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자동차 보급 1위 국가의 허와 실
LPG자동차 보급 1위 국가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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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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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정진성 대한LPG산업환경협회 회장

국내 LPG자동차 보급대수가 지난 1월부로 180만대를 넘어섰다. 최근 건설교통부가 집계한 국내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2월말 현재 LPG자동차 등록대수는 180만 2,881대로 전체 자동차 1,500만 2,721대 중 12%를 차지했다.

국내에 LPG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1982년이니 20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실로 놀라운 발전을 이룬 셈이다.

LPG자동차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60년대 중반으로, 서울시가 LPG 기화기를 장착한 택시를 시범 운행한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본격적인 보급은 택시의 LPG 사용이 전면허용된 1982년부터 이루어졌다.

국내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LPG 중 부탄이 남아돌면서 이를 소비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LPG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정부는 관용승용차를 시작으로 LP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차종을 단계적으로 확대시켜 나갔으며, 97년 외환위기 후 값싼 연료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LPG용 RV가 등장하면서 LPG자동차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택시가 주류를 이루던 1990년 LPG차량은 15만5천여대에 불과했으나 이제 180만대의 등록대수를 자랑하는 LPG자동차 강국이 된 것이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수치로, 세계LPG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부터 LPG 자동차 보유대수로 부동의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수송용 LPG 산업은 외형적인 성장 면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으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LPG자동차 보급 1위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면모가 보이기도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LPG자동차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대표적인 친환경차량이다. LPG는 화학적으로 단순하고 순수한 탄화수소로 연소시 완전연소하며 황을 아주 적게 함유하고 있는 청정연료이다. 이러한 청정성으로 인해 LPG자동차는 규제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HC) 등을 매우 적게 배출한다.

또한 각종 호흡기질환 및 폐암의 원인이 되는 미세먼지(PM10)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LPG차량은 휘발유나 경유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연료의 저공해성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현재 운행 중인 LPG차량 대부분이 믹서방식 엔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실용화된 제2세대 기술로, 출력 감소 및 시동성 불량 등의 단점을 갖고 있다.

저렴한 연료비 덕택에 한때 인기를 누리던 LPG RV가 이제 전 제작사를 통틀어 2개종 밖에 남지 않고 단종돼버린 시장상황도 LPG자동차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이에 LPG업계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내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고,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저공해 LPG자동차 보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R&D 사업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배기가스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감소되었을 뿐 아니라 연비 및 출력이 월등히 향상된 액상다점분사(LPLi) 방식의 대형버스가 지난 2003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되었으며, 현재는 상용화 단계 대비를 위한 상업노선 시범운행의 단계에 이르렀다.

또한 노후화된 중소형 경유차량의 LPG 개조사업을 통해 유해 배기가스가 개조전 대비 60% 이상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ULEV(Ultra Low Emission Vehicle) 수준을 만족시키는 LPLi 승용차 양산을 위한 R&D사업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LPG자동차가 친환경자동차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LPG자동차는 CNG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의 배출가스 성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의 저공해자동차 지원정책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는 LPG자동차에 대해 구입의무화, 소비세 감면,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자동차 제작사들도 시장논리만을 좇아 생산차종을 제한하여 왔으며, LPG자동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발표된 수송용 에너지 세제개편안이 실행되면 LPG 연료의 가격경쟁력 저하 문제는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이제 남은 문제들은 LPG업계가 앞장서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일 것이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정책 지원을 이끌어내고 LPG자동차의 인식을 개선해 나갈 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명실상부한 LPG자동차 1위국으로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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