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불황 어디까지 지속되나?
전선업계 불황 어디까지 지속되나?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4.11.19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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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업계 3분기보고서 분석현황

국내 발주 줄고, 해외입찰은 신흥국에 뺏겨
수요 둔화 파장 지속될 듯… 대책마련 시급

 

전선업계에 봄날은 올 것인가.

LG전선, 대한전선, 가온전선, 넥상스코리아, 대원전선 등 국내 주요 전선사들의 3분기 실적을 진단해보면 암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전보다 상당 폭 감소해 ‘속빈 강정’이라는 단어가 실감나기 때문이다.

■ LG전선 =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LG전선(대표 구자열)은 지난 3분기동안 매출은 부진한 반면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선은 3분기에 매출 5880억원, 영업이익 190억원, 경상이익 326억원, 당기순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와 24% 감소,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65.3%와 761.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경상이익과 순이익의 증가는 자회사인 LG산전과 LG니꼬동제련의 실적이 좋은 덕분에 지분법평가익이 155억원 가량 발생했기 때문이지, 자체 실적은 아니다.

3분기까지 전체 실적을 보자면 매출액 1조7949억원, 영업이익 625억원, 경상이익 911억원, 당기순이익 710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전선부문에서 내수 6852억원, 수출 8491억으로 총 1조5343억원을, 기계부문에서 내수 1842억원, 수출 764억원으로 총 2606억원을 달성했다. 기부금은 1억4000만원을 지출, 지난해 동기 9억2000만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 2조원 시대를 개척하고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지만, 업계 대표주자로서 국내 전선업의 청사진을 밝힐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대한전선·가온전선 = 업계 2위인 대한전선(대표 임종욱)은 지난 3분기까지 매출 1조1473억원, 영업이익 569억원, 경상이익 366억원, 당기순이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전선부문에서 내수 2923억원, 수출 5152억원으로 총 8075억원을, 스텐레스부문에서 내수 1906억원, 수출 1423억원으로 총 3329억원을, 기타부문에서 69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매출 1조2461억원보다는 훨씬 뛰어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영업이익(758억원)과 경상이익(622억원), 당기순이익(432억원)에서는 비슷하거나 상당 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부금 지출은 3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8600만원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두드러진 실적향상을 보이고 있는 업계 3위의 가온전선(대표 구자엽)은 3분기까지 매출 3063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경상이익 109억원, 당기순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매출 3256억59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 4000억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지난해 120억원과 89억원을 이미 달성했거나 넘어섰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78억원으로 지난해 6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부금은 3분기동안 8000만원을 지출, 지난해 같은 기간 290만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가온전선의 매출은 시판 40%, 동 관련 소재 30%, 특판 20%, 수출 10%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온전선의 한 관계자는 “전선의 주원료인 동값이 지난해부터 요동을 치고 있지만 중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함께 더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현재 해외 입찰의 경우 중국과 터키 등에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 넥상스코리아·대원전선 = 최근 상장폐지를 결정한 넥상스코리아(대표 Michel Lemaire)도 매출은 증가한 반면 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넥상스코리아는 올 3분기까지 매출 9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738억원보다 260억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7억6800만원과 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원과 21억원보다 대폭 감소했다. 기부금 지출액은 8500만원으로 지난해 총 1억4600만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대원전선(대표 서명환) 역시 매출면에서는 뛰어난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익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원전선의 3분기동안 누적매출은 12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체 매출액보다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22억원, 경상이익은 14억원, 당기순이익은 10억원선에 머물렀다. 지난해 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애초 올해 목표했던 순이익 5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 수요둔화 지속.. 연구개발 투자 미미 = 일부 업체를 제외한 상장기업들의 이같은 부진은 90년대이후 국내 전선수요의 성장둔화에 따른 파장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의 매출 신장은 시장수요 확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구리값 상승분이 전선 판매가에 반영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하다면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불문가지다.

업체들의 주요 시장인 시판(건설업체, 제조업체, 전기공사업체 등)과 특판(관납, 한전과 KT 등)은 경기침체로 인해 발주물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해외수요 역시 중국과 터키 등 신흥국가들에 거의 전량을 빼앗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나라가 거의 동값 수준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또 하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업계의 부진한 R&D 투자 내역이다.

대표적인 상장기업들의 R&D 투자비율은 매출액 대비 1% 남짓에 머무르고 있다. 0.1%대에 머무르고 있는 업체도 상당 수를 차지한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 2.16%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더구나 미국 3.80%(99년)과 일본 3.06%(2002년), 독일 3.50%(99년)에 비해서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 투자는 무리다’거나 ‘현재 업계의 구조상 연구개발비 투자는 중복이며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없이는 미래에 대한 담보는 더욱 불확실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정부도 뚜렷한 지원책 없이 오히려 새규격 적용을 두고 업계를 난감한 위치에 내몰았다.

전선업계에 따뜻한 봄볕이 언제쯤 찾아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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