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1] 에너지외교의 양자주의와 다자주의
[특별기고-1] 에너지외교의 양자주의와 다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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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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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도 /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지난 2일 초미의 관심을 모으며 길고도 치열하게 전개됐던 한미 FTA 협상이 일단락 됐다.

이번 협상에서 에너지부문은 한 발 비켜선 모습이지만, FTA 협상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기에 어떤 국가와 언제 어떻게 에너지부문 협상이 진행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으로 재직중인 문재도 씨가 귀중한 기고문을 보내왔다.

문 참사관은 "이번 한미 FTA협상에서 제네바 출신들이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착안해 협상의 방법을 언급하고,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겪은 섬유팀에 대한 격려, 그리고 현재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쓰고 있는 것은 에너지 전문가들의 숨은 협상의 결과임을 알리고 싶다"고 전해왔다.

문재도 참사관은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 총괄정책팀장, 산자부 자원정책팀장, 외국인투자기획관 등을 거쳐 지난 2월 제네바대표부에서 재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에너지와 외교' 관련 사안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에 본지는 이번 창간 8주년 특집을 시점으로 앞으로 매주 1회씩 총 4회에 걸쳐 관련 글을 게재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편집자



※ 글 싣는 순서
에너지외교의 양자주의와 다자주의
② 협상의 주역
③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④ 원자력 평화적 이용의 조건



▲ 문재도 /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지난 4월2일 한미 FTA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협상 타결까지의 이런저런 뒷소문과 함께 각분야가 나름대로 손익계산과 대응 방안 강구에 분주하다. 그런 가운데 에너지 분야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것 같다.

이와 관련 4월5일 한 언론매체는 가스 교역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기사를 타진한 바 있다.

"러시아와 이란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가스 생산 14개국은 오는 9~1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형태의 본격적인 카르텔을 구축하기에 앞선 전단계 성격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기능을 수행할 포럼 사무국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드 저널이 5일 보도했다."

경제현안을 가지고 국가간에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양자주의(bilateralism)와 다자주의(multilateralism)가 있다.

다자주의는 국가의 크기나 국제무역의 점유율에 상관없이 모든 회원국들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 무차별원칙, 동등한 자격을 바탕으로 다자적으로 협상을 하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양자주의는 이해 관계가 걸린 국가가 직접적인 양자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통상 양자주의는 2개국만 관련될 경우 상대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어낼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외교통상부 자료)

우리에게 익숙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나 WTO(세계무역기구)가 다자협상의 대표적 무대이고, 한미 FTA는 양자협상의 결과이다.

에너지외교는 양자협상이 보다 보편화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에너지 부존이 지역적으로 편재되어 있고, 교역도 일정한 거래선 간에 장기적이고 일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 하겠다.

다자협상의 대표인 WTO 체제에서 에너지 교역의 활성화와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규범을 만드는 노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재 진행중인 DDA(도하개발아젠다) 협상에서 개방의 범위가 상품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확대되고, 범세계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에너지는 서비스 협상의 중요한 한 분야로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각국의 에너지 분야에 다른 나라의 참여를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이냐가 다뤄지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 기자재의 교역을 촉진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큰 폭의 관세 감축 및 기술이전, 기준조화 이슈가 다뤄지고 있는 등 다자분야에서 논의의 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또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각국은 양자 차원에서 자원보유국을 방문하여 경제원조 제공 등 각종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다자 차원에서 소비국간의 에너지기술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생산국은 자신의 영향력 확대 또는 유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바 가스카르텔 구상도 이러한 방향에서 논의되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함께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도 지난 1, 2차 석유파동 때와는 달리 자원보유국과 소비국간에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공동의 노력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음은 우리처럼 97%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허약한 에너지구조를 가진 국가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OPEC과 석유소비가 많은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진 국제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간에 석유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포럼이 정기화되고, 지난 2005년 10월 경주에서 개최되었던 APEC 에너지장관회의에 OPEC 사무총장이 초청되어 세계 에너지의 60%를 소비하는 APEC과 산유국간의 협력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APEC 역내의 LNG 소비확대에 부응하여 LNG 현물시장 개설 방안 연구 등이 합의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세계2차대전 이후 발족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가 그동안의 통신, 교통 수단의 발달과 교역 형태의 변화를 반영하여 계속적인 다자협상을 통해 개방을 확대하고 시장을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만큼, 최근 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와 에너지 시장의 세계화가 도하 이후 차기라운드에서 에너지를 더욱 큰 핵심 이슈로 대두시킬 수 있다는 가정을 가지고, 우리 에너지 산업이 덩치 뿐만 아니라 효율성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도록 민관이 더욱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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