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문제에 순악질인 김미화씨
재산문제에 순악질인 김미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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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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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음매 기살어” 외치던 일자눈썹 부리부리한 ‘순악질 여사’ 김미화씨가 남편에게 상습적인 구타를 당해오다 이혼 소송을 제기 했다고 한다.

개그우먼으로서, 시사토론 사회자로서, 호주제 폐지 운동가로서 항상 밝고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왔던 그녀였기에 집안에서 남편에게 폭행을 상습적으로 당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김미화씨의 남편은 김미화씨의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김미화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상당히 있지만 법정에 가봐야 폭행 사실이 입증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폭행 부분은 깊게 논의할 계제가 되지 못한다.

다만 이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세간의 평을 가지고 1년전 이경실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과 비교해볼 수는 있겠다. 또 타워팰리스에 입주할 때 부부공동명의로 재산을 등록하자는 김미화씨의 요구를 남편이 거부하면서 불화가 깊어졌다는 점도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1년 전 개그우먼 이경실씨가 남편으로부터 야구방망이로 맞았을 때 “숨은 남자가 있다”느니 “맞을 짓을 했으니까 때렸겠지”하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경실 숨은 남자 누구인갚, “왜 때렸나” 이렇게 제목이 달린 신문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경찰은 이경실씨 폭행사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려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 가운데 한 사람은 “피해자가 남편의 처벌을 꺼릴 경우 피해자 요청을 무시하고 법대로만 처리할 수 없는 고충이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이경실씨가 적극적으로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나타내자 경찰은 그제서야 수사를 진행시켰다. 야구방망이로 폭행했다면 특수폭행내지 상해가 성립하기 때문에 친고죄가 아니라서 바로 수사를 해야하는데도 경찰은 미적댄 것이다. 가정내 폭력사건을 ‘집안문제’로 보고 덮어두던 우리 사회의 분위기 탓이라고 하겠다.

이번 김미화씨 사건에서는, 이경실씨 사건과 경우가 똑같지는 않지만, 1년 전처럼 ‘피해자책임론’에 기댄 발언이나 가정 폭력을 ‘집안문제’로 보던 태도는 보기 힘들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인권의식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언론들은 타워팰리스에 입주할 때 등기 과정에서 소유자 명의를 놓고 부부공동명의로
재산을 등록하자는 김미화씨의 요구에 남편이 거부하여 부부싸움이 시작된 사실을 전했다.

“타워팰리스 입주 전까지 모든 재산은 남편 명의로 했다. 별다른 뜻 없이 남편 소유로 했지만 타워팰리스는 공동 명의로 하자고 말했다가 크게 싸웠다. 모든 재산이 남편 이름 앞으로 돼 있어 불합리하다고 느껴왔다. 타워팰리스만큼은 공동 명의로 해야 나중에 쉽게 팔지 못할 것 같아 공동 명의를 주장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 부부재산 공동명의가 일반화되어있지 않다.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의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 기혼 남녀 600명 가운데 76.2%가 집의 명의가 남편 일방의 명의로 되어있다고 한다.

재산이 남편일방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으면 아내는 자신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잘 알지못해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제대로 청구할 수 없으며, 남편이 마음대로 재산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아내는 부당하게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가 돼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법은 양성평등을 위해 부부재산을 공동 명의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김미화씨가 타워팰리스를 공동 명의로 하자는 요구는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너무나 당연한 요구인 것이다.

1년 전 이경실씨 폭행 사건이 가정 폭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 가정 폭력의 심각성과 가정 폭력이 ‘집안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우리 사회에 널리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김미화씨 사건에서는 부부재산 공동명의는 여성의, 아내의 당연한 권리로서 주장할 수 있음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부부재산 공동명의는 여성들이 원래 가졌어야할 것들을 되찾는 것일 뿐이다.

앞으로 여성들은 처음부터 아주 태연하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부부재산 공동명의를 말하길 바란다. 그렇게 여성들은 재산문제에 대해 ‘순악질 여사’가 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이승훈 / 인터넷 저널리스트·인터넷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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