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배전 스테이션' 한전 배전기술의 총체
명동 '배전 스테이션' 한전 배전기술의 총체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4.09.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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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지 ‘집합 전력공급 시스템’…정전시간 10분, 전압유지 100% 목표
▲ 박주완 한전 중부지점 배전부장이 배전스테이션 내부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명동 배전 스테이션(Station). 외관만으로 봐서는 주위의 상가와 구별할 수 없다. 건물 외부에 붙여진 ‘한국전력공사’라는 간판과 내부에 설치된 전력기기들을 보고서야 이곳이 한전과 연관된 어느 곳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배전 스테이션은 세계 유수의 선진국에도 없는, 우리나라만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발상의 전환’과 업무 추진력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알려주는 중요한 선례다.

▲ 서울 중심가의 새로운 명물

충무로, 을지로, 남대문로 사이에 위치한 명동은 서울과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쇼핑거리이자 번화가다. 원래 명동은 조선시대에는 주택가였으나 일제강점기 충무로가 상업지역으로 발전하면서 명동도 영향을 받아 상가로 변하게 됐다.

그동안 명동지역은 많은 유동인구와 좁은 지리적 특성상 전력기기를 지상에 설치할 수 없어 건물 옥상 및 지하 등에 기기를 설치해 전력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워낙 상가들이 밀집해있고 건물 연령도 오래돼 사고발생시 진입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전력기기의 중량과 화재에 따른 사고 위험을 항시 내포하고 있었고 이를 위한 보강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전력이 추진한 것이 바로 배전 스테이션(Station)이다.

배전 스테이션이란 배전설비 설치공간이 없는 지역의 저압배전변전소라 할 수 있다. 즉 배전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지역의 전력기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집합 전력공급 시스템으로, 내부에는 최첨단의 원격 감시 및 제어기능을 갖추고 있다.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보니 4~5층 건물임에도 상주하는 직원도 없다. 그간 한전이 흘린 땀과 기술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명동지역 배전 스테이션 사업은 지난 99년 2월부터 본격 논의됐다. 당시 정연평 서울지역본부 부본부장(현 배전처장)과 중부지점과 합동으로 배전 스테이션 구축을 위한 T/F 팀을 구성·추진, 지난해 1월부터 시운전에 돌입했다.

지금은 국내외에서 모두 찬사를 받고 있지만 추진 당시만 해도 한전 내부에서도 의구심 섞인 반대여론이 적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도심지 부하밀집 지역의 기기설치 방법에 대한 발상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서울 중심가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한 것이다.

▲ 첨단기능 저압배전변전소

명동 배전 스테이션은 총 3개로 이루어져 있다.

백제삼계탕 앞에 위치한 제1 스테이션은 48억원의 예산으로 5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5000kVA 용량에 162곳의 저압고객과 4곳의 고압고객을 담당한다. 금강제화 뒤편에 54억원의 예산에 4층 건물로 들어선 제2 스테이션은 4000kVA 용량에 168곳의 저압고객과 6곳의 고압고객을 담당한다. 4000kVA 용량에 110곳의 저압고객과 5곳의 고압고객을 관리할 제3 스테이션은 사보이H/T 뒤편에 내년 준공을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이다.

제1 스테이션의 경우 전력기기들은 1~3층에 배치돼 있다. 1층과 2층은 변압기실이고 3층은 개폐기(C-GIS)실이다. 전력구 공사의 경우 터널공사는 Messer Shield 공법을, 차수공사는 SGR(Space Grouting Rocket) 공법을 각각 적용했다.

한전은 배전 스테이션 건설시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할지 여부와 손실감소를 위한 부하 중심점에 위치한 건물 매입, 그리고 영업지장 방지를 위한 터널공법의 적용 및 소음·진동 방지시설 구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민과의 마찰을 없애기 위해 지속적인 설득작업과 투명한 공사진행에 만전을 기했다.

또한 전력기기를 지탱할 수 있도록 탄소섬유 및 강재 등을 통한 강화 작업과 도심에 어울릴 수 있도록 외관 리모델링 작업도 병행, 전문가들도 밖에서 배전 스테이션을 찾기는 쉽지 않다. 완벽한 위장을 이룬 셈이다.

전원도 4중으로 구성해 한곳에서 정전이 되면 다른 곳을 절체해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다중 전원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전은 이와 같은 배전 스테이션이 주요 선진국에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자랑이라고 자부한다. 스테이션을 참관 신청을 하는 나라들도 매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전은 이와 같은 배전 스테이션을 대구 등 지자체에서 요청이 들어올 경우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 명동 배전스테이션 지하전력구
▲ 통일시대 대비 중장기 계획 추진

현재 한전에서 배전처 만큼 바쁜 곳도 드물다.

배전의 최대 명제는 고품질 전력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이다. 또한 전기품질과 환경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수준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배전처는 오는 2010년 정전시간 10분달성과 규정전압유지율 100%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장예지형 자동화시스템, 고장예방기법 선진화, 고신뢰성 기자재 개발, 배전공법 현대화, 현장업무 종합시스템화 등을 중장기 계획으로 삼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장정전 및 작업정전 등 각종 정전 예방 활동은 물론 배전선로 지중화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재 9.8%를 기록하고 있는 선로 지중화는 올해부터 지자체가 사업비의 50% 이상을 부담하면 자동으로 승인하는 자동승인제를 시행하고 있어 향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구 공사도 조립식 공법을 개발, 기존의 철근 조립-거푸집 설치-콘크리트 타설-양생-거푸집 철거 등을 ‘조립식 전력구 시공’ 작업 하나로 마무리 할 수 있어 절대공기를 1/3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도로교통체증 등 시민불편 감소와 공사비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음은 물론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따른 분산형 전원 확대보급에 대비한 배전계통 연계운영기술 확보와 배전자동화 사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배전자동화란 원거리에 산재돼 있는 배전선로용 개폐기를 원격으로 감시·제어하고, 배전선로 고장시 고장구간을 자동으로 찾아내 고장구간을 분리하고 건전한 구간은 자동으로 복구·송전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지리정보시스템(GIS) 기술을 이용, 전국에 시설된 배전설비 정보를 종합 정리할 수 있는 배전정보시스템(NDIS)을 내년 3월까지 모두 마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9월 인천지사를 시작으로 한 이 시스템은 올해 11월 강원·강릉지사, 내년 3월 충남·충북·경기·경기북부지사를 마지막으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배전손실·고장감소 등의 배전기술 컨설팅과 배전자동화 시스템 판매, 해외 전력사 엔지니어 기술교육을 축으로 한 해외사업 추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배전처는 현재까지 필리핀과 리비아에 대한 배전설비관리개선 용역, 필리핀 농어촌 전화사업 등을 통해 7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중국 안휘성 전력공사 및 호남성 전력공사와 각각 배전자동화 수출을 위한 사전작업을 마쳤다. 특히 이번 중국 진출은 에이전트 활용이 아닌 직접 전력공사를 방문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서명한 것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정연평 배전처장은 “지금까지 배전 업무는 수요성장에 따른 설비확충과 고객불편 해소차원의 정전감소를 중심으로 추진해왔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및 통일한국 시대에 걸맞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비전과 핵심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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