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급약관’ 조항 대폭 줄어든다
‘전기공급약관’ 조항 대폭 줄어든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0.01.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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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내용 마무리… 2월중 최종완료보고 예정
맞춤형 슬림화 초점, 내용도 소비자 위주로 쉽게

[탐방] ‘처음처럼’ - 한국전력 ‘전기공급약관 전면개정 TDR팀’


일반적인 전기 사용자중에 ‘전기공급약관’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전기를 사용하는데 약관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묻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에너지, 특히 전력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도 ‘전기공급약관’을 읽어본 적이 없다. 물론 필수품인 전기를 사용하고, 또 전기요금을 지불하는데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위할 수 있지만, 기자이기 전에 전기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권리와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찌 할 수 없다.
마침 한국전력 내에 기존의 ‘전기공급약관’을 전면개정하기 위해 영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TDR팀이 활동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만나보았다. / 송병훈 기자
 

▲ ‘처음처럼’ 팀원들. 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윤 사원, 신상환 차장, 박은선 사원, 김경훈 차장, 표일봉 차장, 홍성의 부장, 이광직 차장.

개정의 필요성

‘처음처럼’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전기공급약관 전면개정 TDR팀’은 홍성의 부장을 리더로 표일봉 차장, 이광직 차장, 신상환 차장, 김경훈 차장, 박세윤 사원, 박은선 사원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슬로건은 “탄생의 순간까지 새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심정으로!”다.

‘처음처럼’이 밝힌 약관 전면개정의 필요성은 ▶어려운 내용과 복잡한 구성 ▶원가주의 및 수익성 중시 ▶기술발달과 전력소비 패턴 변화 ▶신 사업모델 등장 등이다.

즉 현재의 약관이 지난 1962년 10월 ‘전기공급규정’이라는 이름으로 최초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17차의 개정을 거치며 101조의 내용으로 운용돼오고 있으나, 연체료·위약금·보증금 수준 등 일부 비현실적인 내용과 함께 한자어 또는 일본식 표현 및 전문기술용어가 다수 기술돼 있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들고, 고객차별화 정책이 미흡하다는 것. 또한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IT화로 표현되는 현재, 그리고 스마트그리드로 대표되는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처음처럼’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10일까지 사내직원, 협력사, 고객(인터넷빌링, 사이버지점 이용고객) 등 2103명을 대상으로 전기공급약관 용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79%의 직원과 92%의 협력사는 약관을 읽어봤으나, 고객의 경우는 절반가까이 읽어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의 63%는 전기사용계약 체결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다수의 응답자들이 어려운 한자어나 전문기술용어를 설명으로 풀어 첨부하거나 또는 쉬운 용어로 바꾸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제회계기준(IFRS)의 경우에도 판매수익을 월간사용일(1일~말일)단위로 처리토록 하고 있지만, 현행 빌링업무는 검침일(15일검침시 예 : 전월15일~당월14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개선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고 ‘처음처럼’은 설명했다.

활동에 착수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구성 준비에 돌입한 ‘처음처럼’은 9월21일 정식 발족돼 10월15일 Kick-Off 미팅을 갖고, 철저한 경제성 분석, 사회혼란 방지, 고객입장 고려, 사회적 약자 배려라는 Concept하에 작업 추진의 기본방향을 ▶쉽고 뚜렷하고 반듯한 체계 ▶비즈니스 차원의 리빌딩 ▶기준 현실화 및 전력IT 제도화 ▶미래 대응능력 강화로 정했다.

그리고 주거용·저압용·고압용이 혼합돼 있는 현재의 약관을 각기 세분화하고, 조문의 분량도 대폭 줄임과 동시에 용어도 우리실정에 맞도록 현대화 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력공급분야, 요금청구분야, 수금분야 등 영업제도의 40대 과제 개선작업도 병행 진행중이다. 이에는 21개로 세분화 돼 있는 고압고객 검침일을 1개로 단일화하고, 저압고객 검침방법과 납기일의 고객선택제 도입, 그리고 신 사업모델에 대한 공급기준 정립 등 획기적인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처음처럼’에 따르면 약관 개정의 핵심은 맞춤형과 슬림화다.

즉 현행 101조에 달하는 조문을 60조로 대폭 줄이면서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운영의 세분화를 통한 소비자를 위한 약관으로 탈바꿈 하겠다는 것이다.

팀 리더인 홍성의 부장은 “지금까지 한전에서 ‘이것을 드세요’라고 했다면 앞으로는 ‘원하는 것을 해드리겠습니다’로 바뀌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고도 말했다. 수십년동안 그루터기처럼 자리잡고 있는 현행 제도를 바꾸는 데에는 그만큼 걸림돌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처음처럼’의 방침대로 마무리될 경우 약관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통해 한전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업무처리 효율성이 증가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또한 청구비용 300억원, 수납비용 150억원 등의 비용절감도 예상하고 있다.

마무리 작업 돌입

‘처음처럼’은 지난해 12월까지 전반적인 내용은 마무리지었다고 한다. 올해 1월부터는 세부적인 내용을 마무리하고 2월중 최종완료보고를 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없을까. ‘처음처럼’은 관련 공청회를 예정했다가 이를 실행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고객들의 모든 요구사항을 수렴했는지는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관련 T/F가 구성돼 후속 현장실증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처럼’은 약관개정의 큰 틀을 그리고 전체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실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와의 협의도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홍성의 부장은 “약관 개정은 한전에도 이득이 되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홍성의 / ‘처음처럼’ 리더

“우리의 색 담을 것”

- ‘처음처럼’의 탄생 배경은.

▲ 그동안 약관 개정은 여러차례 이뤄져왔다. 하지만 경제·사회의 발전에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시초가 ‘전기공급규정’이었던 만큼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위주로 돼 있다는 지적도 사실이다. 따라서 단순히 개정수준의 약관이 아니라, 새롭게 전기사업을 시작한다는 가정하에 약관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 ‘처음처럼’의 탄생 배경이자 목표다.

특히 현행 약관에 진하게 배어있는 일본색을 지우고 우리의 색을 담아내고자 한다.

- ‘처음처럼’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 지난해 9월부터 준비작업에 돌입, 9월21일 팀구성이 완료돼 3주 후인 10월15일 Kick-Off 미팅을 했다.

현재 큰 내용은 마무리됐다 할 수 있으며, 이달 중순경 중간보고를 거쳐 2월 말경 최종완료보고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일단 101조에 달하는 조문의 경우 중복·유사한 내용의 통합 및 불필요한 내용의 삭제, 세부업무 처리기준은 세칙·지침으로의 위양 등의 작업을 통해 60조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 기대효과를 설명한다면.

▲ 일단 소비자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문의 현대화 작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주거용·저압용·고압용을 각기 세분화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특성에 맞는 요구를 담는 ‘맞춤형’ 약관으로 변모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고객을 중시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영업제도를 약관에 담을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약관 개정은 소비자와 한전 모두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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