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감시 '개운치 않은 뒷맛'
석유시장 감시 '개운치 않은 뒷맛'
  • 유은영 기자
  • apple@energydaily.co.kr
  • 승인 2010.02.2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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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논쟁 되풀이장으로 그쳐 발족취지 재점검해야
시민단체가 연 한 세미나에서 주제보다 세미나 개최배경에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사)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단장 송보경)은 22일 프레스센터에서 '2010년 1월 국내 휘발유가격 분석발표 및 휘발유가격의 비대칭성 세미나'를 열었다.

석유시장감시단은 지난해 11월 민간주도의 석유가격 분석과 평가를 통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은 석유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발족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감시단 발족 취지를 의심케 하면서 앞으로의 역할 수행에도 의구심을 던져 주었다.

기름값에 대한 소비자불만을 정확한 분석자료를 토대로 확실히 풀어주겠다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매회 똑같은 문제제기에만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타겟이 되는 것은 제품 공급사인 4대 정유사.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를 때마다 터무니없는 폭리로 서민들에게 고충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감시단의 촛점도 국민들의 원성대상인 정유사에 맞춰져 있다. 이번 세미나의 부제 '작년 12월 3주차 원유가는 3달러 하락, 2주 후 국내 주유소 가격은 4원 하락,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는 가격비대칭성을 통해 정유사들의 폭리를 암시하고 있다.

부제에 맞추어 토론자로 나선 패널들의 문제제기 역시 정유사에 대한 의혹이 주를 이루었다.

이들은 ▲국제유가 하락해도 주유가는 덜 내린다 ▲내수용이 왜 수출용보다 비싼가 ▲국제유가 오를 때 국내 주유가도 금방 오르면서 내리면 왜 더디게 내리는지를 물었다.

감시단의 역할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이번 세미나가 앞서 제기된 문제의 되풀이장밖에 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날 논의된 문제들은 이미 감시단 발족 이전에도 계속 제기된 것들로 정유업계가 거듭 해명하고 설명했던 내용들이다.

정유업계의 해명내용을 덧붙여 폭넓은 의견수렴의 장으로 삼고 시민들의 기름값 의혹을 해소하거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면 해묵은 논쟁의 재탕, 내지는 정유사를 표적으로 한 '마녀사냥'이라는 비난은 받지 않을 것이다.

최종소비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금부분을 외면한 것도 실수라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손 댈 수 없는 주요변수이다.

유류세는 휘발유, 경유, 등유, LPG 등에 부과되는데 보통 공장도 가격의 150%에 달하고 있다. 국세의 20%를 유류세가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유류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교통환경 에너지세로 교통시설확충과 대중교통 육성, 에너지자원 확보, 환경보전과 개선을 위해 쓰인다. 그리고 원유에 부과되는 관세와 수입부담금, 지방주행세와 교육세도 포함된다.

한 마디로 기름은 세금 덩어리인 것이다.

이런 세금문제는 뒤로 하고 정유사 비난일색으로 전개된 이번 세미나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감시단은 대중심리에 편승한 인기몰이 집단인지, 아니면 기름값의 합리적인 개선을 위한 단체인지부터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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