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ESCO, 대기업들이 떠난다
[기자수첩]ESCO, 대기업들이 떠난다
  • 김봉준 기자
  • rock@energydaily.co.kr
  • 승인 2006.07.21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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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 업계에 대기업들이 떠나고 있다.

올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중 ESCO에 추천되는 자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3:7로 배정돼 대기업 자금은 에너지자금 추천 개시일 날 마감되는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정부 자금이 떨어진 대기업으로서는 높은 금리의 시중 자금이나 자체 자금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시중 자금을 쓴다면 마진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고 대기업의 대부분이 ESCO 사업을 주력으로 하지 않아 자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있는 것.

올해 초 에너지자금이 7:3 비율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율이 정해지고 대기업 자금이 조기 소진되면서 ESCO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ESCO 1호로 업계 선두를 달리던 모 업체가 아파트 소형열병합발전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을 시작으로 산업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쌓아오던 대기업 한 곳에서 ESCO 사업을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며 고효율 조명기기분야에서 간간히 사업을 이어오던 대기업 한 곳도 ESCO 사업을 그만둘 것 같다는 소문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 대부분이 ESCO 사업을 지속할 것인가와 그만둘 것인가에 기로에 서 있다.

반면 자체 자금을 활용하면서 활발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대기업도 있지만 낮은 마진율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부터는 에너지자금 추천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구분 없이 지원되지만 현재 중소기업 쪽에 남아 있는 자금도 8월 전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처음 ESCO 중소기업 우대라는 명목 하에 7:3이라는 비율로 정해진 에너지자금 지원이 과연 ESCO 중소기업 대부분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너지자금이 신용대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금융기관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조정되므로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중소기업만큼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도 보통 대기업만큼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자금을 추천받은 중소기업이라도 금융권 신용도가 낮다면 높은 금리로 인해 자금을 대출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에너지자금을 중소기업에 더 지원해준다 해서 다수의 ESCO 중소기업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은 무리수가 있는 것이다.

에너지자금을 추천해 주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그 동안 에너지자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별로 어느 정도 활용돼 왔는가를 집계해보고 조금 더 고심했었다면 7:3이라는 비율은 제고될 수 있지 않았을까.

ESCO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ESCO 업계 스스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을 조금씩 나눠가고 있었는데 지금과 같은 정부 정책이 지속된다면 언제까지 대기업들이 남아날 수 있겠는갚라며 “만약 대기업들이 모두 떠난다면 중소기업들만 남아 ESCO 업계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사상 초유의 고유가로 범국가적인 에너지절약이 강조되고 있다.

우수 ESCO 인증제도 도입, 민간자금 실적인정제도 마련 등 ESCO 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정책 마련은 환영할 만 하지만 진정 ESCO 업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으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자의 역할에 맞춘 고른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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