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며
전력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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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2.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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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공대 전기공학과 문 영 현 교수

한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는다.
진정한 21C는 새해부터 시작된다. 1년 전 화려하게 펼쳐졌던 새 천년 행사는 핑크 빛 무드로 시작했으나 세계경제는 지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동남아는 제2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IMF시대를 졸업하자마자 또 다른 위기가 우리를 긴장케 하고 있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현재 10년이 과거 100년 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란 매우 어렵다.

작은 방심이나 자만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90년대 개혁과 개방의 물결에 과도한 단기차입운영이 외환위기를 불러왔고, IMF 구제금융을 받고서도 철저한 구조조정을 이루지 못한 까닭에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구조조정의 핵심은 경쟁력 향상이다. 첫째는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하며, 둘째는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구조상 일부 수출산업에 대한 편중도가 매우 높다.

반도체 메모리 경기가 좋으면 호황이나 그렇지 못하면 경기가 급랭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겪었다. 3년이 멀다하고 변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에 따라 별다른 대책 없이 웃고 우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가 좋을 때 대책을 세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시키지 못하면 이러한 상황에서의 탈출이 불가능하다. 정보통신 일변도의 산업정책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미국경제가 흔들리면 설 땅이 없다. 벤처기업은 육성해야하나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 진실로 대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내실 있는 산업분야에 관심을 돌려야한다.

전력산업은 건설과 더불어 기술수준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과거 한 때 중동 특수를 타고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바 있다. 고유가 시대가 우리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일달러가 중동에 쏟아져 들어감으로써 제2의 중동 특수를 일으킨다면 이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비싼 노동임금을 걱정할 수도 있으나 중국동포나 남북화해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지난 한 해 동안 전력산업계는 엄청난 변화를 예비해왔다. 독점체제로 운영되어 오던 전력산업에 시장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구조조정법안 통과가 그것이다.

단일 전력회사 한전이 조만간 다수의 발전회사, 송전 및 배전회사로 나누어지게 되며 일부 발전소는 공개 매각되어 해외자본의 상당한 참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산업에 전에 없는 대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변화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한다. 변화를 거부해서도 안되겠지만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가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처한 처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채무국으로써 채권자의 요구인 전력산업구조조정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노사대립이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으나 타결이 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실직의 공포에 떠는 노조측의 입장은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전력산업구조조정도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기업은 살고 국가경제가 무너진다면 이것은 본말 전도된 것이다.

국가경제가 살아야 기업도 살고 노동자도 산다. 어차피 하지 않으면 안될 구조조정이라면 해외자본압력에 떠밀려 가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전력산업구조조정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경영효율성을 추구한다는 장점이 있다.
어느 한쪽만 주장하고 다른 쪽을 무시해서는 결코 올바른 방향으로 다가갈 수 없다.

전력수급 문제나 계통안정성확보문제 그리고 노사문제를 조금도 숨김없이 밝힘으로써 다함께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선의 방도를 모색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통하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이해와 양보를 얻어낼 수 있고 진정한 국민적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전력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해본다. 전력산업구조조정에 따르는 신기술개발, 남북전력사업협력, 중동 등 해외진출 이 전력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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