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신재생에너지 시대 근본 잊지 말아야
[특별기고] 신재생에너지 시대 근본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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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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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휴 / 월간 경제풍월 발행인(본지 고문)
조상대대로 기름 복을 타고나지 못한 한국인 팔자에 밤낮없이 전깃불 밝히고 자동차 몰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과복(過福)이다. 옛일을 생각하면 꿈인가, 생시인가 한량없이 감복할 지경이다.
가만히 생각하니 그때 그 시절 경제개발 잘 했고 석유회사, 전기회사들이 큰일을 해냈다. 다만 너나없이 과복을 누리면서 잊어서는 안될 사항이 ‘기름 한방울’의 소중함과 에너지 유공자들에 대한 감사이다.

▲ GOP 소대장시절 전깃불 소원

꼭 50년전 대학입시 준비하느라 건너방 호롱불 아래서 밤샘 공부할 때 엄친(嚴親)께서는 늘 불끄라고 야단쳤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몸에 좋다”고 말씀 하셨지만 실은 석유 한 방울을 아끼고 싶은 정성이었다고 믿는다.
그 시절 밤새 불을 밝히는 날은 설 맞이를 위한 섣달 그믐밤과 할아버지 제삿날 밤으로만 지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자식이 대학입시에 쫓기는 사실을 알면서도 “낮에 공부하면 기름 아끼고 건강에도 좋다”고 야단치신 것이다. 반면에 어머님께서는 몰래 검정 이불로 창문을 가려 불빛이 새어 나가지 못하게 손을 써 주셨으니 그때의 회상이란 온통 눈물이다.
1960년 초 전방 GOP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 소원이 막사의 전깃불이었다. 당시 적진에서는 보란듯이 전깃불을 밝혀 놓고 대남 확성기를 통해 “지상 천국으로 넘어오라”고 병사들을 유혹했다. 우리 막사는 이와 빈대가 득실거리는 토막사에 램프불로 희미했지만 북은 콘크리트 막사에 전깃불까지 밝혔으니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6.25적 ‘철의 삼각지’인 오성산 맞은편 한탄강을 지키던 GOP 소대장의 소원은 전깃불일 수밖에 없었다.

▲ 셋방살림 주인댁 전깃불 감시

신문기자가 되어 연세대학 앞 월세방에서 신혼시절을 보낼때 야근하다 늦게 귀가하여 전깃불을 켜면 용케도 안방 주인댁의 큰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통금(通禁)도 지났는데 밤늦게 또 불을 켜느냐는 경고임은 물론이다. 전기 계량기가 분리되지 않아 전기요금을 방하나, 전구 한 개에 얼마씩 물기 때문에 주인 마나님들이 늘 감시하던 시절이었다.
이때는 언제 쯤이면 우리네도 마음 놓고 전깃불을 켜고 살 수 있느냐고 한탄했다. 그때 그 시절로부터 얼마큼 지나 이런 소원들을 모두 성취했으니 꿈이 아닌 생시 아닌가. 어디 나 하나 뿐이랴, 대한민국과 한국인 모두의 팔자가 늘어졌으니 누구에게 감사하고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까.

▲ 에너지 유공자의 공적 못잊는다

5.16 정부가 경제개발에 착수했을때 석유와 전기가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에너지는 산업의 동력이자 생활의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름 한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이 무슨 재주로 정유공장 건설하고 전원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기어이 해냈다. ‘죽기 살기식’ 한국형 방식이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알다시피 지금은 에너지 자급을 넘어서 석유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발전소 건설과 유지보수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북한은 ‘5.14 단전’으로 대남 송전을 중단하여 남한 천지를 암흑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한에서 북으로 송전하여 개성공단을 가동시키고 있으니 가이 천지개벽이다.
과연 이같은 에너지 개발이 누구 덕일까. 에너지 정책 당국이 열심히 연구하고 전기회사와 석유회사들이 사명감을 앞세워 밤낮없이 뛰었던 성과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 과복의 도취서 깨어나야

이쯤됐으니 에너지 문제가 없어 졌노라고 자부하고 태평스럽게 지낼 수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기름 한방울이 소중하고 그나마 화석연료를 펑펑 소비하는 것은 죄악시 되는 세월이다.
국제 원유값은 천방지축 비정상이다. 바렐당 100달러를 150달러로 갔다가 다시 5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는 기름값이 언제 어떻게 될런지 아는 이가 없다. 더구나 지구온난화가 발등에 불로 떨어졌으니 석유 에너지 다소비는 인류문명의 파괴를 가져온다는 경고가 내렸다. 서둘러 대체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모든 성공이 물거품이 되고 말판이다.
이렇게 따져보면 멋 모르고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것은 근본을 모르는 자해(自害)행위다. 지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에너지 혁명을 일으켜야 할 시기에 과복에의 도취로부터 깨어나야만 한다. 과거의 에너지 관련 애환을 추억으로 회상할 것이 아니라 무자원국(無資源國) 한국인의 근본은 결코 바뀔 수 없노라고 뼈져리게 깨달아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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