 위험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휘발유 가격 인하 등의 소비자 지원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데 가격 정책은 세심하게 설계돼야 하며 인구 중 가장 가난한 계층과 경제활동에 자동차가 필수적인 사람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 각국 정부는 다양한 조치를 활용할 수 있는데 세금이 소비자 가격에서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경우 유류세나 부가가치세 인하를 통해 가구에 주는 추가 부담을 경감할 수 있으며 보조금 직접 지급은 인구 중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을 위해 실시해야 한다.

 

▲소비 감축 중・장기 방안

석유 소비와 관련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많은 조치들이 향후 2∼3년 동안의 석유 소비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이후에는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IEA는 선진국들이 중기적으로 석유 수요를 크게 감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중심으로 핵심 조치를 제안했다. 이 같은 조치는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석유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이며 이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까지 판매되는 전기자동차는 이미 구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이나 정부가 추가 지원을 제공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이후에도 전기차 판매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IEA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선진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30년에 2800만대에 달해 2021년의 320만대에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버스와 단거리 수송용 전기 화물트럭의 판매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공급망 탄력성에 장기 투자 가속화는 전기차 주요 부품 관련 공급망 제약 해소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국가가 도전적인 연비 기준과 또는 탄소배출 기준을 수립했으나 SUV 판매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SUV가 선진국의 석유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하기 때문에 SUV 판매 증가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에 있어 꾸준한 연비 개선과 석유 소비 감축이 핵심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공급원료 부족으로 식량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고 단기적으로 석유제품에 혼합될 수 있는 바이오연료를 추가로 확보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바이오연료 생산을 늘리기 위해 폐식용유와 동물지방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다. 합성연료(수소와 암모니아 등)가 단기적으로 석유 수요를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향후 공급 다변화를 돕기 위해 RD&D 프로그램이 가속화돼야 한다. IEA의 넷 제로 로드맵과 일치하는 시나리오에서 더 청정한 연료는 2030년 선진국 도로수송의 약 1/6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가정과 상점, 사무실의 난방 및 경공업(식음료, 기계 등)의 열 수요 충족이나 엔진 가동에만 350만b/d 이상의 석유가 소비되고 있다. 이들 부분에서 석유 소비는 열펌프와 재생에너지로 대체될 수 있으며 추가로 신흥국과 개도국에서는 같은 용도로 550만b/d의 석유가 소비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대부분 1회용으로 사용되는데 일부는 타당하지만 대부분이 편의를 위한 것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대상으로 한 조치가 단기적으로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미미하나 대규모 감축을 위한 기초가 되고 폐플라스틱 관리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활용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으며 폐기물 관리 인프라 강화를 통해 추가 지원할 수 있다. IEA는 선진국의 폐플라스틱 수집율이 앞으로 매년 1%P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며 동시에 플라스틱 대체율도 증가해 추후에는 플라스틱 재활용이 석유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을 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 감축 효과

현재 석유시장 상황과 전 세계가 직면할 수 있는 비상사태를 감안해 IEA는 피크 수요 시즌이 도래하기 전에 선진국이 석유 수요를 낮추기 위해 지금 즉시 취할 수 있는 10개 조치를 제안했다.

선진국이 이 조치를 모두 이행할 경우 향후 4개월 내에 석유 수요가 현재 수준 대비 270만b/d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IEA는 선진국들이 이 조치를 시행할 경우의 영향만을 분석했으나 더 많은 국가가 도입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고 각 지역이 이들 조치를 조직적으로 시행하면 영향은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로 IEA는 선진국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의 경기 부양책에 이미 포함한 조치들을 바탕으로 각국이 중기 석유 수요를 구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제안했다. 10가지 단기 조치와 구조적인 정책이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석유 수요를 더 지속 가능한 경로에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 소비 감축이 임시방편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에너지안보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 대기오염 경감 등을 위해 지속적인 감축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석유 소비를 감축시키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이미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에너지안보 강화와 중대한 기후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방안을 도입할 수 있는 사회에서 즉시 추진하고 소비자들도 생활습관을 바꾸면 피크 수요 시즌 이후에도 석유 수요 상승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각국 정부도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각자의 넷 제로 배출 목표 실현을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2050년까지 넷 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 선진국의 석유 수요는 반드시 2021년 대비 1500만b/d 낮아야 한다. 즉각적인 대응과 추가 권고안을 모두 시행하면 각국은 2050 넷 제로 배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로와 일치하도록 석유 수요를 감소시키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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