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전, 격변 앞에 서다
[기자수첩] 한전, 격변 앞에 서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8.08.29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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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변화'라는 태풍의 눈에 들어온 분위기다.

언제나 변화의 중심 타겟이 됐던 한전이지만 현 정부들어 그 농도는 더욱 진해지고 있다.

이는 숨쉴틈없이 나오고 있는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방안'과 신임 사장 취임이 핵(核)이라 할 수 있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지난 11일 1차에 이어 26일 2차 추진계획이 발표됐고, 마지막이자 3차 방안은 9월 초순 마지막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또 지난 27일 공식 취임한 신임 사장 김쌍수 씨는 한전 역사상 최초의 거대 기업 CEO 출신이며, 그 기업에서 시행해왔던 각종 이력 때문에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11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전력산업의 판매 부문에 경쟁체제 도입 및 발전자회사의 경영 독립성을 강화해 독립된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과 함께 한전 내부는 본사를 막론해 송변전 및 배전 사업소 모두 어수선한 모습이다.

본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공식적으로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개편은 이뤄져 왔지만 이번은 그 특성상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변전 관련 사업소의 관계자는 "항간에서는 인력감축 방안으로 명예퇴직, 계급정년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풍문도 돌고 있다"면서 "만일 송변전 분야를 손댄다면 이는 과거 '한전을 송변전 전문 공기업으로 재편성 하겠다'던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안과도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배전 사업소 한 관계자도 "일부에서 판매 부문을 발전에 이관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전력산업 전체를 봤을 때 의미없는 것"이라며 "이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혹여 이같은 발언이 구조개편론자들의 의도적인 흘림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소 지점 3~4개를 통합해 보다 광역화하고 현 사업부와 비슷하게 일선 사업소의 권한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또한 이같은 조정은 기술직보다 사무직을 대상으로 강도높게 이뤄지지 않겠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전 설립 이래 한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부임한 사장은 많지 않았지만, 그들 모두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한전과 직원을 재평가 하고 긍지를 갖는 모습을 많이 봐았다"면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격언이 있지만, 한전은 한 번도 고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현 정부의 말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상황이 자주 연출되면서 향방을 짐작할 수 없다는 말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같은 혼란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업무량은 그대로 둔 채 인력만 감축할 경우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인력은 확충되기 마련"이라는 지적,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한전을 쪼개려는 것은 그만큼 한전이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기에 차라리 일을 못하면 오히려 한전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는 지적, 그리고 "한전에 몸담고 있지만 한전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감안해서도 현재 나오는 말들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이 자신이 아닌 비전문가들에 의해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지적도 푸념으로만 치부할 일도 아닌 듯 하다.

쏟아지는 풍문 속에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김쌍수 사장. 부임 후 첫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을 보면 무엇을 추구하는 지 명확해질 것이다. 또한 이달 중이면 한전에 대한 정부의 요구가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력노동조합이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정부의 한전 판매분할 민영화 정책을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향후 한전에 어떠한 파고가 닥칠 것인지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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