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24Mbps PLC 칩셋으로 세계를 누빈다
[탐방] 24Mbps PLC 칩셋으로 세계를 누빈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7.06.08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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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 기술 선두주자 자부심, 해외서도 호평
본격 상용화 숙제… "中企 환경 개선 필요"

[탐방] 젤라인


전력선을 이용한 문자·영상·음성 등 각종 데이터 통신을 뜻하는 전력선통신(PLC ; Power Line Communication).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PLC와 관련해서는 9600bps급 저속이 주류였다. 그 역사는 1920대부터 시작되지만 최근까지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저속 데이터 통신과 아날로그 신호 전달에 제한돼 있었고, 고속의 Mbps급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였던 것.

이같은 상황에서 대기업도 아닌 한 중소업체가 2000년대 들어 저속만이 아닌 Mbps급 고속 PLC 서비스의 가능함을 알리는 쾌거를 이룬다. 바로 젤라인(대표 이기원)이 그 주인공이다.

젤라인은 지난 1999년 5월, 기인시스템(현 젤파워)의 정보통신사업부문이 분리·신설된 기인텔레콤이 모체다.

당시 기인텔레콤은 산업자원부 중기거점과제중 하나인 '고속 전력선 가입자망 개발'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게 되고, 성공적으로 과제 수쟁을 마치면서 독자적인 고속 PLC 칩셋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고속 PLC 칩셋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젤라인을 비롯해 4곳 정도 선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PLC 부문에 우리나라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젤라인이 여기까지 오는 것이 순탄했을까? 아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고속 PLC 기술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당시 편견을 깨는 것이었다.

젤라인 김현종 시스템개발팀 이사는 "과거 Mbps급 PLC 기술이 가능함을 설명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기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는 것.

그렇지만 젤라인은 어느덧 24Mbps PLC 칩셋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고속 PLC 관련 KS마크까지 획득했다.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1층에 마련된 PLC 인터넷 카페 역시 젤라인의 작품이다.

현재 전력IT 부문과 관련해서는 '24Mbps XEUS 칩'을 이용해 Smart Grid(지능형 전력 관리 시스템)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 홈 네트워킹 등 여러 부가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젤라인측은 이를 통해 AMR(원격검침), DSM(부하관리), IDS(배전자동화), PQM(전력품질관리), 실시간 장비 진단, 자가 고장 진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 통합 고객 서비스 관리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4Mbps 데이터 네트워크용 'XPLC23 칩'도 함께 개발해 네트워킹이 필요한 각종 장비에 임베딩(embedding), 각종 응용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젤라인은 이와 관련 고속 PLC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음을 국내·외에서 입증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03년 5월부터 2005년 7월까지 서울과 대전, 대구, 창원, 제주도의 220가구를 대상으로 중기거점과제의 일환으로 시행됐던 저압 PLC 인터넷 가입자망 시범사업은 이미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지난 2004년 7월부터 대전과 대전지역 총 1500가구를 대상으로 했던 고속 PLC 기반 AMR 시범사업 역시 무리없이 종료된 상태이며, 올해중에는 추가로 5000가구를 대상으로 추가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중국 허베이 푸핑에서는 중고압 PLC VoPL(전력선 전화)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현해냈고, 지난해 1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파타야에서 PLC 인터넷 가입자망 시스템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젤라인의 핵심 사업은 고속 및 저속 PLC 칩 개발, 고속 PLC 접속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 홈 오토메이션 및 특화모듈 분야 등 3가지 분야로 집약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PLC 기반을 구축한 회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젤라인 역시 중소업체로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종 이사는 "젤라인이 여기까지 오는데 상당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됐고 평가 또한 좋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아직 뾰족한 수익원을 창출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1Mbps급부터 24Mbps급 칩셋을 개발하는데 순수 투자비만 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웬만한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금액임에 틀림없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진행된 각종 사업 대부분이 시범사업, 국책사업에 머무르다보니 상용화까지의 길이 제법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관련 대기업들도 젤라인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구매에까지는 소극적인 반응입니다. 외국에서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구요. 이같은 반응 때문에 젤라인의 우수한 기술이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있는 실정입니다."

젤라인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된 국책과제를 그 어느 곳보다 떳떳하게 사용했고 합당한 결과물을 산출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PLC 관련 수익원이 내년부터는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대감 뒤편으로는 보이지 않은 일말의 불안감도 느껴졌다.

자리를 정리하기 전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김 이사의 마지막 말이 기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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