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7] 국내 석탄산업의 현주소
[제언-7] 국내 석탄산업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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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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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도 / 주(駐) 제나바대표부 공사참사관
▲ 문재도 / 주(駐) 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
지난 11월15일 우크라이나 동부 광산에서 갱도에 차있던 메탄가스가 폭발하여 60명 이상의 광부가 목숨을 잃었다. 이에 앞선 9월에는 중국 산동성 광산 사고로 181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지난 8월 유타주 석탄광산에서 국민적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6명의 광부가 희생되고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최근 이처럼 대형 광산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석탄의 생산과 소비가 늘어난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BP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10년 동안 세계 석탄 소비량은 연평균 2.8%씩 증가한데 반해 지난해에는 증가율이 4.6%로 나타났다. 10년치 평균을 훨씬 웃돌은 것이다.

석탄은 국내 에너지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5%로 우리에게 석유 다음으로 중요하다. 또 2006년도 소비 증가율은 3.5%로 전체에너지 소비증가율 1.3%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석탄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은 발전과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유연탄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석유가격 급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연탄소비가 9.2%로 급증한 것도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광산 사고가 다소 생소한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1989년부터 진행된 석탄산업 구조조정 정책의 결과에 따라 에너지 소비에서 국내 무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19%에서 1%로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2006년말 현재 무연탄은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장성, 도계, 화순과 민영회사인 경동, 태안, 태백, 성하 등 총 7개 광산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그 양은 연간 290여만톤으로 연간 소비량인 470만톤에도 미치지 못한다.

석탄 소비가 피크였던 1988년 당시 2564만톤에 달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실로 금석지감(今昔之感)이다. 광부 숫자도 6만2259명에서 2006년말에는 5940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연탄 수요가 늘어난다고 국내 석탄 산업이 다시 부활할 수는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는 석탄 굉도가 깊어지고, 유능한 광부 인력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광산사고에 따른 인명재해 때문만은 아니다. 무연탄을 생산하고 판매하면 할 수록 재정에서 지원해야 하는 금액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연탄은 서민 연료란 이유로 오랜 기간 가격이 억제되어 온 결과 1장에 300원에 불과하지만, 이 값을 지탱하기 위해 정부는 400원이 넘는 지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광산이 문을 닫을 때까지 영원히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1989년 석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개시된 이후 2006년까지 투입된 금액이 2조5000억원인 반면, 탄가 안정에 소요된 자금 총액은 5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석탄 소비는 1989년 당시에 비해 20%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2007년 한해 탄가 안정에 소요된 예산총액은 약 3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합리화 정책이 추진되지 않아 생산이 과거 수준을 유지했다면 우리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연간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계산도 가능하다다. 또 2007년 한해 석탄 산업에 지원된 예산액은 5683억원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보다도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1989년 착수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은 많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시의성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경제적인 정책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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