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의 밤 재탄생 계획
[기고] 서울의 밤 재탄생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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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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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기 / 영등포구청 에너지관리팀장

빛 공해, 인체 악영향 생태계 파괴 잠재된 요소
해외 사례 벤치마킹 통해 우리의 빛 문화 창출
전담 조직 개편·확대 필요… 행정 노력 뒷받침



 

▲ 이명기 / 서울시 영등포구청 에너지관리팀장

수도 서울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정치행정이 중추를 이루는 도시이며 지역적으로는 세계중심의 요충지이다.

주간의 활기찬 위상에 비해 서울의 밤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외형상 조명은 화려하고 수많은 인공조명이 서울의 밤하늘을 비추고 있지만 빛 공해와 에너지낭비, 창조적이지 못한 조명 컨셉 등은 빛의 예술적인 면에서는 건강하지 않다.

서울도 이제는 질적으로 색과 빛이 조화를 이루는 빛의 예술문화도시로 탈바꿈해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빛과 생명이 자연과 상생하는 가운데 어두움을 존중하되 대상이 돋보이는 그런 조명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시민들은 그런 밤의 도시문화를 바라지 않을까? 태양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남산의 빛이 서울을 지배한다.

서울의 밤

서울에 있는 대상물(건축물, 교량 등)에 대한 경관조명은 매우 어지럽고 혼란스러우며 이에 따른 빛 공해 유발 및 에너지 낭비가 심각하다.

과시조명의 경우 조명통제 근거 규정이 없어 경쟁적으로 조명강도가 강해져 시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자연환경마저 훼손시키고 있다.

특히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간판조명은 크기와 색상, 연색성 등에서 도시미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달려 있다.

간판조명은 외관이 불량하고 무절제한 형형색색의 빛은 공공시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도로조명 역시 상방향 광속율이 높고 조명영역을 벗어나 자연환경에 침해를 주고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다.

여기서 빛 공해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빛 공해, 일명 광(光)해는 인공조명에 과다 노출 시 멜라토닌 생성 저하로 생체리듬 불균형으로 인한 근력 저하 및 암 발생률이 높고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수면장애, 안과질환 등 인체 질환과 식물의 생장장애도 초래할 수 있으며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조류의 이동경로를 방해한다거나 반딧불이의 종족보존에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매미가 밤낮 구분 없이 울어대는 신종 소음 공해가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광해에 따른 생태계의 기이현상이다.

지나친 산란광으로 밤하늘에 별을 관측할 수 없게 된 것도 광해서 비롯된다.

빛과 색의 혁신

서울의 밤은 어두움을 존중하되 대상이 돋보이고 색의문화와 부합되는 경관조명을 창출해야 한다.

과시 조명의 경우 빛 공해 방지 차원에서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고 상업용 간판조명은 공익에 반하지 않도록 크기와 색상, 빛의 강도를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

도로조명은 설계방법 개선 및 고효율등기구, 저용량 램프 적용 등을 통해 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상방향 광속률 통제를 위한(예를 들어 권역별로 5개의 조명영역 설정) 체계가 필요하다.

해외 사례 벤치마킹

서울시가 국제도시조명연합(LUCI)에 가입함으로써 서울의 경관조명에 대해 진단, 분석 등 기술지도 전수를 받아 대안을 마련한 후 종합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프랑스 리옹시에 본부를 두고 있는 LUCI는 전 세계 50개 대도시 및 20개의 조명업체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02년 12월 리옹시에서 설립됐다.

LUCI에서는 조명의 효율성과 에너지절약, 친환경적 솔루션 개발 등에 착안한 조명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LUCI 창설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리옹시의 밤을 창출해내는 계기가 됐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UCI는 회원도시의 조명 환경 개선에 필요한 각종 정보 및 기타 전반적인 컨설팅을 하는 기관으로, 조명관련 이벤트 주관, 협조 및 도시의 역사, 문화적 특성을 감안해 기술적인 지원과 환경의 최적 조건을 제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 세계 도시의 조명 개선을 위한 역할을 유료제로 진행하고 각 회원도시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협력관계 유지, 각 회원도시의 빛 축제 지원, 회원도시 대상 시상제도, 현재 도시의 조명상태 분석, 회원도시간의 성공사례에 관한 자료 제공 등을 실시하며 1년에 한번씩 회원모임을 도시별로 순회 개최하고 있다.

LUCI는 또한 분과별 특화된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위원회는 기술적 심의 도로조명 및 경관조명의 컨셉, 디자인 등기구 각도 등 조명 설치를 위한 전반적인 사항을 포함해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기술심의 위원회서 총괄 검토 분석한다.

문제점을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고 설치 시 설계 컨셉에 맞게 됐는지, 보완사항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

환경, 경제적인 라이팅 전담위원회는 지역주민과 공업지역, 역사배경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명 기획에 대안을 제시한다.

또 문화·도로조명계획위원회에스는 경관조명과 문화 분야에 집중됐었던 조명 설치 기술과 환경 등을 도로조명부문에 중점 투자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서울시가 LUCI에 가입하게 되면 회원 도시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돼 그동안 LUCI가 추진한 디자인과 기술 등 간접 경험을 토대로 현장조사 등을 통해 서울시의 역사, 문화, 기술 사항을 종합 분석한 후 최적의 조명 컨셉과 설계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가 그간 많은 실패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선진화된 조명 기술을 전수 받고 새로운 기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좋은 기회이고 향후 창조 조명과 조명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장점이 있다.

행정 노력 뒷받침 필요

서울시청 도로관리과 기전관리팀은 지난 70년대 도로시설과 기전계에서 소수의 가로등을 단순히 설치관리하고 있을 때의 조직이다.

지금은 16만9000등의 가로등과 22만2500등의 보안등, 그리고 수만 등의 터널등이 서울의 밤을 밝히고 있고 각종 전기안전사고로 보행 시민이 보도상에서 감전으로 사망(2001년 19명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가 있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고, 광학적 개념과 빛 공해, 에너지 문제, 야간 경관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서울의 밤을 재 탄생시켜야 하는 관리조직으로는 비효율적이다.

또한 과 단위 전문 정책결정권자가 없어 미래 지향적이며 비전 있는 종합적인 조명의 계획과 책임을 다하는 조직으로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의 터널 조명도 낮과 밤의 조명기준을 이제는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최적의 조명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조직은 기전팀의 6급이 전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개선은 멀기만 하다.

현재 도로관리과에는 도로조명과 터널의 기전시설물을 담당하는 기전관리팀과 전기안전 분야를 담당하는 전기시설물안전개선반이 있다.

시설물의 효율적 관리와 시민위주의 성과 행정을 위해서는 두개팀을 활용하고 생활환경조명, 공원 등 생태환경조명팀을 신설해 도로조명정책담당관으로 확대 개편해 도로조명의 정책과 관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경제성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 나야만 서울의 밤이 빛의 문화도시로 재탄생 하리라 생각된다.

간선도로변 및 이면도로의 영업용간판조명은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조악한 간판문화다.

물론 도시디자인담당관의 간판조정업무가 있지만 여기에 조명설치 방법, 규모, 크기, 연색성, 컬러 등을 강력히 규제하고 행정지도를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국내 많은 관광객이나 공공단체 임직원 등 외국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울의 간판문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도 서울의 밤 재탄생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달에 유럽 여러 나라를 다녀왔지만 서울처럼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간판 문화는 볼 수 없었다.

서울의 정책과제 선정을 위해 설문조사를 한다면 당연히 간판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정책안이 상위에 올라올 것이다.

그러나 자기 것은 안 되고 남에 것만 되는 모순된 사고가 사업주의 머릿속에 꽉 차있는게 현실이다.

서울의 밤은 인공조명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고, 불특정다수인 시민의 건강과 생태환경에 미치는 공익적 요소가 더 크다.

어두움을 존중하면서 대상이 돋보이게 하는 그런 밤하늘 그런 밤의 도시문화를 우리는 간절히 바란다.

획기적인 대안과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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