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의 전기를 개성공단에 통전하고
남녘의 전기를 개성공단에 통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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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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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국전기안전공사 황계연 송배전검사팀장

▲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배전선로
안개가 자욱한 3월16일 새벽녘,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리 일행은 개성을 향해 통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남쪽에서 생산된 전기를 북으로 수송하여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공장에서 직접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전기안전 검사를 실시한 후 공장을 가동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그래서 일까, 지난 2월24일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에는 에펠탑 형상의 345kV급 송전철탑도 198m의 웅장한 모습을 보이더니만, 오늘은 짙은 안개 속에 가려 우리일행의 마음을 달래는 듯 수줍은 미소를 보이는 것만 같다.

달리는 차안은 침묵이 흐르고, 모두 상념에 잠겨 있다. 차창 밖의 북녘은 안개 속에 잠기고, 희미하게 보이는 통일 전망대를 뒤로하고 임진각에서 파주지사 일행을 만나 검사장비를 싣고 출국심사장에 도착했다.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공사용 자재를 실은 차량들이 도열하여 출국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행렬 속에 우리도 합류했다.

가슴 속의 떨림이 전력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전하여 졌는지 회사명이 새겨진 “한국전기안전공사”차량을 보고 우리 일행에게 이야기를 건네 온다.

▲ 사진 위로부터 1-출국심사장 앞에서 2-(주)신원 통전을 위한 차단기 투입 3-통전 후 (주)신원 생산라인 앞에서 4-(주)SJ테크 22.9kV 수전실에 위험표지판 설치 5-한국토지공사 수전인입 작업 장면 6-한국토지공사 통전 조작
역사적인 날의 통전사항이 궁금한지 일정을 물어오는 여운을 남기고, 북측 입국심사대를 통과해 관리위원회에 도착하니, 김동근 위원장님께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문산 변전소로부터 보내져온 22.9kV 배전전압의 전기를 시범단지 공장에 처음으로 통전시키기 위한 검사전회의를 개성공단사업지원단과 함께 (주)신원 등 공장 및 관련기관의 관계자가 모여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실시했다.

통전목표시간은 2005. 3. 16(수) 오후 2시!

지난해 12월14일의 (주)리빙아트 전기설비 안전검사를 비롯한 3회에 걸친 전회 검사에서 개선을 요구했던 사항 등에 대한 최종 확인검사절차를 토의했고, 통전을 위한 각 공장별 생산라인의 유의사항을 회의 참가자가 공유하고 전기설비 안전검사를 시작했다.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첫 번째 통전 행 운은 설비용량 900kW인 의류업체 (주)신원이 차지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장의 전력을 비상발전기에서 한전의 전력계통으로 수전하는 공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검사를 실시했다.

우리일행의 손놀림이 분주한 사이에 (주)신원의 공장 앞마당에는 북측 여종업원들이 둥그렇게 모여서서 배구공을 던지는 놀이를 해맑은 표정으로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일손을 멈추고 3층 옥상의 수전실에서 그 모습을 내 려다 보았다. 

공놀이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통전준비를 마치고나니 나의 손목시계는 목표했던 2시를 어느새 넘어서고 있었다. 시간보다는 안전하게 공장가동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관계자별 완료 사인을 확인하며, 눈빛으로 그동안의 수많은 노력들에 한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드디어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시각에 카운트다운을 한다. 통전의 버튼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을 비롯한 개성공단사업지원단, 한전, (주)신원에서 누르도록 대기한 후, 나는 카운트 ‘다섯’을 선창했다.

넷,

셋,

둘,

하나를 외쳤고, 잠시 침묵이 흐른 5초 후에 “딱” 소리와 함께 차단기가 투입되고 통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가 2시10분!

지금으로부터 57년 전인 지난 1948년 5월14일 남과 북사이에 전력거래가 중단되었었던 역사의 장을 뒤로하고 남에서 북으로 전력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아직은 제한된 지역의 개성공단 시범단지이지만 머지않아 남녘의 개나리와 진달래 꽃망울이 봄기운의 꽃바람을 타고 북상하듯 전력도 북상해 서로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어지길 기대해 본다.

두 번째 통전의 행운은 1,050kW의 (주)SJ테크가 차지했다. 3시30분에 통전하였고, 세 번째로는 개성공단의 입주업체를 총괄 관리하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동에 대한 설비용량 300kW를 통전하는데 성공했다.

다음날인 3월17일 나머지 (주)리빙아트와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전기안전검사를 실시하고 통전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었다.

전기안전관리에 대한 협약체결의향서에 각 공장과, 개성공단사업지원단,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와 함께 날인하고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개성공단의 전기안전관리를 담당하도록 했다.

황계연 송배전검사팀장
3월17일 오늘은 파주지사에 '개성공단 전기안전협력단' 현판을 하고 개소식 기념행사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송인회 사장님의 “전기안전에 대한 관심을 남과 북에 선포하는 날”이기도 하여 전기안전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담고 우리일행은 통일대교를 지나 도라산 전망대를 뒤로하고, 전기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하면서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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