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너무 생소한 성노동자 운동
우리에겐 너무 생소한 성노동자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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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1.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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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페미니스트의 거의 대부분이 성매매여성의 자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성매매여성들이 아무리 자발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해도 논리적으로 대꾸를 하지 않고 "그게 아니라니깐"이라는 말로 일축해버리기만 한다. 그 논리적 결과로 성매매여성의 대가성 있는 섹스를 노동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성매매여성이 어떤 괴로움을 당하건 말건 페미니스트들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녀들은 성매매여성의 입장에 서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성매매여성과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거부한다.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는 비현실적인 도그마를 가지고 설교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성매매를 하지 말라고? 성매매를 뿌리 뽑자고? 그것이 가능한가? 대책이 없는 우리나라의 자칭 페미니스트들에게 Emi Koyama의 성노동자 운동 일부를 소개한다.

- 성노동자 운동은 무엇인가? 왜 페미니스트는 이를 지원해야 하나?

= 성노동자운동은 성노동자와 동지들에 의해서 노동 조건과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통제하려는 것이다. 법적으로 여성을 보호하는 법(성폭력, 가정폭력) 또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불공정 노동, 근로조건)이 존재하지만 성 노동자는 아직도 위험에 처해있다.

- 여성이 성노동을 선택했는가? 다른 선택은 없었는가?

=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노동자처럼 우리의 선택은 빈곤, 성차별, 인종차별, 동성애차별 등 여러 요소에 의해서 제약받는다. 다른 노동자들이 직업을 선택하듯 많은 성노동자도 성노동을 선택한다. 다른 노동자들이 원치 않는 직업이지만 일을 하게끔 강요되듯 성노동자도 강요된다. 성노동자 운동 목표의 하나는 어떻게 성노동자가 되었건 성노동자들의 권한을 강화시켜서 성산업 내외의 많은 선택을 우리가 직접 창조해내는 것이다.

- 성노동은 노예제가 아닌가?

= 성노동은 생산직이라던지 농부처럼 노동의 형태를 말한다. 노예제는 어떤 형태의 노동이건 노동이 강제되고 착취되는 조건을 말한다. 미국 노예제시절 대다수 노예는 농부나 가정부 일을 했다. 그러나 농부나 가정부가 비인간적인게 아니다. 노예가 농부나 가정부 일을 하던 조건이 바로 비인간적이었다. 현재도 여러분야에 노동을 착취하는 경우가 있다. 두가지 예를 들자면 미국 기업의 해외 노동착취공장(sweatshop) 그리고 불법이민자가 일하는 미국의 농장이다. 하지난 그 누구도 의류산업이나 농업을 근절시키자고는 안한다. 대신 모든 노동자에게 좀 더 향상된 평등한고 정당한 대접을 요구한다. 왜 성산업만 다르게 취급되어야 하는가?

- 성노동은 언제나 억압적인가?

= 전세계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더이상 다른 노동과 다를게 없다. 만약 성노동자가 다른 분야의 노동자보다 착취가 심하다면 이는 해외 노동착취공장이나 불법 이민 농장 노동자처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제도적 힘이 없기 때문이다. 성노동이 언제나 억압적이라고 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들의 잘못된 정책을 사면하는 결과가 되고 결국은 반동적이다.

- 많은 여성과 아동이 성산업으로 피해가 크다.

= 사실이다. 그러나 성을 돈주고 팔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제도적으로 성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성매매처벌법은 경찰이나 포주가 성노동자를 희롱하고 겁탈하는 수단이 된다. 성노동자의 권한이 강화될수록 그들이 성노동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근로환경과 학대적인 운영은 노동권 문제이다.

- 성노동을 하게끔 강요된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성노동자 운동이 더 강화될수록 포주등이 강제로 성노동을 강요하기가 힘들게 된다. 왜냐하면 강제는 우리들의 경제적 이익과 가치에 반하기 때문이다. 아동노동법, 직업안전법, 8시간 노동등 많은 노동관련법은 모두 노동운동 덕에 정부가 만들게 된 것이다. 성노동자운동은 다른 노동분야와 같은 권리를 쟁취할 것이다.

- 성은 사랑하는 사람간의 관계가 아닌 것인가?

= 모든 사람은 성에 대해서 자신만의 정의를 가질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간의 관계로 보는 것에도 전혀 잘못된게 없다. 하지만 주류세력이 자신의 성관념을 변두리세력에게 강요하게되면 이것은 성적 억압이 된다. 이것의 사례로는 동성애혐오자를 들 수 있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등은 성노동자와 함께 역사적으로 악을 청소한다는 대상이 되었고, 동성애 여성과 성노동 여성이 죄많은 여성이라고 나찌 치하에서 함께 처벌받았는데 성노동 자에 대한 억압이 다른 성적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성노동자의 권리는 노동자의 권리이다! 법집행 당국과 결탁한 안티성노동 페미니스트는 여성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상은 에미 고야마의 성노동자 운동에 관한 저술 The Whore Revolution 일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인 www.eminism.org에서 찾기 바란다.

에미의 말이 모두 맞지만 문제는 대가를 주고받는 섹스 그 자체를 나쁘게 보는 인류사회의 보편적인 정서다. 그 정서를 위해 성매매종사자(성노동자)들의 인권이 희생된다.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지 않는다. 대가를 주고받는 섹스 그 자체를 나쁘게 보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정서의 근원에 대한 고찰을 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으로 수행해야하기 때문이다.

< 이승훈 / 인터넷 저널리스트, 인터넷 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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