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사고가 국내 갑상선암 발병 늘렸다”
“체르노빌사고가 국내 갑상선암 발병 늘렸다”
  • 양혜정 기자
  • free@energydaily.co.kr
  • 승인 2005.04.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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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사고당시 한반도 방사성 낙진 ‘원인’
정부의 사고피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촉구’
▲ 국내 여성 연령대별 암환자중 갑상선암의 비중 변화추세
국내 갑상선암 발병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한반도까지 이동해온 방사성 낙진이 그 주요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국내 여성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세계표준연구 기준으로 10만 명당 15.7명(2002)으로 체르노빌 원전사고 피해당사국인 벨라루시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녹색연합은 국내 갑상선암의 급증현상과 체르노빌 사고와의 연관성에 관한 근거로 20~30대 여성암환자 중 갑상선암 비중 증가 현상을 꼽았다.

이들은 현재 20~30대 인구는 체르노빌 사고 당시 20세 이하 청소년 및 어린이들로서 당시 신진대사가 활발해 방사성 요오드에 의해 갑상선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체르노빌사고 이후 태어나 방사능피폭이 그보다 적은 세대인 15세 이하 암환자들 중 갑상선암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보건기구, 방사선영향에 관한 유엔과학위원회(UNSCEAR), 유니세프 등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주변 2국(벨라루시,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갑상선암 급증추세의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이 지난 2002년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까지 체르노빌 주변에서 발생한 1800건의 어린이 갑상선암은 사고로 방출된 방사성 요오드 노출에 기인하며 향후에도 8000~1만명 정도의 갑상선암 건수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체르노빌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낙진의 노출수준과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비례해서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제출되고 있다는 것도 예로 들고 있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는 지난 2004년 9월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방사선 흡수선량과 갑상선암 위험의 증가 간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밝힌 논문을 발표했다. 이 센터는 그 증거로 방사선 흡수선량이 가장 높은 그룹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45배 더 높다는 사실을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방사성 요오드로 인해 갑상선암이 증가했다는 주장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낙진이 한반도에까지 이르렀다는 조사결과가 뒷받침되고 있다.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등 국제전문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체르노빌 사고 후 6~10일 동안 한반도 상공은 체르노빌 사고에서 발생한 방사능낙진으로 덮여 있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실제로 체르노빌 사고 직후인 5월5일경 국내의 강수와 낙진에서도 방사능 함유가 측정되었으며 갑상선암과 관련 있는 방사성 요오드가 서울, 충주 등의 지역에서 검출된 바 있다.

녹색연합은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방사능 낙진이 수일간 한반도 상공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부당국은 안일하게 대응해 국민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체르노빌 사고 후 방사능 낙진에 대한 국가차원의 조사에서 당시 11개의 관측소에서 빗물에 대한 조사만 벌였을 뿐, 우유에 대한 조사는 충주, 대전 등 불과 2개 지역에서 한차례 씩만 진행되는 등 부실한 대응을 벌였다고 밝혔다.

반면 사고지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멀리 떨어진 일본에서는 체르노빌 사고직후 30개현을 포함 총 35개 관측소에서 빗물뿐만 아니라 우유, 채소, 식수 등에 대한 체계적 오염조사를 벌였음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체르노빌 사고 직후 다른 국가들의 대응 방식을 살펴보면 더욱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구소련과 인접해 있던 폴란드의 경우 사고가 알려진 직후 약 1800만명의 국민들에게 요오드 대체재를 지급해 방사성 요오드의 갑상선 축적을 방지했다. 또 국민들에게 우유나 채소류 등의 오염가능 식품 섭취를 삼가도록 당부해 폴란드는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등 체르노빌 피해당사국들과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여년간 갑상선암 발생률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스웨덴을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체르노빌 사고 직후 국민들에게 요오드 대체재를 지급하고 음식물 섭취에 대한 주의지침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은 해외에서의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장기적 인체피해에 대한 연구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링코필 대학 등이 체르노빌 방사능 낙직인 가장 많이 검출된 스웨덴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바 있는데 그 결과 북부지역 주민 114만여명 중 2만2000여명이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암환자로 등록했으며, 단기간동안 이같이 높은 증가율은 방사능 낙진에 노출된 집단에서만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녹색연합은 국가차원의 체르노빌사고 조사단구성을 촉구했다.

최근 갑상선암 발생빈도가 급증하는만큼 지금이라도 국가차원에서 체르노빌 사고 피해에 관한 역학조사 등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녹색연합은 체르노빌 사고 당시 20세 이하의 여성 즉, 현재의 20~30대 여성들에 대해 무료 갑상선암 조사 등 조기에 갑상선 질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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