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유럽, 한 번도 경험 못한 에너지 위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슈] 유럽, 한 번도 경험 못한 에너지 위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9.26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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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까지 가스저장 수준 ‘90% 이상’ 확보해야”
유럽, 러시아 가스 공급 감축으로 금년 동절기 최악 에너지 위기 상황 직면
겨울철 난방 시즌 시작되는 10월 1일 가스 공급 완전 중단 상황까지 대비해야
가스 소비 줄여 저장 물량 확보… 미국 등으로부터 최대한 가스 물량 확보해야
IEA, 유럽 동절기 가스위기 극복 위해 시급히 실행돼야 하는 5가지 방안 제안
IEA “조치 실행 않되면 훨씬 더 과감한 소비 감축·커다란 경제적 비용 감수해야”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유럽은 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금년 동절기에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에 따른 최악의 에너지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 동절기 또는 그 이전에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 EU 및 회원국 정부 차원의 준비와 이를 위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강력한 결단과 공조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매우 적극적이며 세심하게 그리고 유럽 전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IEA의 유럽 동절기 가스위기 극복 위한 제안’을 정리한다. <변국영 기자>


▲유럽의 가스 위기 상황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 감축으로 유럽은 현재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고 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금년 동절기에는 가스 배급제까지 고려한 최악의 위기 상황까지도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유럽은 현재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혼란시키는 진원지로 그 여파는 앞으로도 확대・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가스공급 위기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2021년 9월 러시아 국영가스 생산・수출기업인 가즈프롬의 유럽에 대한 PNG 공급 감축에서부터 시작됐다.

IEA는 지난 1월부터 러시아의 대규모 가스 공급 감축과 이로 인한 가스가격 상승에 대한 경고 수위를 계속 높여 왔다. I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일 후 EU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10가지 계획(10-Point Plan to Reduce the EU’s Reliance on Russian Natural Gas)을 발표했다.

10가지 계획은 △러시아와의 신규 가스공급 계약 체결 중단 △러시아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가스 수입원 확보(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추가적으로 약 30Bcm 확보) △시장의 위기 회복력 제고를 위해 ‘최소가스저장의무’ 제도 도입 △신규 태양광 및 풍력 개발・보급 촉진 △바이오에너지, 원자력과 같은 기존의 조절 가능한 또는 저탄소 발전원의 최대한 활용 △고에너지 가격으로부터 취약한 전력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단기 조치 실행 △가스보일러를 히트펌프 로의 교체 가속화 △건물 및 산업부문에 에너지효율 개선 노력 강화 △일반 시민들의 실내 온도를 낮추는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 △계통 유연성 자원의 다변화 및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 강화다.

IEA는 10가지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면 1년 내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약 30% 이상 줄일 수 있고 EU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가스 공급 측면에서 러시아에서 미국, 카스피해 국가, 아프리카 국가, 그리고 중동 국가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데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가스 수요 측면에서의 노력은 현재 유럽의 가스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 러시아의 움직임을 보며 IEA와 EU는 이번 동절기를 앞두고 러시아의 다음 행동을 예상 중이며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완전 중단도 염두에 두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가스 공급 감축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해서 유럽의 가스위기 상황을 악화시켜 가스공급국으로서 자국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시키고 유럽 국가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과 EU의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6월 G7 회의에서 금년 겨울을 무사히 지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고 회원국 간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동절기 또는 그 이전에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 대비책과 이를 위한 유럽 지도자들의 강력한 결단과 공조가 요구되고 있다.


▲IEA의 극복 제안

러시아 가즈프롬은 지난달 27일부터 Nord Stream-1을 통한 유럽 가스공급량을 20% 수준으로 감축했고 유럽은 겨울철 난방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1일에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상황까지 고려한 준비 및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금년 동절기까지 유럽 내 가스저장시설 용량의 9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난방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 이르면 가스 공급이 부족할 수도 있다.

현 추세로는 가스저장용량 수준 9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부터 10월 초까지 러시아 가스 의존도 감축을 위한 EU 및 개별 회원국 차원의 추진 일정을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겨울철 기온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또한, 개별 회원국들이 서로 분열해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우선적으로 가스저장 수준을 높이는 방법은 가스소비를 줄여서 저장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가스 시장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미 가스 소비가 크게 감소했지만 가스저장 수준을 높이기에는 부족하다. IEA는 향후 3개월 동안(10월 초까지) 절약해야 하는 가스 물량을 약 12Bcm으로 추산했다. 큰 규모이나 IEA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음으로 러시아를 대체하는 가스 공급원을 글로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IEA는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유럽이 금년 동절기에 필요로 하는 가스저장 수준에 도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현재 유럽의 가스 공급원인 유럽 내 노르웨이와 유럽에 인접한 아제르바이잔의 가스 생산 및 PNG 수출 능력을 최대로 증대시켜 추가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BP 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노르웨이의 EU지역 PNG 공급량은 80.9Bcm, 아제르바이잔의 PNG 공급량은 8.2Bcm이었다.

또한, 남유럽 지역과 인접한 북아프리카 지역 내 알제리, 리비아, 이집트 등으로부터 천연가스 공급량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2021년에 알제리는 EU지역에 PNG 34.1Bcm, LNG 15.4Bcm, 리비아는 PNG 3.1Bcm, 그리고 이집트는 LNG 2.5Bcm를 각각 수출했다.

IEA는 동절기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EU와 회원국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에게 5가지 행동계획 또는 조치를 제안했다. IEA는 이러한 조치가 실행되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과감한 소비 감축과 커다란 경제적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첫째는 산업부문 가스소비자들의 가스소비 감축 유인을 촉진시키기 위해 경매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이러한 경매제도가 독일에서는 이미 개발됐고 네덜란드에서는 제도 도입이 제안됐다.

둘째로 발전부문의 천연가스 소비를 감축해야 한다. 이는 한시적으로 석탄화력과 석유화력의 발전량을 늘리고 정치적・기술적으로 요구되는 조건들이 충족된 저탄소 발전원(원전 포함)의 개발・보급 증대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유럽 전체적으로 피크부하 관리를 포함해서 역내 가스 수송망 및 전력계통 운영자 간 조정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가스 소비 감축이 전력계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유럽 전체 및 EU 회원국 간에 화력발전설비의 운영에 있어서 엄격하고 긴밀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네 번째로는 건물의 실내 냉방온도 기준을 마련해 특히 가정부문의 전력수요를 줄여야 한다. 공공부문은 실내 냉방온도 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하며 정부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서 적극적인 소비자 행동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EU 집행위 및 회원국 정부의 비상계획을 상호 조화 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에너지(특히 천연가스) 공급 감축 조치와 연대 메커니즘이 포함돼야 한다. 현재의 에너지 공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EU 회원국들은 EU를 중심으로 통일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


▲향후 전망 및 과제

최근 에너지와 관련해서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러시아의 행동을 볼 때 향후에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자국의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유럽 가스 수출로부터의 막대한 수익을 포기 즉,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완전한 중단도 실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럽의 경제주체들과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이미 러시아는 최근의 고 에너지가격 상황에서 석유・가스 수출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인 상태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유럽에 석유와 가스를 수출해 최근 1∼2년 전보다 2배 많은 약 950억 달러를 벌었다. 이는 러시아가 동절기에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해 획득한 수익의 약 3배에 달한다.

만약 러시아가 유럽이 가스저장 수준을 90%까지 도달하기 전에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을 완전히 차단한다면 유럽의 가스 수급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고 가스 공급 위기 극복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유럽은 회원국 간에 더욱 강력한 연대, EU와 회원국 정부의 좀 더 세심한 조치 마련,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냉철한 판단과 지도력 등이 요구될 것이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 특히, 동절기에 가스공급 부족 및 배급제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취약 계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에너지전환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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